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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칼럼]1990년 YS ‘3당 합당’..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2부

[역사칼럼]1990년 YS ‘3당 합당’..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2부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17.11.30 22:08
  • 수정 2017.11.3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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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은 뒤로 하고 3당 합당 성공의 최대 수혜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하YS)이었다.

YS는 3당 합당 추진 당시 많은 반대를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는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한마디와 특유의 정치력으로 누르고 자신을 따르는 상도동계 세력을 거의 온전히 보존해 신당에 입성한다.

이후 YS는 실제 호랑이를 잡았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은 크게 4개의 계파를 형성하고 있었다. 당내 최대 계파는 노태우의 ‘민정계’였으며, YS의 ‘민주계’, JP의 ‘공화계, 그리고 5공 잔존세력까지 다양한 계파가 존재했다.

그러나 당내 최대계파였던 민정계는 노태우 정권의 레임덕과 함께 뚜렷한 차기 대권후보가 없었고 결국 YS와의 당권경쟁에서 패배하고 만다.

김종필 전 총재의 ‘공화계’ 역시 같은 운명을 걷는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합당 당시 노태우·YS와 ‘내각제’ 개헌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내각제 개헌안은 불과 3년 전 6월 항쟁으로 직선제 개헌을 얻어낸 국민들에게 반감을 살 수 밖에 없는 개헌안이었다. 또한 명분을 버리면서까지 대권을 바라 본 YS로서도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안이었음이 분명하다.

결국 JP는 14대 대선을 앞두고 YS가 민주자유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을 지지했으며, 이후 당권경쟁에서 패배 결국 1995년 탈당해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하게 된다.

YS는 이후 14대 대선에 출마 민주화의 동지이자 정치적 라이벌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된다.

대통령 당선 이후 YS의 행보는 명분 없는 3당 합당의 비판을 지울 만큼 훌륭했다. YS는 수 십 년간 군부독재정권을 만들어가며 한국사회를 지배해 온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숙군작업을 진행해 하나회를 척결한다.

또한 ‘역사바로세우기’를 통해 불법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노태우 두 대통령을 법정에 세운다.

3당 합당은 정치적으로 지금까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대의 민주주의 제도 아래에서 국민의 의사를 거스른 3당 합당은 분명 비판 받아 마땅하다.

또한 3당 합당은 현재 한국정치의 우향우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거대보수여당은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채 한국사회의 보수화를 이끌었고 실제 한국정치에서는 현재까지도 좌파정당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YS가 대통령이 된 후 이룬 업적을 논외로 한다면 그의 정치적 결정에 대한 비난도 상당하다. 14대 대선을 앞두고 노태우의 민정계는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었고 게다가 정권 자체의 지지율도 바닥을 달렸다. 결국 대통령은 YS·DJ 둘 중 하나가 되는 상황이었고 YS가 개인적 야심을 위해 명분을 버리고 3당 합당에 동참했다는 논리이다.

과거 한국정치사의 한 획을 그은 ‘3당 합당’은 최근에 와서 다시 이슈화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현재 정치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논의에서 거론되고 있는 시나리오와 유사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내년 지방선거 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을 흡수해 단일 보수 야당을 만들어낸다는 구상이다.

필자는 대의 민주주의 아래에서 정당들이 자신의 정치적 색채를 따라서 이합집산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고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과 다른 정치적 색채를 보여도 그리고 어떠한 목적도 없이 단순히 선거를 위해서 이합집산하고, 자신과 색채가 같아도 선거를 위해서 갈라서는 모습은 정치인 스스로 자신의 추한 행동에 거울을 보고 놀라야 하는 행동임이 분명하다.

그 결과와 비판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YS는 최소한 “호랑이를 잡으러 간다”는 말로 자신의 정치적 결정 속에 군부독재 청산이라는 국민적 바람이 들어있음을 밝혔으며, 그 귀 자신의 말에 상기한 바와 책임을 지는 행동을 보였다.

필자는 지금 혹여나 위와 같은 통합시나리오를 머릿속에 조금이라도 그려본 적 있는 일부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70%를 넘는 현재 상황에서 현재 자신들이 주장하고 있는 ‘반文’과 ‘지방선거 승리’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다가올지를 생각하고 있는 지를..

서울시정일보 황문권 기자 hmk0697@msnews.co.kr

※ 본 칼럼은 필자의 주관적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쓰여진 칼럼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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