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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미꽃" 그 애절한 기다림이 울먹하다.

"동강할미꽃" 그 애절한 기다림이 울먹하다.

  • 기자명 박용신 기자
  • 입력 2018.04.17 11:49
  • 수정 2018.04.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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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 春, 1박2일 꽃과 놀다.

"동강할미꽃" 그 애절한 기다림이 울먹하다.

<동강 春, 1박2일 꽃과 놀다.>

#"동강할미꽃"은 암벽, 바위 틈에 터를 잡고 고개를 들고 피어 있다.
#"동강할미꽃"은 암벽, 바위 틈에 터를 잡고 고개를 들고 피어 있다.

[서울시정일보 영월=박용신 기자] 남녘으로부터 봄바람이 불어와 연두이던 한강변 실버들이 어느새 초록이 되어 잎이 싱그럽다. 구례 어디쯤에 산수유 꽃이 피고 어느 천년 고찰엔 홍매가 곱다는 전갈이 온지도 꽤, 나는 서둘러 길을 나선다. 겨울이 떠난 자리, 대지 위에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기지개 켜는 숨소리가 뜨겁다. 봄이어서 용기를 내 사랑 고백할 수 있는 계절, 먼 그대에게 오늘 나는 강원도 동강으로 달려가 할미꽃을 만나 찬바람 맞으며 살아온 애절한 얘기를 듣고 잠시 사색하며, 그대 사랑 생각에 깊이를 더해볼까 한다.

#절벽 바위틈에 꽃이 피어 있다. 겨우내 찬바람을 생명력이 놀랍다.
#절벽 바위틈에 꽃이 피어 있다. 겨우내 찬바람을 견딘 생명력이 놀랍다.
# 이제 막 겨울 잠을 깨고 꽃망울을 달았다.
# 이제 막 겨울 잠을 깨고 꽃망울을 달았다.

꽃을 찾아 가는 길이 설레 인다. 그를 만날 수 있을 까? 전설처럼 내려 오는 세상 유일의 "동강할미꽃", 왜 그들은 거기 강줄기 비탈 암벽에 터를 잡고 꽃을 피우는 걸까?. 누굴 기다려, 종일 하늘을 보고 강을 보고 있는걸까?. 애절한 기다림이 깊은 꽃들은 절벽에 끝,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하늘을 향해 옹기종기 기도 드리듯 피어 있다. 우리네 인생처럼, 시련과 고통없이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애처로워 가슴이 시리다.

#아슬아슬하게 벼랑 끝에 피어 보는 이에 마음을 애처롭게한다.
#아슬아슬하게 벼랑 끝에 피어 보는 이에 마음을 애처롭게한다.
#보라색 꽃이 청초하다. 붉은 할미꽃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채취해가 멸종 되었다.
#보라색 꽃이 청초하다. 붉은 할미꽃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채취해가 멸종 되었다.

동강은 영월군과 평창군, 정선군을 거쳐 한강으로 흐른다. "동강할미꽃"은 아직 강원도 산촌에 꽃이 피기전 강원역, 곰배령이나, 선자령 야생화 밭, 복수초 보다도 더 먼저 피어 남촌에 산수유 축제가 한창일 때, 이 일대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 준다.

#동강 바위들은 석회석으로 강의 습기를 많이 머금어 할미꽃이 자생할 수 있단다.
#동강 바위들은 석회석으로 강의 습기를 많이 머금어 할미꽃이 자생할 수 있단다.
# 벼랑 끝에 가슴이 찡하도록 애잔하게 피어 있는 저 할미꽃,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 벼랑 끝에 가슴이 찡하도록 애잔하게 피어 있는 저 할미꽃,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본래, 할미꽃은 양지바른 무덤가나 볕 좋은 들판에 뽀얀 솜털에 쌓여 할머니처럼 허리를 굽히고 핀다.한방 에서는 머리가 하얀 할머니 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하며, 슬픈 추억, 사랑의 굴레, 사랑의 배신"이라는 사랑과 관련된 꽃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동강할미꽃은 척박한 절벽에 자리한 탓에 "동강할미꽃(tongkangensis)"이라는 세계 유일, 고유학명을 갖고 있다.

# 겨울을 보내고 가장 먼저 만난 꽃이여! 그대
# 겨울을 보내고 가장 먼저 만난 꽃이여! 그대
#사는게 우리네 인생사와 같다. 곡예하듯.
#사는게 우리네 인생사와 같다. 곡예하듯.
# 기다리는 벌나비는 오지 않는데 온 종일 강만 바라보고 있었다.
# 기다리는 벌나비는 오지 않는데 온 종일 강만 바라보고 있었다.

"동강할미꽃"에는 전해오는 슬픈 전설이 있다.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수할 때, 질 좋은 영월, 정선지역 소나무들을 강제 징발 했는데, 벌채된 나무들은 동강 물길을 따라 뗏목을 만들어 한양으로 운반했다고 한다. 나무를 운반하는 뗏목꾼들은 후한 노임을 받았으나, 워낙, 위험한 일이어서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 했으며, 한 가정에 손자가 뗏목꾼으로 자원했다가 급류에 목숨을 잃었는데, 이를 모르고 돌아오지 않는 손자를 애타게 기다리던 할머니가 결국 절벽 위에서 숨을 거두시고, 거기에 피어난 꽃이 "동강할미꽃"이라는 얘기.

#오히려 괜찮아, 괜찮아, 나를 위로 하고 있었다.
#오히려 괜찮아, 괜찮아, 나를 위로 하고 있었다.
#꽃들의 그리움이야 아랑곳, 강물은 무심히 유유자적 흐르고 있다.(문산리 할미꽃)
#꽃들의 그리움이야 아랑곳, 강물은 무심히 유유자적 흐르고 있다.(문산리 할미꽃)
#할미꽃 복원을 위해 심어진 종.(문산리 할미꽃)
#할미꽃 복원을 위해 심어진 종.(문산리 할미꽃)

당시, 이 지역 동강유역에는 많은 주막이 성행했으며, 뗏목꾼들은 어렵사리 번 돈을 거의 이 곳에서 탕진했고, 한 서린 정선아리랑도 이 때부터 아낙들의 입으로 넋두리처럼 불리어 졌다고 한다. 이러한 애절한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름다운 비경에 동강은 오늘도 무심하게 흐른다. 할미꽃이 단아하게 피어 바라보는 강 건너로 나룻배하나 지나간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나 좀 건네 주렴."

#정말 부지할 수 없는 암벽 벼랑 끝에 매달려 사는 "동강할미꽃". 어떻게 저기에 둥지를 틀었을까?
#정말 부지할 수 없는 암벽 벼랑 끝에 매달려 사는 "동강할미꽃". 어떻게 저기에 둥지를 틀었을까?
#"동강할미꽃"이 서식하고 있는 동강 백룡동굴 밑.
#"동강할미꽃"이 서식하고 있는 동강 백룡동굴 밑.
#"동강할미꽃"이 서식하고 있는 동강 백룡동굴 밑.
#"동강할미꽃"이 서식하고 있는 동강 백룡동굴 밑.

◆동강할미꽃이 자생 권역.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문산리와 평창군 미탄면 마하1리 백룡동굴 밑, 그리고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구불구불 동강이 흐르는 강변, 암벽 등에 자생하고 있다.

◆먹을 곳.

▷평창 재래시장 근처에 있는 백련초바지락칼국수집(033-334-4200)과 영월 마차리에 김금녀 할머니가 운영하는 밤치식당(010-4728-2338)에서 한방 닭백숙을 추천한다.
▷평창 재래시장 근처에 있는 백련초바지락칼국수집(033-334-4200)과 영월 마차리에 김금녀 할머니가 운영하는 밤치식당(010-4728-2338)에서 한방 닭백숙을 추천한다.
#평창 미탄면 간길에 육백마지기에 올라 보는 것도 좋겠다. 자작나무 숲.​#평창 미탄면 간길에 육백마지기에 올라 보는 것도 좋겠다. 자작나무 숲.
#평창 미탄면 간길에 육백마지기에 올라 보는 것도 좋겠다. 자작나무 숲.​#평창 미탄면 간길에 육백마지기에 올라 보는 것도 좋겠다. 자작나무 숲.

 

◆서울시정일보 백암 박용신 기자의 여행문학 "풀잎편지"(Photo Healing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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