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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시대의 마지막 광부 사진작가 전제훈의 막장...빛을 캐는 광부展

[문화] 이시대의 마지막 광부 사진작가 전제훈의 막장...빛을 캐는 광부展

  • 기자명 조승희 기자
  • 입력 2021.02.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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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 10일까지 전시

[서울시정일보 조승희 기자] ‘마지막 광부’로 일하며 갱내 작업 현장을 기록하는 사진작가 전제훈 초대전이 평창동 소재 금보성아트센타에서 전시 중이다

본관 1층과 지하층 공간에, 광부의 작업복, 안전모, 장화, 막장에서 캐낸 석탄등도 함께 전시하며 지하 어두운 전시공간에 캡램프를 쓰고 내려가 관람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해 마치 막장에 들어온 것 같은 분위기를 경험 할 수 있게 했다.

1983년 함태탄광이 첫 함태에서 취미로 시작했던 사진으로 역사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에 광부의 몸으로 기록자의 마음몸으로사진집 광부 출간과 전시회등 사진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아 간다.

기록의 가장 큰 목적은 기억하고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광부이자 사진작가인 전제훈에게 기록은 남다른 것은 광부 사진을 찍는 광부이기에 지난 30년 동안 현장에서 일하며 남들처럼 노동의 땀을 흘리는 곳인 동시에 없어질지도 모를 자취를 기록하는 곳이었다.

그때의 마음은 노동의 필요와 기록의 필요가 합쳐진 것이다. 국내 탄광은 사라질 위기라광부의 눈으로 광부를 찍는 전제훈의 기록이 더욱 특별하다. 자신을 여기에 있게 해준 탄광과 광부를 담으려고 마음먹고 있던 것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을 때, 기록은 역사의 뒤안길로 희미해지는 것을 기억하게 한다.

1980년대 300여개였던 탄광이 강원도 도계(道界)에는 공기업인 대한석탄공사에서 운영하는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 그리고 민영 탄광인 경동광업소 세곳만 남아 있다.

폐광으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위의 탄광에 재취업하기도 했다. 지금 탄광에서 일하는 이들은 스스로 ‘마지막 광부들’이라 생각한다. 광부들은 지하 4,000미터 아래 좁은 공간에서 석탄을 캐낸다.

습도와 지열이 높아 막장의 온도가 30도를 넘는다고 한다. 흥건히 젖은 땀에 탄가루가 달라붙어 작업복은 반들반들 빛났다. 광부들은 땀을 말리기 위해 젖은 옷 속으로 호수를 집어넣어 외부공기를 투입시킨 다는데, 갱내에 들어갈 때는 작업복을 두벌이상 챙겨가야 한다고 했다.

옷에서 흘러내린 땀이 장화 속으로 들어가, 장화를 쏟아보면 땀이 물처럼 흘러 나온단다. 이런 열악한 조건의 중노동 속에 사진 기록까지 한다는 것은 사명감이 아니면 도저히 해 낼 수 없는 일이다.

몇 년 전에 명예퇴직을 했지만, 폐광할 때 까지 더 기록하기 위해 다시 입사했고 그동안 개인전이나 단체전도 여러 차례 참가했고 사진집으로'광부Ⅰ 검은영웅들'과 '광부Ⅱ 프로메테우스의 후예들'도 펴냈다. 사진작가 전제훈은 작품에 관하여 “내가 작품을 만드는 이곳은 너무 깜깜해서 당장 코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그런 곳이다.

하이바에 달린 안전등 하나가 내 앞길을 밝혀 주지만, 땅속 깊은 거대한 암흑 속에서는 작은 성냥불만도 못하다. 또한 철저한 계획을 가지고 작업하지만 당장 1분 후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르는 우리 인간의 삶과도 같다.

삶에 에너지가 되어 주었던 탄광은 이제 서서히 그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석탄이 바닥나기도 전에 탄광은 모두 문을 닫을 것이고, 암흑에 쌓인 이곳의 삶도 같이 사라질 것이다.

나는 탄광의 마지막 광부세대다“라고 전한다. 칠흑같이 어두운 탄광을 찍었지만, 따뜻한 사람냄새가 풍기며 삶의 현장에서 인간애가 물씬 느껴지는 진짜 사진으로 전무후무한 광부사진의 역사의 한 획으로 남겨진다.

전제훈의 ‘빛을 캐는 광부전’은 110일까지이며 관람의 기회를 놓친다면 작품집을 구해보기를 권하며 전시도 꼭 한번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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