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걸리면 인간의 네 가지 욕심, 즉 식욕(食慾)·성욕(性慾)·수면욕(睡眠慾)·의욕(意慾)이 없어진다. 이 때문에 불면증, 소화불량증, 변비, 체중감소, 기력 저하, 극심한 피로감, 기억력 감퇴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망상이나 환각, 환청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적으로는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무가치감’에 휩싸인다. 또한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에 대해서도 필요 이상의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낀다.
삼성서울병원은 2009년부터 정신과와는 별도로 우울증센터를 열었다. 우울증에 대한 진단과 검사를 받고 결과에 따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다음은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와 우울증에 대해 주고 받은 문답이다.
Q. 우울증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요?
- 간단히 말해 기분이 우울한 것이 우울증입니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거나 직장 상사에게 질책을 받았다고 해서 그 우울한 기분이 지속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저희는 2주일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불면증, 의욕저하, 식욕저하가 2주 이상 심해지면 우울증이라고 봅니다.
Q. 조울증은 우울증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 조증 시기가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합니다. 우울증은 한없이 쳐지고 우울한 반면, 조울증은 짜증이 많이 섞이는 편이에요. 젊은 사람들이 나이드신 분들보다는 조울증의 비율이 높은 편이에요. 그리고 계절적인 특성을 많이 타기도 합니다.
Q.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타입이 있나요?
- 가족환경과 유전의 영향을 받습니다. 어린 시절의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굉장히 중요하죠. 이 외에도 내분비적 질환의 문제, 살 빼는 약의 부작용이라던가, 내과적인 질환(암 등)을 가진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울증은 유전적인 성향이 더 강하고요.
Q. 병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받나요?
- 환자의 원인을 찾습니다. 어린 시절의 문제라면 정신치료를 동반하기도 하고. 보통 약물치료를 동반하죠. 치료를 하고 나면 수면도 개선되고, 감정기복 없던 예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Q.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 우울증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본인은 잘 모릅니다. 아침이나 오전에 햇빛을 쬐는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되고요. 무엇보다 잠을 잘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대인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약을 먹을 때(다이어트 약 등)도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좋죠.
Q. 주변의 우울증 환자를 위해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요?
- 우울증 환자가 혼자 집에 있으면 증세가 더 심해집니다. 주말에 자주 밖에 나가고 산책도 하는 야외활동을 하세요. 오전이면 더 좋아요. 햇빛이 비치는 베란다에라도 나가세요. 빛이 눈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게 우울증환자들에게 치료효과가 있거든요.
우울증은 남녀를 불문하고 4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40대는 가장 왕성하게 사회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는 시기로 일에서 좌절을 경험하거나 일에 노예가 될 때 어느 날 우울증이 찾아오기 쉽다.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가운데서도 적절한 휴식과 영양섭취 그리고 좋은 대인관계와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일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술이나 다른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마음을 강하게 먹어" 또는 "의지가 약해서 그래" 같은 말은 우울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울증에 걸리면 자신의 힘으로 조절할 수 없는 수위에 이미 들어간 것이므로 가능한 한 빨리 전문가를 만나 치료 받도록 해야 한다. 현대의학에서 우울증은 대부분의 경우 치료가 가능하므로 치료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신과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오히려 병을 키우고 있지 않는지, 남들의 이목이 두려워 숨기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닌지 오늘 하루 나와 내 동료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료제공 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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