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일문일답] 박원순 "촛불의 열망 기억하고 더 밝은 미래 열 것”

[일문일답] 박원순 "촛불의 열망 기억하고 더 밝은 미래 열 것”

  • 기자명 배경석 기자
  • 입력 2017.11.28 16:02
  • 수정 2017.11.28 21:1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서울시정일보 단독인터뷰는 28일 시정, 청년 일자리, 도시재생 발전방향 등을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입니다.

■ 먼저 서울시민들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느 새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을 시작으로, 우리는 역사적으로 큰 고비를 넘었습니다. 참으로 혹독한 겨울이었지만, 위대한 시민은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이 위대한 시민과 함께 하고 촛불의 열망을 기억하고, 실천하며 더 밝은 미래를 열어나갈 것입니다."

■ 시장님께 서울시는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오로지 서울만 생각하고, 오로지 시민만 바라보고 달려온 지 횟수로 7년. 서울시는 저의 모든 것입니다. 지난 7년, 서울시가 시도한 수많은 혁신이 서울과 서울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수십 개 정책이 정부정책으로 채택되며 전국의 변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곧 ‘대한민국 혁신의 테스트베드’라는 책임감으로 서울시민의 삶 그리고 서울의 미래를 위해 제 모든 노력과 열정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입니다"

■ 현재 서울시의 도시재생 발전방향을 포함하여 대규모 재개발 및 재건축은 지양하고, 친환경 소규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시장님의 철학과 정책, 혁신과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요?

"지금 서울은 ‘지우고 새로 쓰는’ 전면철거의 시대를 넘어 ‘고쳐 쓰고 다시 쓰는’ 도시재생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비리와 주민갈등, 철거민이라는 ‘개발 시대의 그림자’를 남긴 전면철거형 뉴타운, 재개발 시대를 마감하고 주민의 동의와 참여를 통해 기존 삶의 터를 존중하는 도시재생으로 도시정비의 패러다임이 바꿔온 것. 도시재생은 서울의 삶터지도, 보행지도, 관광지도, 경제지도를 완전히 다시 쓰고 있습니다."

"지난 봄 문을 연 ▴서울로7017부터 ▴마포 문화비축기지▴60년 만에 새로 개방된 덕수궁돌담길▴70년대 비밀벙커를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여의도 지하비밀벙커'▴3척 퇴역군함을 박물관으로 재생한 서울함공원 등 잘 생긴 20곳처럼 버려지고 잊혀지고 있던 공간들이 새 가치를 입고 새 생명을 얻고 있습니다."

"뉴타운 등의 갈등으로 낙후되어 가고 있던 지역들도 도시재생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지 기반을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동북권의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인 성수동의 경우 주거와 산업이 혼재되어 정주 환경의 질이 계속 하락해 가고 있었으나 도시재생을 통해 주거 환경을 개선, 영세한 성수동 수제화 골목 역시 서울의 핫 플레이스로 변신했습니다."

■ 요즘 청년일자리에 대해 많은 시민들과 청년들이 걱정하고 있는데요. 시장님께서는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 만들고, 서울 행복도시로 만들지 궁금합니다?

"청년의 가능성은 청년 안에 있습니다. 서울시는 단순히 청년을 수동적인 수혜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넘어 청년을 일자리 창출과 발굴의 주체로 보고 청년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 중입니다. 청년 스스로 직접 고안한 사업이 바로 청년수당. 지난 정권의 정치적 압박으로 숨고르기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새 정권 출범과 함께 모든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지난 7월부터 5천 명 대상으로 지원에 들어갔어요. 이 서울발 청년수당은 전국으로 확대되어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들의 숨통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청년들에게 가장 부족한 일 경험을 축적하는 뉴딜일자리사업의 청년 비중도 2배 이상 확대했습니다. 뉴딜일자리는 공공일자리로 직무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토대로 양질의 민간 기업의 취업, 창업으로 연계하는 공공일자리의 혁신 버전으로, 지난해 참가자의 50%가 취업에 성공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어 올 해 청년 인원을 지난해 2천명에서 올 해 5,500명까지 대폭 확대했습니다."

"이 외에도 일자리 해커톤, 일자리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통해 청년이 제안한 일자리 아이디어를 서울시의 일자리 정책(뉴딜일자리, 기술교육원, 청년일자리센터, 취업날개서비스 등)과 연계, 청년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얻고, 서울시는 새로운 가능성을 수혈받고 있습니다."

■ 요즘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는 무상급식을 고등학생까지 확대해 주기를 바라는 심정이던데요. 이에 대해 시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신지요?

"‘밥 먹는 것’도 중요한 교육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제 취임 첫 업무로, 초‧중학생의 친환경 무상급식 결제 사인을 했던 것. 다만 의무교육인 초‧중학교와 달리, 고등학교의 무상급식의 도입에는 사전에 합의돼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특히, 예산 등 자치구와 협의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당장 시행은 어려운 상황인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일단 저소득층, 특수학교 학생 등을 중심으로 무상급식을 지원하면서 학부모, 자치구 등 관련 기관의 의견을 청취해 나갈 계획입니다."

■ 향후 시장님의 서울발전 목표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제 취임 후 서울시가 관철해 오고 있는 ‘사람특별시’ 철학은 앞으로도 서울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이자 나침반. 특히, 99:1의 불평등이 시대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지금, 인간에 대한 신뢰, 사람에 대한 투자만이 지금의 위기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포용성장의 사회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새해 복지 예산 10조 시대를 열어 시민의 삶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모두를 위한 경제’, 위코노믹스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서울시는 경제민주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근로자이사제, 생활임금제 등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것을 시정의 근본적 가치로 삼을 것입니다. 특히 ‘경제민주화 도시 서울’의 비전하에  대기업, 중소기업, 노동권익, 복지가 함께 맞물려 굴러가도록 유도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균형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네 바퀴 성장’을 이뤄 나갈 예정입니다."

■ 시장님께서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한 3-4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2-3번씩 남산 산책로를 달리며 몸도 만들고 체력도 보충 중입니다. 덕분에 지난 달 서울달리기대회에선 10㎞ 코스를 1시간 12분대로 주파. 내년엔 42㎞ 완주가 목표로 또 다시 몸과 마음을 만들고 있는데 무리하기 보다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준비하는 이 시간을 즐기려고 합니다."

■ 시장님 서재에 오천 권 이상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가 ㅇㅇ도서관에 기증했다고 하던데요 사실인가요? 그렇다면, 우리 젊은 세대에 책의 중요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소유’ 보다 ‘나눔’이 더 익숙한 삶을 살아왔기에, 책 기증 역시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된 것 같아요. 특히, 누군가와 책을 나눈다는 것은 지혜와 지식, 경험을 나누게 되는 것 아닌가요. 그 어떤 것보다 뿌듯한 공유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장 취임 직전엔 제가 소장하고 있던 책 3만여 권을 기증해 수원에 ‘도요새책방’이라는 이름의 작은 도서관(시민사회자료관)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엔 여성가족재단의 ‘성평등도서관 여기’에 제가 갖고 있는 여성 정책·여성 운동·여성 단체 관련 책과 자료를 기부했습니다."

■ 시장님께서는 동북아 주요 도시와 환경, 외교, 수도협력기구설립 추진 등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유라시아 전략에 대해 시장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이제 도시외교는 국가외교를 보완, 뒷받침하는 수준을 넘어 견인하는 수준까지 진화 중입니다. 서울시가 동북아 도시들과 협력, 연대의 보폭을 넓혀갈 때, 북방을 향해 닫혀 있던 문이 열리게 될 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넘어 유라시아의 수도로서 경제, 환경, 나아가 평화의 시작점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서울시는 대기질, 도로, 물, 쓰레기 등 시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들을 중심으로 정책 노하우를 공유, 현재까지 전 세계 28개국 39개 도시에 53개에 달하는 정책을 전수했습니다."

"특히, 시민들이 생활 속 체감 이슈인 대기질과 관련해 ‘호흡공동체’인 동북아 도시들의 협력 발판을 넓혀가는 중. 베이징, 도쿄, 울란바토르 등 동북아 13개 도시와 ‘동북아 대기질개선 국제 포럼’을 열어 대기질 개선 목표를 공유한데 이어 구속력과 실행력을 갖춘 대기질 관련 국제기구도 서울시 주도로 만들 계획입니다. 얼마 전 독일 순방에서 1,200개 도시가 가입된 이클레이 회장 자격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과 만나 정식으로 제안하고 긍정적 답변을 받았습니다."

■ 작년 촛불집회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결과,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촛불시민혁명이 세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습니다. 그 결과 독일 에버트 재단으로부터 '2017 에버트 인권상'을 한국 1,700만 촛불 시민들이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시장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권력은 무능했지만 시민은 위대했습니다. 작은 물방물이 모여 강물이 되듯이 시민의 열망과 분노가 뒤섞인 촛불이 광장을 채우면서 변화의 불길이 일었고, 대한민국에 찾아온 ‘국정농단’이란 초유의 국가적 위기를 한 건의 폭력이나 사고 없이, 평화적으로 극복했습니다. 표면화되지 않았던 낡은 적폐들을 청산하는 기회까지 만들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온전히 시민의 힘으로,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극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촛불시민혁명은 세계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집니다. 20년 넘게 풀뿌리 시민운동에 몸 바쳐온 한 사람으로서도, 또 6년 넘게 천만 도시의 행정을 이끌어온 서울시장으로서도 우리 서울시민들, 그리고 묵묵히 지원해준 서울시 공무원들이 고맙고 자랑스러운 마음입니다. 지난 겨울 광장의 촛불이 일상의 촛불로 이어질 수 있도록 얼마 전엔 '민주주의 서울'이라는 시민 참여 온라인 플랫폼도 열었습니다."

■ 많은 시민들이 시장님의 3선 도전여부에 대해 매우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과 시민들은 국민을 위하고 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진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다수 시민들은 이제 박원순 시장님께서 좀 더 많이 활동해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 시장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서울시장 3선은 저 개인의 문제를 떠나 서울시 정책의 연속성, 지속성과 직결, 시민의 삶, 나아가 국가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고민이 큰 것입니다. 더구나 저는 ‘무엇이 될 것인가’가 아닌 ‘무엇을 할 것인가’를 놓고 제 삶의 방향을 결정해 왔습니다. 서울시민의 삶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사명을 가져야 하는지 깊이 숙고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정일보 배경석 기자 gosiwin@hanmail.net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