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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책방]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지식인의 책방]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기자명 손수영 기자
  • 입력 2017.10.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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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일본에서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30여 년간 비어있던 교외의 한 잡화점. 강도짓을 하고 경찰의 눈을 피해 달아나던 삼인조 좀도둑이 '나미야 잡화점'으로 숨어든다. 

그곳으로 난데없이 의문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나미야 잡화점 주인' 앞으로 온 편지는 고민 상담을 담고 있다. 삼인조는 누군가의 장난은 아닌지 의심하지만, 편지에 이끌려 답장을 해주기 시작한다. 

이상한 편지는 한 통으로 그치지 않고, 답장도 이어지면서 여러 가지 고민과 인생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와 더불어 나미야 잡화점을 둘러싼 비밀도 하나 둘 베일을 벗는다.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떠오르는 살인 사건이나 명탐정의 추리 대신, 그 동안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인간 내면에 있는 선의에 대한 신뢰가 전면에 나섰다. 뚜렷한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세 명의 젊은이에게 일어난 하룻밤 동안의 신기한 일은 단순히 기묘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좀도둑 삼인조는 한마디로 ‘제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보내는 솔직한 답장 편지는 상담자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된다. 또, 이 세 사람도 고민 상담을 해 주면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결국 서로가 서로의 인생에 기적을 가져다 준 것이다. 

저자는 "타인의 고민 따위에는 무관심하고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일이라고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그들이 과거에서 날아온 편지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 라는 생각에서 결점투성이의 젊은이들을 등장시켰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서서히 변해간다. 고민과 해결,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작가) 저ㅣ양윤옥(번역가) 역
히가시노 게이고(작가) 저ㅣ양윤옥(번역가) 역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손끝 하나 꼼짝할 수 없는 것이다. 아니, 몸뚱이가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었다. 의식이 아득해져갔다. 잠들어버릴 것 같다. 그 편지글이 희미하게 뇌리에 떠올랐다.(p.147)"

"○월 ○일(여기에는 제사 날짜를 기입하도록 해라) 오전 0시부터 새벽까지 나미야 잡화점의 상담 창구가 부활합니다. 예전에 나미야 잡화점에서 상담 편지를 받으셨던 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그 편지는 당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습니까? 도움이 되었을까요. 아니면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을까요. 기탄없는 의견을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때처럼 가게의 셔터 우편함에 편지를 넣어주십시오. 꼭 부탁드립니다(p.188)"

서울시정일보 손수영 기자 hmk06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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