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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책방] 일곱 원소 이야기

[지식인의 책방] 일곱 원소 이야기

  • 기자명 손수영 기자
  • 입력 2018.02.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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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셰리 저 l 김명남 역)
(에릭 셰리 저 l 김명남 역)

“이 책 또한 고전이 되리라.”

주기율표의 권위자 에릭 셰리가 들려주는 특별한 일곱 원소 이야기

“이 책은 제가 평생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주기율표와 화학원소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전 책들에서는 모든 원소에 두루 관심을 쏟았지만, 이 책 『일곱 원소 이야기』에서는 그중에 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아주 이채로운 일곱 원소에 집중했습니다. 이 일곱 원소는 과학자들이 원자량이 아니라 원자번호가 원자들의 순서를 매기는 데 더 정확한 기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시점에 아직 발견되지 않고 주기율표에서 빈칸으로 남았던 원소들입니다. 발견 순서로 나열하면 프로트악티늄(Pa), 하프늄(Hf), 레늄(Re), 테크네튬(Tc), 프랑슘(Fr), 아스타틴(At), 프로메튬(Pm)입니다. 이 책은 과학자나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일반 독자들을 위해서 쓴 책입니다. 누구든 이 책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얼마든지 보내주십시오. 내 이메일 주소, 그리고 주기율표와 화학원소에 관한 더 많은 자료는 내 웹사이트에 나와 있습니다. 즐거운 독서를 바라며”(에릭 셰리,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일곱 원소들의 발견에는 가공할 노동, 영감 어린 탐정 활동, 과학적 열정, 협동, 경쟁, 몇 번이고 솟았다가 좌절된 희망이 관여한 복잡한 사연들이 존재한다. 특히 셰리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일곱 원소를 둘러싸고 종종 치열하고 길게 벌어졌던 우선권 분쟁에, 그리고 전쟁이 부채질한 당파주의와 국가적 자존심이 어떻게 그 분쟁을 격화했는지에 주목했다. ‘발견’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우선권’은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수많은 연구자들이 몇 안 남은 원소를 서로 먼저 발견하려고 각축하다 보니 우연, 요행한 직감, 국가 간 경쟁, 개인의 야망에 많은 것이 좌우될 수밖에 없었다”(본문 중에서)

“교과서에서는 어떤 이론과 개념을 소개할 때 그것이 이미 완전히 형성된 것처럼 묘사하지만, 현실의 과학은 끊임없이 변한다. 언론에서 과학을 보도할 때 발견에 이르기까지 거쳤던 오류를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실제 과학은 실수와 잘못된 방향을 향한 진행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영영 ‘진실’에 가닿지 못한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은 조금씩 누적적으로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과학은 늘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된다. 과학을 더 잘 이해하려면, 역사적 반전과 방향 전환과 실수를 직시해야 한다”(본문 중에서)

“하나같이 사뭇 희한한 문제의 일곱 원소(테크네튬, 프로메튬, 하프늄, 레늄, 아스타틴, 프랑슘, 프로트악티늄) 중에서 세 개, 어쩌면 최대 네 개는 여성이 맨 먼저 분리했다는 사실이다(마이트너, 노다크, 페레). 만일 이야기를 그보다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시작한다면 그들보다 더 유명한 마리 퀴리까지 포함해야 할 것이다. 그녀는 두 원소 폴로늄과 라듐을 처음으로 분리한 사람이었으니까. 예나 지금이나 과학에서 여성이 너무나 드물게 등장한다는 얘기는 하나 마나 한 말이지만, 원소의 발견만큼은 그나마 여성이 영향력을 발휘한 분야였다. 물론 그들이 늘 정당한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본문 중에서)

“좋든 싫든, 종종 국수주의적 분위기까지 깔고 있는 과열된 논쟁과 기나긴 토론 역시 과학의 일부다. 사실 새롭게 우선권 주장이 제기되어 깐깐한 점검이 이뤄지는 것은 그 과정에 관여한 개인들에게야 괴롭겠지만 과학 지식 전체에는 오히려 유익할지도 모른다. 과학 지식은 그 발전 과정에서 과학자 개개인의 감정이 어떤가 하는 문제에는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인류의 지식이 발전하는 것이 중요할 뿐 보상이 이 사람에게 가느냐 저 사람에게 가느냐, 혹은 이 나라에게 가느냐 저 나라에게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과학자도 결국 인간이고, 과학 지식 또한 좀 더 감정적인 여러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본문 중에서)

“셰리는 책에서 (그가 집필을 마무리했던 2013년) 현재 원소가 118번까지 발견됨으로써 주기율표에 빈칸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다고 적었다. 그 사정은 번역본이 출간되는 지금도 그대로이지만, 다만 그사이에 맨 마지막 네 원소가 정식 이름을 갖게 되었다. 113번, 115번, 117번, 118번 원소는 일본, 러시아, 미국의 연구진이 2000년에서 2010년 사이에 합성했다고 진작 발표했으나 그 주장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은 최근이다. 2016년 11월, IUPAC(국제순수응용화학연맹)은 네 원소에 니호늄(Nh), 모스크븀(Mc), 테네신(Ts), 오가네손(Og)이라는 이름과 기호를 승인했다. 이제 과학자들은 새롭게 8주기를 개시할 119번 원소를 비롯하여 더 큰 원자번호의 원소들도 합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성과에 따라 주기율표는 앞으로도 더 확장될 테고, 어쩌면 지금과는 형태가 달라질지도 모르며, 전혀 새로운 원소와 물질의 비밀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학생들은 주기율표에 매료되어 화학을 공부하기 시작할 테고,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화학의 상징은 주기율표일 것이다"('옮긴이의 말' 중에서)

서울시정일보 손수영 기자 hmk06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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