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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스마트워크센터 가보니

서초 스마트워크센터 가보니

  • 기자명 송성근기자
  • 입력 2011.11.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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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처리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고요. 출퇴근 시간도 단축할 수 있고 업무에 몰입

IT 기술을 이용해 시간·장소에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방식인 스마트워크.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스마트워크가 공공부문에서 전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스마트워크가 전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효과, 정책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난 14일, 이른 아침 서초 스마트워크센터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이들은 대면보고가 익숙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업무를 보러 온 사람들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유연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자리 잡은 서초 스마트워크센터는 지난 9월 문을 연 이후 다양한 기관의 직원들이 나와 업무를 보고 있었다. 특히 거주지에서 근거리인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하기 위해 일주일에 1~2번 꾸준히 방문하는 직원들도 많았다. 센터는 공공좌석 25석과 민간좌석 5석 등 총 30석을 갖추고 있다. 공공과 민간은 사무공간을 별도로 두어 보안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사무공간은 ‘손혈관인식’ 출입통제시스템이 되어 있어 이용객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사용자 인증번호를 누르고 손을 대면 자동으로 혈관을 인식해 문이 열린다. 널찍한 사무공간에는 7개의 독립형 좌석과 칸막이가 된 일반형 좌석으로 나뉘어 있으며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등 첨단 IT 기술을 활용해 본인사무실과 동일한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개인별 PC가 아닌 정부통합전산센터의 중앙서버에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스마트오피스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이날 센터를 처음 이용해 본 고용노동부 서부지청 취업지원과 박경분 씨는 “영상회의실, 전화기, 복사기 등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어 좋다”며 “독립적인 업무공간에 있어서 그런지 업무효율도 더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워크는 회사가 마련한 센터나 집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면서 이메일 보고와 화상·전화 회의 등을 활용, 불필요한 업무와 회의·보고 등을 최소화해 핵심 업무의 작업 능률을 높이는 유연한 업무 방식이다.
특히 스마트워크센터, 출장지 등에서 PC, 노트북 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단말기로도 동일하게 업무수행이 가능하다.

최근 KT나 삼성SDS 등 대기업도 속속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하며 업무의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스마트한 업무수행이 가능해지면서 출퇴근 거리와 시간 단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절감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도 커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사무직 860만명이 스마트워크에 동참할 경우 연간 111만t의 탄소배출량이 감소되고, 1조6000억원의 교통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행안부는 지난해 도봉과 분당에 2개 스마트워크센터를 개소하고 올해에는 서초, 일산, 부천 등에 8개 센터를 추가 구축했다. 10개 정부부처와 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4600여명이 스마트워크 체험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11월부터는 전 중앙부처에서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본격적인 확산을 시작하고 있다. 또한 오는 2015년까지 전국에 50개의 공공 스마트워크 센터를 구축하고 민간형 스마트워크 모델 개발 및 지원 등을 통해 민간형 스마트워크센터 구축도 추진할 방침이다.
사실 스마트워크 도입 초기만 해도 성공을 장담키 어려웠다. 그간 한국사회에 뿌리박힌 직장사회의 ‘대면문화’ 때문이었다.
하지만 효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확산됐다.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업무를 볼 수 있는 스마트워크가 실현되면서 생산성 향상이나 출퇴근 시간 절약으로 인한 비용절감 및 일과 개인생활을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충북 오송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 김소영 씨는 일주일에 한 두번씩 스마트워크를 이용한다. 자택인 서울 잠실에서 가까운 서초 스마트워크센터로 출근하는 시간은 불과 20분. 충북 오송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는 대신 오전에는 집근처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근무를 하면서 출퇴근 시간이 절약됐고 끊김 없는 업무수행 등이 가능해졌다.

“업무망 등 내부시스템도 스마트워크센터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처리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고요. 출퇴근 시간도 단축할 수 있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어 그간 밀린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때 많은 도움이 돼요.”

대전에 본청을 두고 있는 중소기업청에서 근무하는 정해진 씨는 서울에 출장근무가 있을 때는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서울로 출장 나올 일이 있을 땐 스마트워크를 꼭 신청해요. 서울에서 출장 업무를 보고 대전청사로 가면 왕복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죠.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업무를 보는 게 훨씬 효율적이예요.”

국토해양부 토지정책과에서 근무하는 정은정 씨는 서울 행당동 자택에서 과천 청사로 매일 두 시간 이상을 출퇴근 시간으로 소요한다. 하지만 매주 월요일, 일주일에 한 번씩 스마트워크를 시작한 이후 정씨는 30분 만에 스마트워크센터로 출근해 하루의 일과를 빨리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업무효율도 면에서도 만족스럽다. 직장에서는 각종 회의와 민원, 잡무 등으로 업무처리를 할 시간이 빠듯한 반면 스마트워크센터에서는 오로지 업무처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업무 집중도도 훨씬 높다.
“스마트워크를 시작한 이후 사무실에서 처리하는 업무량보다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처리하는 업무량이 훨씬 많죠. 나만의 공간에서 일할 수 있으니 업무효율도도 높을 수 밖에 없어요.”

정씨는 스마트워크가 도입되기 전부터 모바일 재택근무를 통해 ‘스마트워크’를 몸소 실천해왔다.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직장맘인 정씨는 늦은 심야 시간까지 업무를 봐야 하는 경우, 퇴근 후 자택 PC에 설치해 놓은 인트라넷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곤 했다.

“스마트워크는 말 그대로 스마트한 환경, 스마트한 생각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 기기를 통해 업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이 구축돼 있는데 이용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메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메일 회신을 통해 업무를 볼 수 있고 원격 회의공간에서 화상회의도 할 수 있고요. 스마트워크의 다양한 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죠.” 이같은 생각은 비단 공무원들만의 생각은 아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해 온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지원부 김영운 씨는 “점차 변화되는 직장문화 덕분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어 오히려 업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서 “앞으로 민간기업 등 전 사회로 확산돼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음 좋겠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스마트워크센터 뿐만 아니라 모바일 이동근무를 위한 모바일 정부(M-Gov) 구축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움직이면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 중이다.

박진수 행안부 미래정보화과 사무관은 “지난 7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이 개정돼 누구라도 스마트워크를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고, 스마트워크를 이유로 인사상 불익을 주지 못하도록 규정이 신설됐다”면서 “내년부터는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을 대비해 정부중앙청사 및 세종청사, 국회 등에 출장자들을 위한 ‘출장형 스마트워크센터’도 구축해 스마트워크를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면보고가 익숙한 우리의 조직문화에서 아직까지 스마트워크가 익숙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환경이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된 것 처럼 앞으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가 보편화될 것이다.

‘스마트’한 업무환경, ‘스마트’한 사회는 시스템과 프로세스 측면 만을 일컫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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