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991년 KBS 14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한 이병헌은 올해로 연기생활 28년째를 맞이하는 중견배우이다.
그가 올해 선택한 첫 영화는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신인감독의 소품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에서 한물간 전직 복서면서 생전 모르고 살았던 동생 진태(박정민)와 정을 나누는 형 김조하 역을 맡았다. 최근 ‘내부자들’ ‘남한산성’ 등에서 보여줬던 카리스마를 벗고 친근함을 입었다. 유쾌함부터 쓸쓸함까지 진폭 넓은 감정을 넘나드는 그의 면모는 “역시 이병헌”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병헌은 매 작품마다, 전작의 느낌을 지우고 새롭게 태어나는듯 하다. 그는 연기 노하우에 대해 "대본을 많이 읽는다기보다는 그냥 아이디어를 계속 생각하는데, 디테일을 찾으려고 하면 끝도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특히 이병헌의 지인들이 실제 이병헌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한 작품이기도 했다.
"제 얘기라기 보다는, 다른 영화들을 봤을 때 순간순간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라는 생각이 드는 연기가 있어요. '저건 분명 대본에 없었을 거야'라는 배우는 그 대본에 완전히 빠져들었다는 의미죠. 그렇게 하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게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렇다고 믿어요. 그러다보면 그냥 '조하는 이렇게 할 것 같아'라고 생각하게 되죠. 디테일을 연구한다기 보다는 캐릭터에 젖어 들고 상황에 잘 스며들었다면 연기는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병헌은 연기 잘하는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충무로에서도 ‘연기 신(神)’으로 손꼽힌다. 영화 메가폰을 들었던 최성현 감독도 그를 두고 “연기의 신”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막상 이 평가는 듣는 이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에게 ‘연기 신’ 평가에 대한 속내를 물었다.
“감독님이 표현이 과격한 분이에요.(웃음) 그런데 사실 이 수식 자체는 너무 감사한 일이죠. 제가 올인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잘한다고 말씀해주는 건 신나는 일이에요. 하지만 연기라는 게 등수매김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모든 배우들이 다 연기 신이죠. 요즘엔 ‘넌 연기 신이 아니라 연기 사람이야’ 하면 오히려 더 기분 나빠할 걸요?(웃음) 저도 제 나름의 기준이 있듯이, 다들 자기만의 프라이드 안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거예요.”
한편 이병헌은 최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VIP 시사회 포토월 행사에 참석했다.
서울시정일보 손수영 기자 hmk06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