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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칼럼) 서울광장..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함께한 역사

(시정칼럼) 서울광장..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함께한 역사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17.09.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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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전경 / 사진 : 서울시정일보
서울광장 전경 / 사진 : 서울시정일보

서울광장은 현재 서울시청 앞에 위치한 잔디광장으로 시민들의 여가와 문화생활은 물론이거니와 민의를 대변하는 광장으로 역사적 유래가 깊다.

서울광장의 기원은 대한제국 시절 고종이 일본의 압력을 피해 아관파천을 하면서 시작된다. 당시 러시아 공사관의 위치는 현재 덕수궁 인근으로 구한말 정치의 중심이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이동한 것이다.

고종은 대한제국 시기 서울 도심 정비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현재 서울광장의 특이한 형태가 만들어지게 된다. 서울광장은 현재도 방사형 6거리 형식으로 일반적인 광장의 형태가 아니다.

서울광장의 정치적 기능은 이후 일제강점기 고종이 의문사를 당하면서 더욱 커지게 된다. 당시 시민들은 고종의 죽음을 추모하고 일제에 항의하기 위해 덕수궁 대한문에서 현재 서울광장 자리로 몰려들었고 3.1운동 당시에도 이곳은 시민들의 집합소였다.

광복 이후에 서울광장은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당의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시작된 4.19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시 경무대로 향하던 시위대의 집합소는 다름 아닌 서울광장이었으며, 시민들은 서울광장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토론했으며 정치적 주장을 하기 시작한다.

이후 군사정권을 무너뜨리고 직선제 개헌을 이뤄낸 6월 항쟁을 촉발 시킨 이한열 열사의 노제 역시 이곳에서 치러졌다. 현재도 6월항쟁 기념식은 서울광장에서 해마다 치러지고 있다.

덕수궁 대한문 / 사진 : 서울시정일보
덕수궁 대한문 / 사진 : 서울시정일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시민들의 문화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당시 붉은악마 티를 입고 응원에 참여한 많은 시민들은 이곳에서 함성을 질렀으며 우리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후 서울광장은 이명박 전 시장이 재임 중이던 2004년 역사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산업화를 상징하는 아스팔트를 벗겨내고 잔디광장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당시 서울시는 새로운 광장 조성을 목적으로 공모전을 열어 당선된 작품의 원안은 LCD로 바닥을 설계한 ‘빛의 광장’이라는 이름의 작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광장의 내구성 문제와 아스팔트로 인한 열섬 문제를 들어 현재의 잔디광장으로 조성을 결정했다고 한다.

잔디광장으로 조성된 후 서울광장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사태’로 대변화를 맞이한다. 당시 서울광장은 민주주의의 필수전제인 시민들의 대화와 토론이 이뤄졌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성숙해졌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당시 촛불집회는 정부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 경찰버스로 소위 ‘명박산성’이라고 불리는 ‘바리케이트’를 설치하는 등 민중통제로 얼룩이 졌고, 서울광장도 아름다운 모습에서 경찰버스로 주위가 봉쇄되는 등 시련을 겪게 된다.

시련을 겪던 서울광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찬반논란으로 퇴진한 후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다시 시민들에게 개방되기 시작한다.

박 시장은 열린 시정을 펼치기 위해 서울광장을 폭넓게 개방했고 그 결과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촛불집회에서 서울광장은 다시 한 번 민주주의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하기 위한 첫걸음은 대화와 토론이다. 광장은 곧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그 어떤 생각과 사상이라도 국가의 정치구조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하며, 정치는 광장에서 터져 나오는 대중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함께 해온 서울광장이 다시는 흉측한 경찰버스로 둘러싸이는 일이 없도록 기원해본다.

서울시정일보 황문권 발행인 hmk0697@m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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