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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폄훼’ 하일지, 기자회견서도 ‘남 탓’…“느닷없이 봉변당해”

‘미투 폄훼’ 하일지, 기자회견서도 ‘남 탓’…“느닷없이 봉변당해”

  • 기자명 고정화 기자
  • 입력 2018.03.1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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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TN 뉴스 캡쳐
사진=SBS 뉴스 캡쳐

미투 운동 비하 논란에 이어 제자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하일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본명 임종주·62)가 19일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강단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과할 뜻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동덕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각에서는 제게 타협을 권유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제가 지켜야 하는 것은 저의 소신이라고 판단했다”며 “오늘로서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이날 하 교수에 대한 ‘미투’ 폭로가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됐다. 이에 따르면 동덕여대 재학생 A씨는 2016년 2월 하 교수와 가까운 스승 및 제자 사이로 지내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수업 중 하 교수의 미투 운동 비하성 발언이 제기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1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수업에서 하일지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피해자 김지은씨 관련 2차 가해 발언을 하고,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두고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 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발언한 것이 논란을 산 것이다.

이와 관련, 하 교수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최근 느닷없는 봉변을 당했다.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도 비이성적인 고발을 받게 된 것”이라며 “강의의 몇 토막이 악의적으로 유출됐고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두고 오직 문학의 길을 걸어온 저는 졸지에 대중 앞에서 인격살해를 당해야 했다”며 “이제 문학교수로서의 제 자존심은 깊이 상처를 입었고, 인생의 한 부분을 바쳐 지켜온 제 강의는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고 규탄했다.

또 하 교수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 씨의 질투심에 의한 것이라고 발언 한 것 등이 논란이 된 것과 관련, 해당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며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이걸 범죄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사안에 대해 좀 더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내가 가르치는 과목은 사회학, 정치학 과목이 아닌 소설 과목”이라며 “소설에서는 때때로 자신의 이념과 다른 것들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제 입맞춤을 당했다는 피해 학생A씨 폭로와 관련해서는 A씨와 주고받았다는 이메일을 공개하며 “지금 돌리고 있는 보도 자료를 참고하라”, “알아서 판단하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 교수는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에서 오히려) 내가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스스로 피해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말하자면 그렇다”고 주장했다.

소신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강단에 남아야 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긴 하지만 불우하게도 교육자로서 지금은 불행감을 느낀다”며 “학생들이 바라는 것은 (저를) 파면시키는 것인데 그러면 당하면 된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사과할 뜻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로비에는 동덕여대 학생 100여명이 팻말 등을 들고 하일지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동덕여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윤리위원회를 열고 하일지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고 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오후 6시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일지에 대한 규탄 및 학교 내 인권센터 설립을 요구한다.

 

 

서울시정일보 고정화기자 mekab34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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