상단영역

최종편집:2024-04-19 08:35 (금)

본문영역

삼성인들의 점심시간 엿보기

삼성인들의 점심시간 엿보기

  • 기자명 황권선 기자
  • 입력 2011.04.18 13:5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일주일을 하루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아마도 ’시간’의 가치는 ’금’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여기, 황금보다 더 소중한 삼성인의 ’점심시간 30분’을 소개한다.
이 달 초순, 12시30분 삼성전자 탕정캠퍼스. 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어디론가 향한다. 하루 근무시간의 꽃이라 불리는 점심시간, 식사를 마치고 삼성인은 어떻게 보낼까?

1 때로는 점심시간도 업무의 연장

인사팀 인재개발파트 박두희 사원의 담당업무는 사업부에서 진행되는 기술교육의 기획과 진행. 사외강사를 섭외하고 관리하는 것 또한 박두희 사원의 일이다. 하루 종일 교육이 진행되는 날이면 박두희 사원은 강사와 함께 점심을 먹고 교육과 관련된 조언을 듣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박두희 사원은 "처음에는 제 점심시간까지 할애해서 강사님을 챙겨야 하는 것이 살짝 억울했죠. 하루 중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보장받는 휴식시간인데 ’그 시간까지 업무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말이에요. 그렇지만 여러 강사님들과 점심시간을 보내 보니 분야별 전문가이자 인생의 선배인 분들과 1대1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제 인생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끔 연애 상담도 하거든요.(웃음)"라고 말했다.

2 누가 뭐라 해도 점심시간에는 리프레쉬를!

자재구매팀 팀원들은 매일 식사를 마친 후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한다. "요즘같이 날이 따뜻한 봄에는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며, 앞장서서 걷는 김용학 과장의 걸음걸이가 경쾌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LCD 생산 단지답게 캠퍼스의 어느 쪽을 향해 걸어도 기본이 30분인 산책코스가 된다는 게 삼성전자 탕정캠퍼스의 장점! 팀 막내인 김태오 사원은 "사무실 밖이라서 그런지 선배님들과 훨씬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며 각 팀 막내 사원들에게 팀원들과의 산책을 추천한다.

"따악~! 홈런!!"
지난해까지만 해도 점심시간이면 담배연기로 가득했던 흡연장이 지난 3월 코인 야구장으로 변신하면서 배팅게임을 하는 직원의 모습이 보인다. 삼삼오오 모여 농구경기를 펼치는 젊은 사원들의 모습 또한 매일 점심 시간마다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광원개발그룹 박영민 선임은 "점심 먹고 한 30분 정도 농구를 하면서 땀을 빼고 나면 머리가 맑아져요. 개운하게 세수하고 시원한 음료수 한 잔 딱~ 마시면~ 이보다 더한 휴식은 없지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3 자투리 시간도 자기 계발을 위한 투자로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일본어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기술전략그룹 이지원 대리. 이 대리는 매일 점심시간마다 10명의 동료와 함께 선생님을 초빙해 일본어 수업을 듣는다. 수업시간에는 어학공부 뿐만 아니라 각자가 알고 있는 일본문화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기자가 찾아간 날에도 기술전략그룹 이유경 책임이 다도(茶道)에 대해 한창 소개를 하고 있었다. 투자그룹 이소령 사원은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퇴근 후 바깥에 있는 학원을 다녔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했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 공부를 하니 실력이 꾸준히 늘어나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추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전략그룹 심승용 과장도 그 사람들 중의 하나. "바빠서 운동을 못한다고 했더니 여자친구가 ’점심시간에라도 운동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권해주어 점심시간 운동을 시작 했습니다. 회사 안에 휘트니스와 샤워시설이 잘 되어 있는 점을 이용해서 매일 꾸준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운동 지도사들이 개인별로 맞춤 운동방법도 알려 주고, 스트레칭, 요가 등도 할 수 있어서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몸도 경쟁력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4 사막 속의 오아시스, 즐거운 취미 생활

삼성전자 LCD사업부 아카펠라 동호회(SCC)는 주 1~2회 점심시간에 모여 연습을 한다. 아카펠라는 악기나 반주가 필요 없어 언제, 어디서나 연습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파트별로 연습을 각자 해 온 후 점심시간에 화음을 맞춰 보는 시간을 갖는다. 동호회장인 품질보증팀 차지원 선임은 "잠시나마 함께 모여 화음을 맞추다 보면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가 치유되는 것을 느낀다. 틈틈이 함께 연습한 곡을 사내외 공연에서 연주 하면서 회사생활의 활력을 찾는다"면서 동호회 활동을 적극 추천했다.

노사협의회 대표이기도 한 송인명 대리는 점심식사를 마친 후 자신의 마이싱글 블로그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한다. 송대리는 "사원대표로 있다 보니 회사와 관련된 내용이나 업무에 대한
이야기들은 기본적으로 포스팅하고,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책이나 재테크에 대한 부분, 그리고 동호회에 대한 이야기들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웃 숫자와 구독자 수가 많아진 후에는 약간의 의무감을 가지고 점심시간에 집중적으로 블로그를 관리·운영한다고 밝혔다.

5 점심시간의 낮잠만이 살길... 나를 찾지 마세요

직장생활 중 전날 과음 때문에 점심시간에 낮잠을 자 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여기 생존을 위해 점심시간마다 낮잠을 자는 직원이 있다. 출산휴가를 마치고 바로 출근해 100일이 갓 지난 아이를 키우는 안모 대리. 점심시간이면 여사원 휴게실에 올라가 부족한 잠을 채운다. 새벽에도 2~3시간마다 수유를 해야 하는 탓에 밤잠을 설친다. 이 30분의 단잠으로 에너지를 재충전해 오후 업무를 진행한다는 안 대리의 점심시간은 돈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라고 한다.

자칫 쉽사리 흘려보내기 쉬운 자투리 시간들을 잘 활용해 보자. ’점심시간 30분’처럼 그 자투리 시간들이 언젠가는 황금 이상의 값어치를 낼 수도 있다.

이렇듯 삼성인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점심시간 ’30분’을 보낸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 분은 귀중한 점심식사 후 30분을 어떻게 보내는지? 혹여 아무 의미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속으로 뜨끔해 할 당신을 위해 두 가지 액션 플랜을 제안해 본다.
(제안 1) 나의 흔적 남기기 : 한 줄 일기를 작성해 보자

지난 달 첫째 주 월요일,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는가? 업무 수첩을 보면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점심시간 30분을 이용해 전날 있었던 본인의 흔적을 남겨 보자. 어떤 일이 있었고 그 때문에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또 어떤 생각과 다짐을 했는지 ’나’에 대해 알고 기록을 남겨 보자. 하루 하루를 ’자신’에게 충실하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제안 2) 업무가 바빠서 인맥이 끊긴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자

많은 직장인이 업무가 바빠서 친구 또는 지인과 연락을 못한다고 말한다. 이런 핑계는 지금과 같은 뉴미디어 시대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직접 만나 얼굴을 보며 안부를 나누지 않아도 이제는 지인들과 연락할 수 있는 시대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하루에 한 명씩 옛 친구를 찾아보자.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점심시간 30분을 투자하면 옛 친구와 새 친구를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회사에서는 사이트가 막혀 있다고 투덜대는 당신! 1천만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자.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