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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코미디 시장서 ‘영구’를 외치다

글로벌 코미디 시장서 ‘영구’를 외치다

  • 기자명 편집국
  • 입력 2011.03.0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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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스트 갓파더’로 돌아온 영화감독 심형래

영구가 돌아왔다. 게다가 이번엔 할리우드다.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최고의 캐릭터 영구가 영화 <라스트 갓파더>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것. 이 꿈같은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영화감독 심형래가 있었다.

-영구가 할리우드에 진출하다니! <라스트 갓파더>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우리나라 영화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뚫었으면 좋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던 프로젝트다. 콘텐츠진흥원 이재웅 원장이 우리 콘텐츠가 미국에 진출해야한다는 의지가 굉장히 뚜렷하다. 언제까지 국내에서 관객 집계를 하고 있을 건가. 이미 할리우드는 전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데 말이다. 늘 시작이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심형래의 차기작은 <용가리>와 <디워>의 연장선일 거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주 특기인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들 내가 SF 장르만 만들 거란 생각을 하는데, 역발상을 노렸다. 전 세계 코미디 시장이 40퍼센트에 육박한다. 2차 판권 시장에서도 코미디 장르가 단연 강세고. 그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아, 영구가 있었지.’라고 생각한 거다. <라스트 갓파더>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 인터뷰에서 슬쩍 얘기한 적이 있었다. 마피아 대부가 잘못 난 애가 영구인 이야기를 준비 중이라고. 근데 다들 웃고 말더라. 아무도 안 믿는 거지.

-남들이 믿지 않는 걸 실현하는 게 심형래의 특기 아닌가.(웃음)

맞다.(웃음) 비행기를 타면 언제나 ‘미스터 빈’의 영화를 볼 수 있다. 전 세계를 막론하고 사랑받는 미스터 빈을 볼 때마다 늘 부러웠다. 우리는 왜 못할까? 아쉬움도 있었고. 내가 코미디가 주특기니 그럼 ‘영구’로 한 번 해보자라고 의지를 다지면서 시작하게 됐다.

-영구는 굉장히 한국적인 캐릭터다. 그런 영구가 할리우드에 가기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나?

코미디는 콘셉트가 제일 중요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피아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 우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을 설정해 놓고, 거기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캐릭터를 집어넣은 거다. 영구가 마피아 보스의 아들로 등장한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지 않나. 게다가 영구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하는 캐릭터다. 언어를 넘어서서 먹히는 웃음이 있었다.



-실제 영구를 본 할리우드 스태프들의 반응은 어땠나?

처음엔 시큰둥했다. 그런데 내가 2대 8 가르마를 하고 등장하니까 그제서야 웃음을 터뜨리더라. 스태프들이 나중에는 감독보다 영구가 더 좋다고 할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다들 찰리 채플린 이후에 굉장히 신선한 코미디 캐릭터가 나왔다는 평을 해줬다. 다음에는 영구를 주인공으로 웨스턴 무비를 찍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도 하고. 나는 온 가족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영화가 좋다.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서 모두가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인 하비 케이틀을 주연으로 캐스팅 했는데?

시나리오를 건네면서도 가능할까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더니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영화다.”라면서 흔쾌히 오케이를 해줬다. 그리고 촬영하면서 할리우드 시스템에 대한 충고도 놓치지 않았다. “여긴 할리우드다. 굉장히 조심해라.” 그 한 마디, 눈동자, 표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디 워>와는 또 다른 새로운 면을 익힐 수 있었다. 이렇게 하나씩 쌓아가면서 해외시장을 갈 수 있는 길을 닦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제는 제 2의 ‘영구’ 나와야 할 때

-영구는 대한민국 남녀노소가 사랑하는 캐릭터다. 오랫동안 사랑 받는 원동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영구는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자기희생을 통해 웃음을 전달한다. <라스트 갓파더>에서도 그런 영구 캐릭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 영구가 나오면 어떤 상황에서든지 다 용서가 된다고.(웃음) 세계시장에서도 영구라는 캐릭터가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 ‘라스트 갓파더’의 한 장면

-<디 워>로 할리우드 시장을 미리 경험했다. 우리영화가 할리우드에 진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라스트 갓파더> 같은 경우에도 투자를 받기 위해서 굉장히 디테일한 준비가 진행된 상태에서 움직였다. 그리고 코미디 영화라고해서, 영구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을 거란 우려를 덮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다. 덕분에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 퀄리티를 낼 수 있었고, 이번에 미국에서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할 수 있게 됐다.
할리우드 진출을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정말 맨 땅에 헤딩을 해야 하는 수준이니까. 국가적으로 좀 더 적극적인 지원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삼성 전자, 현대 자동차가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장악한 건 아니지 않나. 할리우드의 장벽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다. 하지만 그만큼 성공했을 때의 가치도 엄청나다. 내가 끊임없이 할리우드 진출을 도전하는 것은 바로 그 이유다.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심형래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는 무엇인가?

실시간으로 소프트웨어가 변화하는 시대다. 예민하게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그 트렌드에 무작정 휩쓸리기보단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고유의 콘텐츠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부터 이야기에 강한 민족이다. 엄마 품에서 듣던 옛날이야기가 세계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좋은 콘텐츠에 발전하는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내실을 기해야 한다. 경쟁하다 쓰러지면 안 되니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심형래 감독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영구아트’에선 능력 있는 인재들을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그리고 영구뿐만 아니라 용가리, 디워와 같은 캐릭터를 상품화 시키고 있고. 이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게 목표다. <라스트 갓파더> 이후에 3D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을 준비 중에 있다. 픽사, 디즈니에 뒤지지 않는 가족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도 할리우드에서 제작될 계획이고, 세계시장을 향한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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