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석 유머칼럼]...김형곤과 임종석 1부.
인간은 사는 동안 늘 선택과 결정을 하며 살아간다.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세 가지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지금의 내 아내를 만난 것, 두 번째가 내 아이들..
그리고 세 번째는 내가 코미디언 이라는 직업을 가진 것이다.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이 내 평생의 천직이다.
다른 일은 할 줄도 모르고 해서도 안 된다. 왜냐 구? 다 망했다.
난 나에게 이런 재능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매일 감사드린다.
나는 원래 방송보다도 故 김형곤씨가 운영하던 코미디 클럽에서 유명했던 코미디언이었다.
당시 코미디클럽은 나를 비롯해서 故 김형곤, 전유성, 오재미, 김진호, 엄용수, 심형래, 김한국, 오동광 오동피, 재수와 재봉, 한상우, 이영자등의 대한민국 최고의 말 빨을 자랑하는 KBS 개그맨 출연자들과 이미테이션 가수 고 너훈아 , 조영필, 패튀김, 이은결등이 출연하여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웃겼다.
코미디클럽은 사전 예약제로 자리가 항상 만원이었고 약 50평 남짓 좁은 공간에 빽빽한 자리에 서로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테이블을 치면서 배꼽을 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웃는데 나이도 필요 없었고, 지위도, 체면도 없었다.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웃는데 괜히 옆에 여자라도 앉았으면 등짝이나 팔뚝에 멍이 시퍼렇게 들었을 것이다.,
당시 고 김형곤선배가 즐겨 썼던 스탠딩코미디다.
“이태원 사우나에서 샤워 부스에 죽 서가지고 목욕을 하는데 미국흑인이 옆에 한국사람 걸 딱 보니까 조그만 하걸랑, “오우~ 쉣. 코리안 오! 너무 번데기~~”. 근데 그 한국사람 그 조그만 그곳에 문신을 새겼더래요. 뭐라고 새겼냐하면 ‘우다’ ‘우다’라고 문신을 새겼대.“
“오우, 이상한 놈이네 저 놈은 왜 조그만 고추에다 문신을 새겼을까?. ”우다“가 무슨 뜻이야?. 하면서 한국사람 그걸 살짝 만졌다나? ”
“그러니까 한국사람 그게 갑자기 뿌앙~~~ 커지더니 그곳에서 글씨가 나타나더레~~~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우~~다” “미국 놈들 까불고 있어. 죽을래? “
“이런 걸 공개해서는 안 되겠지만. 저도 거기다 문신 있어요~
“우~~다. 나도 우다 에요.
딱 만지면 뿌다다다~~우~~습~~다~~~난 세 글자뿐이야~~우이씨~ ”
김형곤은 사우나에서 미국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크기로 웃기면서 작게 보이지만 결코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가 아니다. 흥분하면 미국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나라라는 풍자로 좌중을 웃음으로 이끌어냈고 자신을 더 망가뜨려 자신의 신체 일부분이 작다는 걸 상기시키면서 한 번 더 큰 웃음을 이끌어냈다.
김형곤 선배가 지금까지 살아계셨다면 많은 풍자 코미디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김형곤 선배를 옆에서 지켜본 나는 그 분이 코미디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며 코미디를 위해 태어난 천재라고 단언한다.
코미디클럽에서 사용되는 레퍼토리의 대부분을 만든 나의 그 당시 내 별명은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 밤의 대학교수 ,성인개그 일인자 ,성인 스탠드 업 코미디의 대가 등의 과분한 닉네임이 붙여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과분한 닉네임은 날 아꼈던 지금은 저 하늘에 별, 스타가 되신 故 김형곤 선배의 배려였다.
[서인석 유머칼럼]...김형곤과 임종석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