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예고된 대로 12일 중동 바레인 출국 전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저는 새 정부가 들어오면서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던 사람 중 한사람”이라면서도 “지난 6개월 적폐청산을 보면 이것에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보복이냐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것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중차대한 시기에 안보와 외교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세계 경제 호황 속에서 한국경제가 기회를 잡아야할 시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 국가를 건설하고 번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나 파괴하고 쇠퇴시키는 것은 쉽다”면서 “새 정부 들어 모든 사회 분야가 갈등과 분열이 깊어졌다는 점에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최근 검찰이 진행 중인 군 사이버사 ‘댓글공작’ 수사와 관련해서는 “외교안보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군의 조직이나 정부기관의 조직이 무차별적이고 불공정하게 다뤄지는 것은 우리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국민의 불안을 털어버리고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앞으로 전진해 튼튼한 외교안보 속에서 경제가 발전해나갈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출국금지에 관한 청와대 청원이 화제가 되면서 ‘청와대 홈페이지’가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여론이 점차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이다.

게다가 검찰이 이미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댓글공작’ 의혹 관련 이 전 대통령이 연루되었다는 진술을 받아 낸 것으로 알려져 이 전 대통령이 검찰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중동 바레인에 2박 4일 일정으로 출국했으며, 현지에서 바레인 고위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강연을 마친 후 귀국 예정이다.

서울시정일보 최봉호 기자 hazy109upda@m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