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활활 타올랐던 KBO FA시장이 올해에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올시즌 후 FA를 선언한 총 20명 중 미계약자는 8명으로 계약성사율은 60%에 불과한 수준이다.
게다가 현재 미계약자 8인 중에는 어느팀이라도 탐낼 만한 준척급선수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달라진 FA 시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미계약 FA 8인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국가대표 2루수 출신 정근우이다. 정근우는 2017년에도 105경기에 출장하며 3할 3푼의 타율과 129안타 11홈런의 호성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982년생이라는 나이가 계약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근우는 이미 대부분의 구단들이 FA 시장에서 철수한 만큼 원소속팀인 한화와의 재계약이 유력해보이지만 양측이 계약기간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FA 미계약자 명단에는 최준석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다. 롯데에서 데뷔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다시 FA로 롯데에 복귀한 최준석은 올해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아직까지 계약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최준석은 187cm에 130kg의 신체조건을 가진 거포형 우타자로 장타력 보강을 원하는 팀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FA지만 차갑게 식어버린 시장은 최준석을 외면하고 있다.
이는 최준석의 홈런 수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실제 최준석은 롯데와 FA 계약을 맺은 지난 2014년 23홈런, 2015년 31홈런을 기록하며 롯데가 기대했던 장타력을 보였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19홈런, 14홈런으로 개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KBO 통산 15시즌을 뛰며 197홈런을 기록한데다 통산장타율이 4할 5푼으로 롯데가 포기하기엔 매력적인 카드인 만큼 조만간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천재’라는 별명을 가진 채태인 역시 아직까지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채태인은 리그 정상급이라고 평가 받는 1루 수비와 중장거리형 타자로 뛰어난 타격실력을 갖췄지만 원소속팀인 넥센과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속팀인 넥센이 같은 포지션에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박병호가 돌아옴에 따라 사정이 변한 것이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현재 FA 시장에는 타자로 김주찬, 이우민, 이대형 3명과 투수로 안영명, 김승회까지 총 5명이 남아있다. 그러나 원소속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단이 FA 시장 철수를 시사한 상황에서 이들의 차가운 겨울은 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정일보 이정우 기자 e37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