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최종편집:2024-04-20 10:50 (토)

본문영역

국군전사자 9명, 동시에 가족의 품으로

국군전사자 9명, 동시에 가족의 품으로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12.01.17 09:42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굴된 6.25 전사자 유해, 신원확인 가능성 높여

지난 2000년 6.25전사자 유해발굴이 개시된 이래 처음으로 9명의 국군용사의 신원이 올해 1월초 동시에 확인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2000년 6.25전쟁 50주년에 즈음, 처음에는 한시적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2007년 사업 주관부서를 육군본부로부터 국방부로 이관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 전문부대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창설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그동안 국방부는 고령의 직계 유가족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하루라도 빨리 더 많은 전사자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2009년부터 전사자 유해발굴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여 가용역량을 집중한 결과, 매년 1천구 이상의 유해를 발굴하는 등 지금까지 총 6,000여구의 국군전사자 유해를 발굴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경과되고 인식표 등 신원확인에 필요한 전사자 유품발굴이 극히 제한된 관계로 작년까지 신원이 확인된 유해 수는 총 68구(연평균 5.6구)에 불과하여 혈육의 유해라도 찾기를 갈망하는 수많은 유가족들로 하여금 많은 아쉬움을 주어왔으나 다행스럽게도 금년 들어 9명의 국군전사자 신원이 동시에 확인되어 유전자 샘플 채취 참여 후 신원확인 통보를 막연하게 기다려야만 했던 유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신원확인에 필요한 단서가 없는 가운데 순수 유전자 비교검사만을 통해 4명의 신원이 한꺼번에 확인되었다는 사실이다.(검사기관 : 조사본부 유전자과)

그동안 유전자 비교검사만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는 2008년 처음 확인된 이래 매년 1∼2명에 불과하였으나, 이번에 4명의 전사자를 동시에 확인한 것은 특이할 만한 성과로 신원확인의 단서가 제한되는 6.25전사자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단순 유전자 비교검사에만 기대를 걸어야 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60여 년 이 지나도록 아직 돌아오지 못한 혈육을 기다리는 수많은 미수습 전사자 유가족들에게는 위안과 희망을 주는 결과로 보여진다.

국방부 관계자는 “발굴 유해 및 유가족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분석, 체계적으로 상호 비교검사가 가능하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상태에서 최근 3년간 급증한 유해(4,119구)와 유가족 유전자 시료(12,579개)가 축적되면서 나타난 결과인 만큼 전사자 신원확인에 있어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향후 3년 내 유해 1만구, 유가족 유전자 샘플 3만개 이상이 확보될 경우 더 많은 전사자 신원이 확인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직 참여하지 못한 유가족들은 빠른 시간 내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하여 참여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문의전화 : 1577-5625) 금년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현역장병을 대상으로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를 더욱 활발히 추진하는 등 유가족 유전자 샘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조사전문인력을 확충하여 발굴지역에 대한 면밀한 전투전사 분석과 함께 유가족을 역추적하는 등 신원확인율 향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 신원확인을 통해 아버지의 유해를 찾게 된 강원도 춘천의 민완식씨(64세)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라곤 휴가 나오셨을 때 두 살 백이 아들을 잠깐 안아보시곤 복귀명령을 받고 급히 떠나신 게 전부다. 얼마 되지 않아 부친의 전사 소식을 전해 듣고 한평생을 망연자실하며 힘겹게 살아오신 어머니도 돌아가셨는데 이제야 부친의 유해를 맞게 된다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형님을 찾게 된 경북 문경의 빈창식씨(79세)는 “장남인 형님이 전사하신 후 부모님은 평생 가슴에 한이 되어 힘든 여생을 보내셨다. 휴가 나와 전해 준 군복입은 사진 한 장이 형님에 대한 유일한 유품으로 알고 착잡한 심정으로 살아왔는데 이번 설 명절에 형님을 모실 수 있게 되어 너무도 기쁘다”면서 국방부 측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 중에는 같은 부대(8사단) 소속으로 1953년 7월 중공군 최후공세시 금성 돌출부전투(1953. 7. 13∼27)에서 함께 장렬히 산화한 5명의 전사자를 함께 발굴된 인식표를 단서로 신원을 확인함으로써 의미를 더했으며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 유가족에게는 1월 17일부터 1월 20일까지 지역관할 군단장과 사단장이 자택을 방문하여 국방부장관 명의의 신원확인 통지서와 위로패, 유품을 최고의 예를 갖춰 전달한다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