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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세상의 봄을 아는 것은 매화꽃 한 송이면 충분하다

[섬진강칼럼] 세상의 봄을 아는 것은 매화꽃 한 송이면 충분하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1.03.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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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것은 멀쩡하다는 국민들이다. 어차피 정신병동의 환자들은 그렇게 외치며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일상이지만, 그 환자들이 외치는 소리에 현혹되어 자기 정신을 잃어버리고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는 국민들

사진 설명 : 세상의 봄을 알리고 있는 한 송이 매화꽃이다.
사진 설명 : 세상의 봄을 알리고 있는 한 송이 매화꽃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조선 최고의 문장가이며 선비였던 명신(名臣) 신흠(申欽,1566~1628년) 선생과 광해군을 축출 폐위시키고 반정에 성공한 인조(仁祖, 1595년~ 1649년) 둘 사이가 어떤 관계였으며, 진실로 바른 임금과 바른 신하가 어떠한 것인지를, 다음 두 가지 역사를 보면 잘 알 수가 있다.

첫 번째는 1623년 3월 13일 광해군을 축출 폐위시키고 반정에 성공한 인조(仁祖)가 이틀 뒤 15일 조정을 안정시키는 육조판서를 정할 때 신흠(申欽) 선생을 이조판서(吏曹判書)로 삼았고 4개월 뒤 7월 29일 우의정을 삼았는데, 이로써 인조와 신흠 선생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를 충분히 헤아려 볼 수가 있다.

두 번째는 3년 뒤 1626년 임금 앞에서 보는 과거시험(전시殿試)을 총괄하는 시관(試官)을 맡은 우의정 신흠 선생은 아들과 손자가 응시하는 것을 알고 이를 회피하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에 인조는 자신이 직접 관장하는 시험이라 신흠 선생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며 만류하였지만 선생은 끝내 응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과거시험이 끝난 뒤에도, 정당성이 없을뿐더러 나쁜 선례를 만드는 일이라며 끝끝내 뜻을 굽히지 않는 사직과 이를 만류하는 답이 몇 번을 오고간 끝에, 9월 24일 인조는 아홉 번째 답에서 “나도 끝내 형식만 숭상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으므로 이제 우선 경의 요청을 따라 경의 뜻을 편안케 하고자 한다.”며 사직을 허락, 다음날 25일 우의정 신흠 선생을 판중추부사(특별한 업무가 없는 명예직)로 삼았다는 기록은. 바른 임금과 바른 신하가 어떠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신흠 선생이 3년 동안 맡고 있는 우의정이라는 직책이 오늘날 국무총리와 같은 권세의 자리이고, 더하여 선생과 임금인 인조의 관계가 매우 돈독할뿐더러, 인조가 허락한 관계로 아들과 손자가 대과(大科)에 응시하는 것 자체가 별 문제 될 것이 없음에도, 한마디로 오늘날 횡행하는 부정시험의 관점에서 보면, 아들과 손자를 합격시킬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선생은 전시(殿試)에 대한 공정성이 훼손되고 나쁜 선례를 남긴다며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선생의 청렴하고 올곧은 인품과 저간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절대 군주인 인조는 괜찮다며 사직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생은 절대 군주인 임금 인조의 거듭된 만류를 뿌리치고 응하지 않았으며, 과거시험이 끝난 후에도 끝까지 사직을 고집 관철시켰는데, 이러한 사실은 왜 선생이 조선 최고의 반열에 드는 선비이며 명신인지를 분명하게 확인시켜 주고 있으며, 예나 지금이나 선비와 공직자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것으로, 시사를 하는 바가 크고 크다.

촌부가 엊그제 “신현수 민정수석에게 권하는 상촌 신흠선생이 저술한 민심론”에 이어, 오늘 다시 신흠 선생을 거론하는 것은, 대통령 문재인과 그가 임명하고 있는 장관들을 포함 모든 임명직들이 함께 이와 입술처럼 벌이고 있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썩을 대로 썩어버린 내로남불의 정치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요 며칠 불거진 LH 직원들 땅 투기 의혹에 국토부 장관 변창흠은 아무런 관련이 없을까? 뉴스를 보면 투기 의혹을 받는 직원들이 토지를 매입한 기간이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있던 시기와 겹쳐지고 있는데, 정말 부끄러움은 없는 것일까? 변 장관으로 하여금 조사를 하게 하는 것이 옳은 정치일까?

최전방 감시 장비 납품비리는 또 어떠한가? 그리고 민주당이 혈안이 되어 있는 검찰 해체는 누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들에게 그럴 자격이 있는 것일까? 국민들의 눈에는 도둑놈들이 검찰을 없애는 것으로만 보이는데......

오늘 촌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모든 사단의 원인이며 시작인 문재인과 조국이의 관계를, 인조와 신흠 선생의 관계에 대비시켜 보자는 것이다.

만일 조국이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자신들이 천명한 5대 비리 공직배제 7대 비리 공직배제를 지키고 장관들을 임명하는 본을 세웠다면 어찌되었을까?

만일 조국이가 법무장관 임명 당시 부인과 자녀들의 입시비리 문제가 불거졌을 때 깨끗이 인정하고 물러났더라면 오늘 조국의 신세가 어찌 되었을까?

부연하면, 조국이 법무장관을 하려는 것은 개혁보다는 대권후보를 위한 국정의 경력을 쌓는 사전 작업이라는 것이 민심이다.

특히 조씨가 알게 모르게 저지른 비리로부터 부인과 자녀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제기된 시작점에서 시원하게 사과하고 물러났더라면 어찌 됐었을까?

그랬더라면 아마 모르긴 해도 조씨는 무관의 제왕이 되어, 자신이 문재인을 내세워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서 모두 이룰 수 있었을 것이며, 어쩌면 지금쯤은 차기 대권 후보로 가장 유력하고 확실한 존재가 되어 있을 것인데...... 

오늘의 결과로 보면, 스스로 잘못된 판단으로 사랑하는 가족들 모두를 부끄러운 시대의 괴물로 만들어버리고, 모든 것들을 잃어버린 문재인의 주인인 조국이야말로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가장 어리석은 속물이다 할 것이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세상을 어지럽히는 내로남불의 화신이 돼버린 조씨에게 촌부가 일러주고 싶은 한마디는, 크든 작든 본래 칼이라는 것은 내 손에 들었을 때 내 칼이지, 남의 손에 쥐어준 칼은 그 순간 내 칼이 아니라는 상식이다.

쉽게 말하면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모두 빼앗아 어떤 이름으로 누구에게 주던 그 새로운 관청과 사람들이 조씨의 사조직인 될 수도 없거니와, 그 조직들과 사람들이 조씨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금 조씨가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내세워 절대적인 가치이고 제도라며 침을 튀기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이 봄날 방배동 아파트 앞 화단에서 피고 지는 꽃들보다 못한 일이라 한다면 이해를 하려는지 .......

안타까운 것은 멀쩡하다는 국민들이다. 어차피 정신병동의 환자들은 그렇게 외치며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일상이지만, 그 환자들이 외치는 소리에 현혹되어 자기 정신을 잃어버리고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는 국민들이다.

조국이와 그 가족이 검찰의 표적수사로 억울하게 당했다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촌부가 해주고 싶은 한마디는, 세상의 봄이 왔음을 깨달고 그 봄을 아는 것은 매화꽃 한 송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강변에 핀 한 송이 매화꽃을 보고 봄을 알 듯, 400년 전 1626년 절대 권력인 임금 인조의 신임을 받고 있으면서, 무엇보다도 아들과 손자가 대과(大科)에 응시하는 것 자체가 괜찮다고 임금이 허락하였음에도, 스스로 나쁜 선례를 만들 수 없다며, 여덟 번의 사직을 청한 끝에 기어이 관철시킨 상촌(象村) 신흠(申欽,1566~1628) 선생을 보고, 스스로 사리분별을 못하는 우매한 속물들이 돼버린 자신들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조씨와 그 수하인 문재인이 만들어놓은 내로남불의 나라에서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되는 일이지만, 진실로 민생들이 살기 좋은 나라는, 신흠 선생과 같은 사람들이 존경받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는 나라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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