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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정감록에서 예언한 정도령의 시대를 꿈꾸며

[섬진강칼럼] 정감록에서 예언한 정도령의 시대를 꿈꾸며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12.1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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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의 징조는, 1, 우매하기 짝이 없는 농판이가 성군(聖君)이라 자처하고, 2, 사리분별을 못하는 인간들이 도처에서 미쳐 날뛰고, 3, 사악한 인간들이 신불(神佛)을 자처하며 혹세무민하고, 4, 온 나라에 역병이 창궐 살아있는 생목숨들이 저잣거리에서 죽어 널브러지고, 5,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민생들이 흘리는 피눈물이 분노와 저주로 들끓으며 6, 왕조가 멸망하고(정권이 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일어선다

약사여래가 흰 구름으로 푸른 하늘에 내비친 정(丁)의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니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처음 원효대사로 하여금, 각각의 셋이 하나로 나가는 삼승일승(三乘一乘)의 묘법으로, 한민족 첫 번째 삼한통일의 대업을 이루게 하고(676년), 다시 혜철국사로 하여금, 흩어진 셋을 하나로 되돌리는 회삼귀일(會三歸一)의 묘법으로 두 번째 삼한통일을 이룬 뒤(936년) 천 년 후 세 번째 삼한통일을 이룰 신인(神人)을 기다리고 있는, 자비의 신(神) 약사여래가 서 있는, 섬진강 강변 오산(鰲山)의 하늘에 나타난 흰 구름이 예사롭지가 않다.

이따금 바라보는 하늘에서 생멸하는 구름들이 일으키는 이런저런 형상에, 내 어리석은 망상을 보태서, 한바탕 꾸어보는 꿈들이지만, 오늘 약사여래가 흰 구름으로 푸른 하늘에 내비친 정(丁)의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니, 엄혹한 조선시대 민생들이 꿈꾸었던 이상의 나라를 예언한 정감록이 떠오른다.

임금다운 임금이 백성을 위한 성군의 정치를 펴고, 조정의 신하들은 청빈하고 청렴한 마음으로 정사(政事)에 헌신하는 나라, 그리하여 백성들이 태평성대(太平聖代 나라에 혼란(전란 굶주림 역병 등) 따위가 없어 백성들이 편안히 지내는 시대)를 즐기며 격앙가(擊壤歌)를 부르는 나라, 정감록에서 예언하고 있는 정도령이 이끌어가는 성군의 시대가 떠오른다. 

부연하면 정감록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 진실로 진인(眞人 참된 도리를 깨달은 사람)이 출현하여, 이씨 왕조가 멸망하고, 새로운 가치로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예언을 하고 있는 연유로, 조선왕조에서 정감록을 비롯한 도참서(圖讖書)를 소지하고 있는 것 자체를 이른바 삼족을 멸하는 역모 역심으로 다스릴 만큼, 가혹한 형벌로 금지했던 금서(禁書)인 탓에, 백성들을 위한 새로운 세상 더 좋은 나라를 꿈꾸는 선지자들이 은밀하고 은밀하게 전한 책이다.

그런데 정말 재밌는 것은, 지금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시대를, 예로부터 선지자들이 은밀히 전하고 있는 경고의 메시지로 보면, 새로운 왕조가 일어서고 멸망하는 때마다, 즉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는 때마다 나타나는 징조,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미는, 하늘도 외면하는 천하대란의 난세가 시작이라는 사실이다.

대대로 전하는 천하대란이 일어나는 난세의 징조는, 1, 우매하기 짝이 없는 농판이가 성군(聖君)이라 자처하고, 2, 사리분별을 못하는 인간들이 도처에서 미쳐 날뛰고, 3, 사악한 인간들이 신불(神佛)을 자처하며 혹세무민하고, 4, 온 나라에 역병이 창궐 살아있는 생목숨들이 저잣거리에서 죽어 널브러지고, 5,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민생들이 흘리는 피눈물이 분노와 저주로 들끓으며 6, 왕조가 멸망하고(정권이 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일어선다 하였는데......

날마다 자고나면 코로나 역병은 걷잡을 수 없이 온 나라 방방곡곡으로 확산 번져가고, 민생들의 분노는 들끓고 있는데, 신불(神佛)을 자처하는 미친놈들이 혹세무민하고, 국정을 맡은 선출된 대통령과 여당의 국회의원들이 세상에 다시없는 좋은 나라를 만들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성찬을 즐기며 파안대소하고 있을 뿐, 민생들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들이, 할 만큼 했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는, 말 그대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인면수심의 뻔뻔한 정치가 횡행하는 세상, 바로 지금이 선지자들이 말한 천하대란의 난세가 분명하다.

한마디로 21세기 문명한 대한민국에서, 비루한 인간들이 판을 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예로부터 선지자들이 경고한 참담한 말세이며, 하늘도 외면하는 인간들이 저지르는 천하대란이다.

끝으로 게재한 사진은 오늘 낮에 구례읍 봉산을 지나다 본, 섬진강 건너 약사여래가 오산의 하늘에 내비친 흰 구름이다.

마치 천상의 백룡(白龍)이 흰 구름을 뚫고 나타난 것 같은 형체가 놀랍기도 하지만, 이것을 서체(書體)로 보면 세상 그 어떤 서예가도 감히 흉내 내지 못할, 약사여래가 푸른 하늘에 쓴 가장 멋진 최고의 명작이다.

바라건대 천 년 전 선지자들이 예언한 그대로 천 년 후 세 번째 삼한통일을 위해 오는 신인(神人)을, 섬진강 강변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약사여래가, 오늘 낮에 봉산을 지나가는 촌부에게 흰 구름으로 보여준 정(丁)의 의미가, 정감록이 예언한 진인(眞人)이고, 봉산(鳳山)이 기다리는 성군(聖君)의 시대가 열리는 의미이기를 간절히 빌고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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