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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4차 산업혁명과 교육

[칼럼] 제4차 산업혁명과 교육

  • 기자명 유철기 논설위원
  • 입력 2018.02.03 13:07
  • 수정 2018.02.04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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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철기 문학박사∙트랜스포마인드코리아 대표이사
사진= 유철기 문학박사∙트랜스포마인드코리아 대표이사

2009년 오마마 전 미국대통령은 미국 학생들의 창의성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혁신을 위한 교육(Educate to innovate)’ 출범식에서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대해 언급하면서, 세계에서는 “지식에 대한 갈망, 수월성 강조, 과학·수학·기술과 배움에 대한 존중이 일고 있다”고 언급하며, 미국이 이런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것이 있다. 그는 한국의 학부모의 열성과 한국 학생들의 절대적 공부 시간 등 교육수요자의 교육열을 언급한 것이지, 교육 정책의 우수성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에 관한 한, 교육 공급자인 정부와 교육부는 항상 교육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무언가 실적을 낼 수 있는 건수를 만들어 보려 하지만, 교육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 심지어는 학교를 혼란에 빠뜨리곤 하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교육부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그리고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새로 문을 연 식당의 주인이 영입한 주방장이 본인이 생각하기에 아주 맛있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도 그 음식을 먹는 사람이 없으면 그 음식은 쓰레기가 되고, 그 식당은 문을 닫게 된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정책을 펼치고자 할 때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교육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 자문 국가교육회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 이 기구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위원들을 보면, 정작 교육 수요자 측의 의견을 낼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대학교수와 교육 관리자 일색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 및 학부모, 학생이 없다. 이는 손님의 입맛은 안중에도 없이 식당 주인과 주방장이 좋은 음식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난 1일 강원대학교에서는 ‘2018 경제학 공동학술대회’가 열렸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임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진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적 유연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혁명으로 인해 한쪽에서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구조적 실업이 발생할 것” 이라며 “한국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한, “기술혁명에 따른 경제구조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기 위해서는 “재취업 트레이닝 같은 직업교육 면에서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데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은 더 이상 교육 그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 나라의 경제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 국가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는 말이다. 기술혁명으로 인한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가 있다.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걱정하기 보다는,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를 위한 대비 교육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교육부는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 강화를 위해 초•중학교에서 SW 관련 사항을 필수로 이수하는 교육과정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년부터 코딩교육이 실시된다. 그런데, 일선 학교에서 이를 제대로 가르칠 교사가 확보되어 있는지 의문이다.

주 오이시디(OECD) 대한민국 대표부의 정책 포커스 자료(2017. 11. 7)에 따르면, “OECD는 2011년부터 회원국의 웰빙 동향을 파악한 「Better Life Index」 (주거, 소득, 직업, 공동체, 교육, 환경, 시민참여, 삶의 만족, 안전, 일과 삶의 균형 등 11개 영역의 24개 지표로 구성)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고 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의 BLI 순위는 38개국 중 29위’로 나타났으며, ‘11개 영역중 주거(6위), 교육(10위), 시민참여(10위) 등은 상위권에 분포되었으나 공동체(38위), 환경(36위), 삶의 만족(30위), 일과 삶의 균형(35위) 등은 낮은 순위에 그쳤다’고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16년 BLI 순위와 비교했을 때, 교육이 6위에서 10위로 하락하였으며, 주거는 17위에서 6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줄곧 상위에 있던 교육부분의 지수가 하락한 이유가 무엇인지 교육부 당국은 면밀히 검토하여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교육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

첫째, 독서 및 토론 교육을 정착화해야 한다. 2018 세계경제포럼에서 빌 맥더멋(Bill McDermott) SAP CEO는 “기계는 꿈을 꾸지 못한다.”며 “기발한 재주, 친절, 창의성과 같은 인간의 자질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던, 인간의 요소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장 영리한 기계도 꿈을 꿀 수 없고,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며 책임을 지지 않으며,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주입하고 훈련을 받아도 과거로부터만 배울 수 있고, 미래를 상상할 수 없으므로, 지적인 기업을 운영하는 데는 항상 유연성, 창의성, 호기심, 그리고 정서 지능과 같은 고유한 인간의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둘째, 교사에 대한 재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육대학에서, 사범대학에서 배운 내용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사는 학생들을 교육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마윈(Jack Ma) 알리바바 창업주는 “우리가 가르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30년 후에, 우리는 곤경에 빠질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독립적 사고, 가치관, 팀워크와 같은 " 부드러운 기술"을 가르쳐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셋째, 체험학습을 보다 체계화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듯이, 일상적이거나 반복적인 일은 자동화 될 것이고, 위험한 일, 큰 힘을 써야 하는 일은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누슈 샤피크(Minouche Shafik) 런던정경대학장의 말처럼, 창의적인 기술, 연구 기술, 정보를 찾고 합성하고, 그 정보를 이용하여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넷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교육 지도자들의 리더십 역량 강화가 절대적이다. 클라우스 슈밥 (Klaus Schwab) 교수는 “우리는 정서적으로 지적이며, 모방할 수 있으며 협동 작업을 옹호하는 지도자들을 필요로 한다. 그들은 지시보다는 코치할 것이고, 자아가 아닌 공감으로 움직일 것이다. 디지털 혁명은 다른 리더십, 더욱 인간적인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수요자들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지도자 상이 요구된다.

서울시정일보 / 유철기 문학박사트랜스포마인드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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