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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입양 아동의 문제 정세균 총리가 나서라

[섬진강칼럼] 입양 아동의 문제 정세균 총리가 나서라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1.01.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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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인지, 뭣이 중한지를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백 가지 제안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마는, 진실로 정부가 하려고만 든다면 복잡할 것 없다. 제2 제3의 정인이 죽음을 방지하면서 국내 입양을 활성화시키는 답은 간단하다

사진 설명 : 정세균 국무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이 국회에서 나란히 앉아 숙의하는 모습
사진 설명 : 정세균 국무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이 국회에서 나란히 앉아 숙의하는 모습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헤아려보니 벌써 40년이 다된 1980년대 초의 일이다. 당시 백지상태였던 불교사회복지에 관하여, 촌부 나름 깊은 연구를 통해서 발표한 것이, 비인간적인 단순 수용시설에 불과한 열악한 환경의 고아원과 양로원을, 가장 불교적인 사상으로 인간의 존엄을 실현시키는 복지원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민간이 주도하고 국가는 법과 제도로 지원)

당시 촌부가 주장했던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고, 석가모니가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은 후 오른 손은 하늘로 쳐들고, 왼 손은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고 외친 참뜻, 즉 이 무궁한 우주에서 유일무이한 존재인, 인간 자신의 존엄함을 찾아, 인간정신으로 인간이 즐겁고 행복한 인간 세상을 구현하라는 진리의 가르침을 현실세계에서 복지제도로 실현시켜보자는 것이었으며, 이것을 바탕으로 버려진 아이들을 국내 가정에서 입양하는 문제에 대한 주장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고아들이 국내 가정으로 입양될 경우, 아이가 대학을 마치고 성인이 되어 독립된 가장으로 보편적인 사회의 일원이 될 때까지, 국가에서 의료비와 교육비를 전액 면제하여 주자는 제안을 1983년 봄에 발표하였다.(입양된 가정에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입양된 아이들이 미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기에 반대)

이후 뜻을 모은 사람들과 함께, 불교 경전에서 말하는 자비와 인간존엄을 바탕으로 하는, 가장 자비롭고 인간적인 복지원을 직접 설립하려다. 사실상 아이들의 생긴 용모와 건강상태에 따라, 거액과 헐값으로 사고파는, 충격적인 입양의 비리에 생각을 접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엊그제 대통령 문재인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어린 입양아 정인이 학대 사망과 개선에 관한 질문을 받고, 문재인의 마음 자체를 의심하게 만들어버린 “입양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하는 방안이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경악할 답변은, 가뜩이나 코로나와 경제난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온 나라 국민들로 하여금, 그게 사람이 할 소리냐며 혀를 차게 하는 한심한 짓이 돼버렸다.

여론이 들끓자, 청와대 대변인이 주절주절 해명이랍시고 쏟아내는 말들을 액면 그대로 믿고, 백번을 양보하여 즉석에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라고 하여도, 명색이 대통령 이전에 인권 변호사로 평생을 살아왔다는 문재인이, 학대로 숨진 어린 입양아 사건을 보는 마음과 판단에,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이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의문을 갖게 하는 심각한 일이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촌부가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국내 입양의 근본을 흔들어버리고 불신하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 좀 더 솔직하게 말해서, 입양에 관하여 뭔가를 잘 아는 관련 단체와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문제는, 입양아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일부이지만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 종교단체들이, 어린아이 입양을 돈과 사회적 명리를 챙기는 도구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고, 그것을 막을 근본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어린 정인이 학대 사망에서 보았듯이, 입양하는 개인은 물론 교회와 사찰 등 종교 단체의 대부분은, 국고지원과 방송 등을 이용하는 사회적 모금이 필수이고, 여기에 개인은 아파트 분양조건이 더해지는 등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있으며, 이러한 조건들이 교묘히 악용되고 있는 것이, 아주 오래된 관행이었고 현실이며, 이것이 국내 입양을 실패시키고 어린 정인이를 죽음으로 내몬 원인이다.

신년 기자회견의 자리에서 문재인이 벌인 말실수에 경악하는 여론이 들끓자, 청와대 대변인은 해명에 바쁘고, 여당은 제도를 개선하는 법안을 만든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내놓고 있는 제안들을 보면, 문재인이 그랬듯이 여전히 근본을 모르고 있는 먹물들의 소란일 뿐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뭣이 중한지를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백 가지 제안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마는, 진실로 정부가 하려고만 든다면 복잡할 것 없다. 제2 제3의 정인이 죽음을 방지하면서 국내 입양을 활성화시키는 답은 간단하다.

이 해답을 내는 일은,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청와대가 추진하는 것보다는, 코로나 방역에 성공하면서 민생경제를 살려내는 일에, 혼신을 다하고 있는 정세균 총리가 최재형 감사원장과 복지부 장관을 한자리에 초빙, 국내의 입양제도를 개선하는 전권을 주고, 가장 인간적이고 바람직한 해답을 내라고 하면 된다.

촌부를 비롯해 입양제도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과 관련 단체들이 내놓고 있는 이런저런 나름의 제안들은, 이미 세상이 알고 있는 것처럼, 두 아들을 가슴으로 입양, 영혼까지 사랑하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마음과 실천에 비하면, 쓸데없는 탁상공론일 뿐이다.

이러한 연유로 정세균 총리가 최재형 감사원장을 초빙, 그가 가지고 있는 입양에 관한 그 마음과 아이들을 바르게 양육해온 과정들을, 복지부 장관으로 하여금 법규와 제도로 다듬어, 올바른 입양문화로 만들어내게 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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