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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석 칼럼]... 어느 중년 개그맨의 자살

[서인석 칼럼]... 어느 중년 개그맨의 자살

  • 기자명 서인석
  • 입력 2017.07.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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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떠났어도 그의 유행어는 영원 할 거다 ‘반갑구만~ 반가워~~’

▲ `반갑구만~ 반가워~ ` 유행어의 주인공 고 조금산


[서인석 칼럼]... 어느 중년 개그맨의 자살


8년 연속 세계1위 하루 48... 이게 무슨 숫자일까? 그렇다 자살의 기록이다. 대한민국은 불명예스럽게 8년 연속 OECD 국가 중 자살률 세계 1위다. 지금도 누군가는 30분에 한명씩 다리위로 올라가거나 번개탄을 피운다.


어제 동료개그맨의 자살소식을 듣고 지인부부와 함께 진하게 소주한잔 하면서 다시 금 이 글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글의 일부분은 내가 이전 신문에 기고했던 글이고 이번에 발간되는 유머칼럼 나는 코미디언이다의 수록된 글이기도 하다.


故 조금산은 1980년대~90년대 초 인기 프로그램인 KBS '유머일번지'에서 활약했다. 1984KBS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김한국, 이봉원 등과 함께 개그맨 공채 2기로 데뷔한 조금산은 KBS2 '유머1번지'에서 '반갑구만, 반가워'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고 조금산의 유행어는 2015년 신드롬을 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연 혜리가 사용해 다시금 유행하기도 했다.


故 조금산은 개그맨 시절 평소에도 독서를 많이 하며 개그맨들 중 잡학상식이 많았던 인물 중 하나로 기억된다. 항상 조용한 성격에 나내지 않았던 성격의 고 조금산 이다.(개그맨 들 대부분은 나대는 성격이다.)

이런 조용한 학자풍의 성품이 매력이었던지 당시 희극인실 경리를 맡아보던 미모의 아가씨와 결혼 하게 된다. 그 미모의 아가씨는 kbs 총각 개그맨들의 구애의 대상이었으며 미스 롯데 출신인걸로 기억된다. 얼마 후 난 sbs로 스카웃되어 이적 하게 되고 그와의 소식이 끊겼다.


그 후 그가 미국으로 이민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역시 본인방송의 사양길 때문이리라. 한 때 본인이 최정상의 인기에 머물렀다가 시대가 바뀌면서 본인이 설 방송의 자리를 잃고 코미디 계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해 미국으로 간 걸 것이다. 나도 그러한 일들을 격었으니 더욱더 그를 이해하는 바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나에게 모르는 번호 하나가 뜨며 울려온 전화한통! 받아보니 정말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목소리의 故 조금산 이었다. 형식적인 대화가 오가고 난 후 그는 나에게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꺼냈다.

...미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되서 그러는데 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겠냐구? 야간업소 출연을 말하는 거였다., 오래 전 나는 야간 업소의 황제라는 닉네임이 있었다, 강남 일대 아니 대한민국 유명 업소들은 출연을 안 해본 곳을 찾기 힘들 정도였으니 ...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나 나도 그도 나이도 들었고, 인기도 바닥으로 떨어져 퇴색되었으며 또 가장 중요한 것이 그 당시 야간업소들은 경기침체로 연예인들을 무대에 세울 엄두를 못 낼 때였다. 내가 그 당시의 한국의 야간업소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만나서 소주한 잔 하자고 하였으나 다음에 연락드리겠다며 끊은 통화가 그와의 마지막 통화였다.


그의 자살의 이유가 경제적인 이유라는데 그건 일부분의 이유고 중요한 것은 고독이라는 것 일거다. 고독, 상실감, 열등의식,허탈감,등의 기분들 ...아마도 그의 아이들은 이혼 한 아내와 미국에 두고 왔을 것이고 그는 한국에서 홀로 재기를 위해 몸부림을 쳤을 것이다. 생활고도 생활고지만 극심한 외로움이 문제를 불러왔을 것이다...이게 큰 문제다.


인간이란 글자는 사람인에 사이 간을 쓴다. 즉 인간은 사람사이에 살아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근황을 알고 가까이 했던 동료들은 없었나보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개그맨들은 그 가 자살하고 나서의 소식을 희극인실이나 노조를 통해 전해들은 것이 아니고 뉴스를 통해 접할 수밖에 없었던 것 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죽고 싶을 때가 많다. 나도 수십 번이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 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실패하고 말았다. 난 그날 살아나서 이렇게 넋두리하였다. 으이그 빙신 같은 놈~이런 걸 하나 성공하지 못하냐고...


은 사람이 줄어서 된 단어이다. 사람은 사람 속에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한다. 사람의 관계 속에 내가 살아있는 것이다. 고독하면 안 된다. 힘들 때 마다 날 위해 걱정해주고 나와 같이 울어주는 내 가족과 주변을 생각하자.


혹시 지금 이순간이 힘들다고 자살을 생각했다면 생각을 바꿔보자. 자살의 80프로는 우울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20프로는 즉흥적으로 한다. 그냥 소주 한 병 마시고 술김에 즉흥적인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다. 얼마나 어이없는 선택인가? 자살을 안 해도 우린 모두 죽는다. 걱정하지 마라~ 때가 되면 순서에 입각해서 다~~ 죽는다.


자살을 거꾸로 읽으면 살자 이다.” 어차피 죽을 결심한 거~ 죽을 마음으로 살아보자~


내려놓자. 모든 걸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 괜찮다. 누가 내 인생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쪽팔릴 것도 없다. 쪽팔림은 내 자신이 만들어 내는 거다. 남들은 나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 안하며 날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왜냐? 그들도 자기 살기 바쁘기 때문이다.


그는 떠났어도 그의 유행어는 영원 할 거다 반갑구만~ 반가워~~’

▲ kbs유머일번지 인기코너였던 북청물장수,사진 왼쪽부터 장두석,고 조금산, 이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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