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30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한국 보수정치가 이렇게 폭망한 적이 없다”며 “보수가 망해 정권을 문재인 정부에 갖다 바친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초청으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유 대표는 이와 같이 말하며 현재 정국에 대한 자신의 시각과 향후 개혁보수가 나아갈 길에 대해 설명했다.
유 대표는 “보수가 혁명적 변화를 하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또한 “낡은 보수와 개혁보수가 뭐가 다르냐는 질문을 받는데 아직까지 다른 점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100%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 대표는 보수진영이 정권을 잃은 이유에 대해서도 논리적인 분석을 내놨다. 유 대표는 “보수가 이렇게 망한 원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휘둘리고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보수가 IMF 이후 20년 간 심각해진 양극화와 불평등 그리고 불공정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이외에도 바른정당의 낮은 지지율에 관련된 질문을 받자 “세력 없이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지지를 얻어 한 석이라도 더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며 “국민의당과 통합 이야기도 그러한 맥락에서 나오는 것”이며 “길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면 같이 갈 것이지만 길을 포기하고 합당해서 의석수를 늘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의 이 발언은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이 가시화되더라도 바른정당의 정체성인 ‘개혁보수’의 정체성을 절대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정일보 최봉호 기자 hazy109upda@m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