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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서울시장 후보 박영선을 위한 지지지지(知止止止)

[섬진강칼럼] 서울시장 후보 박영선을 위한 지지지지(知止止止)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1.03.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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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칠 줄을 알아서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지지지지(知止止止)라는 노자의 말을, 이미 결단을 했어야 할 정치적 판단의 때를 놓치고, 스스로 여생을 멋지게 마감하는 기회마저 잃고 있는 인간

사진 설명 : 전봇대에 앉은 까마귀다. 까마귀도 날 때와 앉을 때를 안다.
사진 설명 : 전봇대에 앉은 까마귀다. 까마귀도 날 때와 앉을 때를 안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오늘 전 서울시장 박원순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후 정치적 사회적으로 끝없이 가해지고 있는 2차 3차 가해를 견디지 못한 피해자가 직접 나선 기자회견이 있었고, 이에 대하여 서울시장 후보로 지목된 박영선이 기자들의 질문에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SNS에 답을 하겠다하였고, 약속한 대로 SNS에 글을 게재하였는데, 역시 박영선이라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하다.

과연 그게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린 진심을 담은 사과문인지, 아니 솔직히 말해서 정치적 관점에서 보아도 그걸 피해자에 대한 사과로 이해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서울시장 후보 박영선이 성추행 피해자의 호소에 응한 답변의 글을 읽고 드는 생각은, 니들이 아무리 떠들고 지랄들을 해도 영선이는 벗들과 함께 즐거운 꽃구경 화전놀이 간다는 정도 뭐 이런 느낌이었다.

이미 기획한 거지만, 박영선이 장관직을 던지고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을 때 일이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이에게, 딱 하나 유일한 방법은 현장에서 생생한 뉴스를 전하는 앵커 박영선은 승리하겠지만, 결코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이유는 명확했다. 성추행이 드러나자 자살해버린 서울시장 박원순과 이어 드러난 비서실의 성폭행으로 빚어진 낯부끄러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성 정치인 박영선이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젊은 날 국민들의 귀와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던 앵커 박영선이면, 박원순의 성추행을 정면으로 돌파하여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혹 정치적 변수가 있다 하여도, 야당에는 선거 때마다 나서는 정치판의 각설이 안철수라는 박영선에게 아주 좋은 약이 되고 밥이 되는 물건이 있기에,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박영선으로 모을 수 있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두고 보면 알겠지만, 여성인 박영선 자신이 성추행범 박원순을 위로하는 굿판의 무녀를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다시 말해서 현장에서 생생한 뉴스를 전하는 앵커의 시선으로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할 서울시장 선거를, 한마디 속된 말로 잘라 말하면, 박영선 자신이 창녀촌 번영회장 선거로 만들어버릴 것이기에, 실패할 거라고 인생 말년에 추하게 될 거라고 말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캠프가 차려지고, 박영선이 전면에 내세운 이른바 얼굴마담들을 보면, 하나같이 서울시민들의 뇌리에서 지워야 할 선거에 치명적인 박원순의 성추행을 떠올리게 하면서 반감을 일으키는 인물들이었는데, 글쎄 글이라 하여도 차마 직접 언급할 수 없는 이야기들, 저잣거리 입 달린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서 뭐라고 하면서 웃는지를 서울시장 후보 박영선은 알았어야 했다. 

결국 정치적으로도 아둔하고, 같은 여성으로 성추행 피해 여성의 고통을 외면하는 박영선의 선거 전략은, 가뜩이나 박원순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후 평범한 삶의 일상을 잃어버린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물론, 살아야 할 일들을 두렵게 만들어버리는 또 다른 가해였으며, 마침내 피해자의 분노를 촉발시키는 자충수가 돼버렸고, 그 결과가 오늘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서울시민들에게 호소하는 기자회견이었고, 어리석은 박영선의 자업자득으로 결론이 나버린 것이다.

그칠 줄을 알아서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지지지지(知止止止)라는 노자의 말을, 이미 결단을 했어야 할 정치적 판단의 때를 놓치고, 스스로 여생을 멋지게 마감하는 기회마저 잃고 있는 인간 박영선에게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지금 판단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를 심사숙고하여 보기를 권하며 여기에 전한다.

어차피 정치판에서 더럽힌 몸 끝까지 뒹굴다 정치인 박영선으로 추하게 인생을 끝낼 것인지, 아니면 이제라도 현장에서 생생한 뉴스를 정해주던 젊은 날의 여성 앵커 박영선으로 돌아가 민생들과 함께 여생을 보낼 것인지를, 마음 깊이 생각하여 보기를 바라며, 박영선을 위한 지지지지(知止止止)를 여기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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