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서인석의 유머칼럼] 욕설천국 대한민국 11탄...천천히~ 좀 더 천천히
어떤 여자 운전사가 앞을 가로막고 서툴게 운전하자 뒤에 서있던 차가 클락숀을 울리면서 소리를 친다. “야 운전 똑바로 안 해? 그렇게 운전 하려면 차라리 집에서 밥이나 하지 차는 왜 끌고 나오냐?” 그러자 그 여자가 지지않고 한마디 응수한다.“그래~밥 하려고 쌀 사러 나왔다 이놈아~”
내가 유머로 풀긴 했지만 충분히 있을만한 이야기다.
당신은 하루에 욕을 몇 번이나 하는가? 또 언제 가장 욕을 많이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대다수가 운전 중이라고 대답 할 것이다. 누가 나에게 "오늘 운전 안전하게 잘 하셨나요?"하고 묻는다면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나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나름대로 안전하게 운전을 했다고 답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이번엔 "오늘 운전하면서 본 다른 운전자들도 안전하게 운전 하던가요"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지 궁금하다. 또 "오늘 출·퇴근길 운전 중에 욕은 안 나오던가요·"라고 질문하면 한 번도 안 했다는 운전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도 궁금하다.
어느 인터넷 기사의 댓글에 자신이 선진 외국에 가서 1200km를 운전하면서도 짜증 한 번 없었고 평화로운 느낌이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운전대를 잡은 지 10분 만에 욕이 나오더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렇듯 우리들이 운전 중 욕을 많이 하는 이유는 우리의 급한 성격 때문은 아닐까? 나는 요즘 훈련 탓인지 나이 탓 인지 대체로 느긋한 운전을 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나처럼 운 전 하는 것도 내 맘대로 못한다. 뒤에서 빵빵거리며 창문을 닫아 말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입모양을 보면 욕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나는 웃으며 “그렇게 급하면 어제 출발하지 그랬냐~”라고 중얼거리곤 한다.
한국인이 얼마나 급한지 외국인과 비교해보자.
외국인: 버스는 정류장에 서서 기다리다 천천히 승차한다.
한국인: 일단 기다리던 버스가 오면 도로로 내려간다. 종종 버스와 추격전이 벌어진다 문 열리기도 전에 문에 손을 대고 있다. (그러면 빨리 열리냐?;)
외국인: 인도에 서서 “택시” 하며 손을 든다.
한국인: 도로로 내려가 택시를 따라서 뛰어가며 문손잡이를 잡고 외친다. “서초동”급하면 “따불”
외국인: 야구는 9회말 2사부터. 힘내라 우리편! (끝까지 응원한다)
한국인: 다 끝났네, 나가자.(9회말 2사쯤이면 관중이 반으로 줄어있다)
외국인: 그 영화 어땠어? 연기는? 내용은?
한국인: 아 그래서 끝이 어떻게 되는데!!
외국인: 자판기의 커피가 다 나온 후, 불이 꺼지면 컵을 꺼낸다.
한국인: 자판기 커피 눌러놓고, 컵 나오는 곳에 손 넣고 기다린다.
가끔 튀는 커피에 손을 데기도 한다.
외국인: 사탕을 쪽쪽 빨아먹는다.
한국인: 사탕 깨물어 먹다가 이빨 부러진다.
외국인: 아이스크림은 혀로 핥으며 천천히 먹는다.
한국인: 아이스크림은 베어 먹어야지 핥아먹다간 벌떡증 걸린다.
대한민국이여~
천천히~
좀 더 천천히~살자!
인생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아직 많이 남았다.
서울시정일보/(주)미디어한국 논설위원 서인석 http://blog.naver.com/sis_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