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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여수세계박람회 당일치기 관람법...주제를 정해 알뜰한 탐방을

2012여수세계박람회 당일치기 관람법...주제를 정해 알뜰한 탐방을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12.05.25 17:33
  • 수정 2017.09.2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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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기술과 성숙한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여수까지 가는 방법

[서울시정일보 황문권기자]서울에서 여수까지 고속철도(KTX)로 3시간. 먼 거리가 아니다. 볼거리, 즐길거리 많은 엑스포지만 일정만 잘 짜면 하루로도 충분히 즐기다 올 수 있다.
하루를 이틀같이 관람하려면 몇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꼭 찾아가야 할 곳을 정하되 나만의 주제에 맞춰 숨은 즐길거리를 찾고, 엑스포장 구석구석을 탐방하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즐기는 것이다.

대전엑스포가 고도성장기를 거친 한국의 발전상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이는 자리였다면 여수엑스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기술과 성숙한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자리다. 몇날 며칠 동안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겠지만 하루만 시간을 내도 19년만의 엑스포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오전 8시35분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여수로]

오전 8시35분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여수로 향했다.
도착 예정시각은 오전 11시33분. 여수엑스포역을 나오면 바로 엑스포장 입구, 3문이 보인다.
천천히 걸어도 3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다. 미리 입장권을 사 뒀다면 곧바로 입장할 수 있다.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디지털갤러리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기본. 사진을 찍으며 바닷속에 온 듯 환상적인 영상에 고개를 젖히노라면 3문 왼쪽에 안내데스크가 보인다. 지도 한 장과 거리공연 예정표 등을 받아 들고 배고픔을 해결하려 자리를 옮겼다.

엑스포장 내에는 다양한 먹을거리가 준비돼 있는데 디지털갤러리 양옆으로 보이는 식당 외에도 국제관 지하나 주요시설 주변마다 푸드코트가 있다. 기왕 바다 근처로 왔으니 도시락을 사서 엑스포광장 주변에 앉아 바닷바람을 맞는 것도 상쾌하다. 엑스포를 즐기는 방법 첫번째는 이처럼 엑스포장 곳곳의 공간을 넓게 이용하는 것이다. 빅오(Big-O)가 보이는 엑스포광장에 서 있으면 “그 어떤 박람회장보다 아름답다”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비센테 곤잘레즈 로세르 탈레스 사무총장의 말이 와 닿는다.
 

여수엑스포의 모든 길은 디지털갤러리로 통한다. 바닷속에 온 듯 환상적인 영상이 펼쳐지는 디지털갤러리는 항상 관람객으로 붐빈다.

해양광장 앞 가게에서 덩어리를 휘두르고 던져 쫀득한 아이스크림을 내놓는 터키인 알리(28)는 대구 시내에서 케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5년 살아 경상도 사투리도 곧잘 구사하는데 엑스포 기간 내내 케밥과 아이스크림을 팔며 여수를 지킬 예정이란다. “원래 하던 일도 터키 음식을 만들어 터키를 알리는 일 아니가. 엑스포 오는 사람들이 맛있게 먹고 ‘터키 음식 맛있다’고 하면 그게 내 자랑이제.”

[두번째는 꼭 가야 할 곳을 정해 두는 것이다]

엑스포를 즐기는 방법 두번째는 꼭 가야 할 곳을 정해 두는 것이다. 여수엑스포의 주제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다. 바다와 환경, 과학이라는 엑스포 주제가 어우러진 주제관이나 한국관, 해양베스트관 등에서 관람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중 세계 최대 규모의 돔 스크린이 있다는 한국관을 선택했다.

기다리는 사람들로 빽빽한 한국관 앞, 광대 분장을 한 외국인이 마술쇼를 펼치자 아줌마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알고 보니 대전엑스포가 열린 1993년 기자가 살던 동네 부녀회에서 마실 나온 관람객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기를 들이밀자 여기저기로 흩어지는 대열 중에 김난희(81) 할머니의 한마디, “인터뷰해 줄게, 사진은 찍지마”. 할머니는 손자가 마련해 준 돈으로 2010년 상하이엑스포도 다녀왔다며 “주제관에 가 보니 상하이엑스포보다 더 알차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관 전시는 두 편의 영상으로 꾸려져 있다. 우리 해양의 역사를 소개하는 디오라마(모형)와 영상 앞으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공연단이 관람객의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며 전시관을 빙빙 돌았다. 돔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상의 마지막 장면은 밝은 미래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바다를 통해 보여주는 영상에 관람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관람을 마치고 나온 김남중(72) 할아버지는 “한국인인 게 자랑스럽고 뿌듯해졌다”며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관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관이 아니라도 멸종위기 해양포유류 듀공과 소년의 우정을 그린 영상이 상영되는 주제관, 해양관측기기와 선박모형 등이 전시된 해양베스트관에 들를 수 있다. 여수엑스포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등록박람회’가 아니라 특정 분야의 주제가 정해져 있는 ‘인정박람회’다. ‘바다를 푸르게 지켜 인류의 미래를 살리자’는 여수엑스포의 취지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아쿠아리움은 바다 도시에서 열리는 여수엑스포의 대표적 전시관이다. 5월 15일 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개장 첫 주말인 12일과 13일, 양일간 아쿠아리움을 찾은 관람객은 3만3천명으로 조직위 주관 전시관 8개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런 만큼 예약을 했다 해도 입장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쿠아리움 앞에서 만난 부여여중 2학년 학생들은 그저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흰 고래 벨루가를 보는 게 가장 기대된다”는 채지은(14) 양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푸른바다 원정대’를 따라가는 4D 영상물에 중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높아졌다. 아프리카에 산다는 검은발펭귄을 “집에 데리고 가고 싶다”던 이현주(14) 양은 “정말 즐거워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엑스포를 즐기려면 바다와 미래라는 엑스포의 주제를 이해하는 것이 좋다.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 해양생물관(왼쪽)이나 세계 최대 돔 스크린이 있는 한국관(오른쪽)에 가 보자.

[나만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2백71만제곱미터 전시장에 1백4개 국가가 참여하는 대형 박람회를 하루 만에 다 구경할 수는 없다.
효율적으로 기억에 남는 관람을 하려면 나만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수엑스포 전시장은 크게 조직위에서 주관하는 전시관과 국제관, 기업관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해양과 미래라는 주제를 느끼고 배우려면 기후환경관이나 해양문명도시관 등 전시관을, 다양한 문화를 즐기려면 국제관을, 첨단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려면 기업관을 중심으로 돌면된다.

남극의 눈보라를 체험할 수 있다는 기후환경관으로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펼쳐지는 남극 풍경에 차가운 바람, 관람객의 어깨가 움츠러드는 가운데도 아이들은 “신난다”며 뛰어다녔다. 전북 진안에서 어머니와 함께 전시관을 찾은 김민정(11) 양은 “차가운 남극 바람을 맞다가 북극곰이 죽어 가는 영상물을 보고 나니 추운 곳인데도 남극과 북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후환경관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해양문명도시관에서는 실물 크기의 난파선 모형 안으로 들어가 바다에 가라앉은 옛 문명을 관람할 수 있다. 난파선 안에서 바다를 따라 생겨나고 사라진 국가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 나면 크지 않은 난파선이 여느 박물관 못지않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관람 코스를 따라 펼쳐지는 해중도시와 해중주택은 어릴 적 꿈꾸었던 미래기술을 눈앞에서 확인할 기회다.

더 다양한 국가와 문화를 체험하려면 국제관에 가면 된다. 국제관 50개를 다 돌아볼 계획으로 찾았다는 일본인 나카야마 마치코(41) 씨는 “마치 세계일주를 하는 기분이 들어 즐겁다”며 “해상매립지를 소개하고 정원을 마련해 둔 싱가포르관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기업관에 들르면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롯데관은 관람객을 위해 전시관의 콘셉트를 ‘체험’으로 잡았다. 1층에서 펼쳐지는 공연에는 공연단이 관람객의 손을 잡아 이끈다. 개구진 공연단의 장난에 함박웃음을 터트리던 관람객들은 2층 열기구 체험관을 나서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마치 4D 영화관에 온 듯 시원한 바람과 흔들리는 바닥, 펼쳐진 바다풍경을 같이 관람하던 인하대 해양과학과 최중기 교수는 “기업관에도 관마다 특성이 있어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대우해양로봇관은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인기 전시관 중 하나다. K팝에 맞춰 춤추는 로봇팀. 6.5미터의 키로 세계 최장신인 로봇 네비 등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호기심을 숨기지 않았다. 맨 마지막까지 남아 관람하던 송현(12) 군은 “로봇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며 꿈을 야무지게 밝혔다.
 

해양문명도시관에서는 바다와 함께 시작된 인류 문명의 역사와 미래를 배울 수 있다. 바닷속을 자유롭게 다니는 미래의 해중주택 모형.

[먹거리 찾아]

한국관과 아쿠아리움을 관람하고 나서 다리를 펴고 쉴 겸 간식거리를 찾으려면 국제관으로 가면 된다.
국제관 곳곳에는 각 국가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나 스낵바가 있다.
바다를 건너지 않아도 한곳에서 여러 국가의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바로 여수엑스포를 즐기는 세번째 방법. 숨은 즐길거리를 찾는 것이다.

2년 전 친구를 따라 싱가포르에 갔다가 먹어 본 칠리크랩의 맛을 잊지 못하는 기자에게는 싱가포르관의 스낵바가 적격이다. 칠리크랩과 바게트빵이 함께 나오는 메뉴는 1만4천원. 싱가포르 하면 떠오르는 카야토스트(4천원)나 오믈렛 샌드위치 로티존(4천원)으로 가볍게 허기를 달랬다.

벨기에관에서는 단맛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벨기에관 한가운데서 초콜릿 장인이 직접 만들어 전해 주는 초콜릿이나 도우미들이 나눠 주는 과자를 먹어도 벨기에 스타 셰프 브느와 겔스도르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흐르는 달콤한 향을 뿌리치기 어렵다. 주혜영 팀장은 “벨기에 전통음식인 양파와 맥주로 만든 소스를 돼지고기에 끼얹은 카르보나드(2만5천원)나 크림소스를 얹은 닭요리인 워터주이(2만5천원)를 먹으러 찾아오는 외국인이 많다”고 자랑했다.

엑스포장 곳곳에서 펼쳐지는 거리공연도 놓치면 안 된다. 93일간 날마다 진행되는 ‘국가의 날’을 맞아 각국에서 준비한 문화공연을 즐기는 것도 엑스포의 또 다른 재미다.

 

관람객들이 대우해양로봇관에서 K팝에 맞춰 춤추는 로봇팀을 보고 있다.

[오후 11시15분 새마을호를 타더라도 빅오쇼를 관람하는 것이 좋다]

여수 밤바다를 물들이는 것은 오후 9시30분 열리는 빅오의 레이저쇼다.
그런데 서울로 가는 KTX 막차는 오후 9시에 있다. 오후 7시30분 펼쳐지는 빅오 해상무대 공연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도 있지만 오후 11시15분 새마을호를 타더라도 빅오쇼를 관람하는 것이 좋다.
빅오쇼는 여수엑스포가 세계 곳곳에 알리려는 환경과 기술을 대표하는 공연이다.

한 시간 전부터 들어차기 시작한 해상무대 관람석은 공연 30분을 앞두고 만원이 됐다.
공연은 오랜 시간 지구를 지켜 왔지만 파괴되는 바다, 바다를 지키려는 인류의 노력과 밝은 미래를 화려한 볼거리로 피부에 와 닿게 꾸며졌다. 형형색색의 조명과 레이저로 화려함을 더하더니 디오(The O) 상단부에서 흘러내리는 수막을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그림은 절로 감탄사를 끌어낸다. 다녀간 관람객마다 입을 모아 “빅오쇼를 꼭 보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빅오쇼가 끝나면 여수엑스포는 긴 하루를 정리하는 발걸음으로 분주해진다. 엑스포장은 11시에 문을 닫으니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구경하지 못했던 상점에 들러 기념품을 사거나 못다 느낀 여수 밤바다의 정경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사진 위클리공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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