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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원 “최경성에 #미투…극단 동료들의 침묵이 무서웠다”

배우 송원 “최경성에 #미투…극단 동료들의 침묵이 무서웠다”

  • 기자명 박찬정 기자
  • 입력 2018.02.2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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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우 송원 sns 캡쳐

전라북도의 유명 극단인 ‘명태’에 소속돼 있던 배우 송원이 최경성 전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송 씨는 26일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년 전 최 전 대표의 성추행과 상습적인 성희롱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송 씨는 이날 "성추행 사건은 단원을 모집하기 위해 만든 전북대학교 뮤지컬 동아리 MT에서 일어났다"며 "최 대표는 대천으로 MT를 떠나는 당일 집으로 나를 데리러 왔고 추행은 차 안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금하지도 않은 자신 여자친구와 이별 이야기를 하며 손을 주무르고 허벅지를 더듬었다"면서 "어떤 남자스타일을 좋아하는지와 요즘은 남자친구가 잘해주는지 등 사적인 대화가 주를 이뤘다. 자신에게 시집오라는 등 불편하고 불쾌한 농담이 이어져 숨이 막힐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송 씨는 최 대표가 숙소에 짐을 푼 뒤 극단 문제를 상의하자며 둘만의 식사자리를 요구했고 식사 자리에서 성적 농담을 수차례 했다고 밝혔다.

또 저녁 식사 후 "최 대표가 모텔에서 극단 얘기를 더 하자며 팔을 강하게 붙잡아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며 "모텔에 들어선 순간부터 치욕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침대에 눕더니 자신 옆자리를 손으로 두드리며 '여기서 자라'고 했다. 귓볼을 손으로 만지고서 '네 태도가 귀엽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며 "최 대표 얼굴이 내 쪽으로 가까워져 오자 강하게 저항했고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23살 어린 초보 연기자였기 때문에 대표에게 미움을 받게 될까 우려됐다"며 "가장 힘든 것은 그날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당시 상황을 말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극단 동료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던 것이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집안 사정을 핑계로 극단을 탈퇴했는데 최 대표는 '남자관계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나를 내쫓았다고 소문냈다"면서 "다른 단원으로부터 '네가 대표를 꼬신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송 씨는 "지금으로부터 8년이 지났지만, 최 대표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밝은 모습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까지 하더라"며 "당연한 사과를 요구하는데 이토록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한 현실이 비참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다른 피해자가 3명 더 있다. 그들은 끝내 용기를 내지 못하고 세상에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며 “미투 운동에 동참하며 최씨의 처벌과 진정한 사과를 요구한다. 나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한편 최 전 대표는 송 씨의 기자회견 이후 입장을 발표하고 송씨에게 사과했다. 그는 "먼저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그 일을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를 후회하고 반성한다"면서 "앞으로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정일보 박찬정기자 ckswjd2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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