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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뒷덜미를 잡혔다는데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

[섬진강칼럼] 뒷덜미를 잡혔다는데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12.2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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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도 분별하는 이 간단 명료한 것을, 대검에서 수사를 해야만 바로 잡힌다는 것은, 우리 사는 나라가 썩어도 너무 썩었고,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정상이 아니라는 증명

사진 설명 : 어떤 것이든 태워버려야 할 쓰레기들은 제때 바로 즉시 태워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청소 방법이다.
사진 설명 : 어떤 것이든 태워버려야 할 쓰레기들은 제때 바로 즉시 태워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청소 방법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요 며칠 가뜩이나 어지러운 연말 정국을 달구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음주폭행 사건을 두고, 다시 또 진영 논리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보면, 특히 공정했어야 할 사건담당 서초경찰의 주장을 보면 황당하기만 하다.

거두절미하고 처음 다짜고짜 뒷덜미를 잡혔다는 택시기사의 말은, 택시 안에서 벌어진 사건이 분명함에도, 특가법을 적용하지 않고 내사 종결해버린 서초경찰은, 택시에서 내린 상태에서 즉 길에서 서로 시비가 일어난 것이라고 하는데, 듣고 있으려니 어쩌다 우리 사는 세상이 이 지경이 돼버렸는지, 심히 안타깝기만 하다.

택시뿐 아니고 어떤 차를 막론하고, 앞자리에 타든 뒷자리에 타든 승객의 입장에서 보면,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과 시비가 붙었을 때, 뒷덜미를 잡기는 쉬워도 운전자의 정면 목 밑인 멱살을 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어려운 구조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인데.......

시비의 이유가 무엇이라는 잘잘못을 떠나, 특정인이 술 취해서 택시기사 뒷덜미를 잡고 욕설에 폭행까지 가했다는 것은, 뒷좌석에 앉은 승객이 앞좌석에 앉은 택시기사의 뒷덜미를 잡았다는 뜻이며, 이것으로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택시 안이었음을, 명명백백하게 증명하여 주고 있다.

택시기사가 뒷덜미를 잡혔다는데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 이 빤한 상식을 택시 밖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뒤집어버린 서초경찰을 보면, 그리고 비호하고 있는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보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서, 끊임없이 권력을 감시하며 견제하는 글을 쓰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

어쩌다 이런 나라가 돼버렸는가! 굳이 나라의 형법을 알지 못해도, 택시기사가 뒷덜미를 잡혔다는 이 한마디를 통해서, 택시 안에서 벌어진 사건임을 누구나 아는 일을, 택시 밖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덮어버린 서초경찰 자체가 심각한 부패이고 문제이지만, 초등생들도 분별하는 이 간단 명료한 것을, 대검에서 수사를 해야만 바로 잡힌다는 것은, 우리 사는 나라가 썩어도 너무 썩었고,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정상이 아니라는 증명이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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