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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석 유머칼럼]....「배우 김영애의 아름다운 엔딩」

[서인석 유머칼럼]....「배우 김영애의 아름다운 엔딩」

  • 기자명 서인석
  • 입력 2017.04.14 08:50
  • 수정 2017.09.2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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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라는 드라마에 최선을 다 하는 것

 

[서인석 유머칼럼]....배우 김영애의 아름다운 엔딩

 

배우 김영애씨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한 그날, 난 한 배우의 죽음보다 죽음을 뛰어 넘은 치열한 삶의 마무리에 아름다움을 느꼈다.

 

무대 위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실천한 연기자 김영애... 거꾸로 말하면 죽을 때 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기자들은 무대 위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한다. 연기자라는 직업이 삶의 원동력이자 목적이자 자신의 전부인 그들...

 

무대 위에서 죽고 싶다는 말은 자신의 인생에 전력을 다 하겠다는 뜻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업에 전력을 다했던 고 김영애씨 그 분의 아름다운 삶의 엔딩에 경의를 보낸다.

 

영화 변호사를 볼 때만 하더라도 얼굴이 괜찮으셔서 아프신 걸 몰랐는데 몇 년 후 영화 판도라에서는 얼굴이 무척 마르고 안 돼보이셔서 ~ 저분도 이젠 많이 늙으셨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런 끔직한 병마와 싸우시고 계셨다니...

 

해품달 촬영부터 췌장암을 숨기고 촬영하셨다 한다. 그 후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 되신 월계수 양복점까지 그녀의 삶은 병마를 넘은 투혼 이었고 인생이라는 연극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장식한 무대 위에 영웅이었다.

 

고인이 직접 영정사진을 만드시고 수의도 고르셨다 한다. 그 시간은 얼마나 가슴 먹먹한 시간 이었을까?

 

이미 천국에 계신 배우 김자옥씨, 배우 여운계씨. 그리고 배우 김자영씨... 그 녀들은 우리에게 큰 누나이자 어머니 같은 친근한 연기의 주인공들 이셨다.

 

시청자들에게서 영원히 떠나간 그들의 자리가 크고 허전하게 느껴진다.

 

그 분들의 명복을 다시금 빈다. 부디 저 세상에 가시면 아프지 마시고 그 위에서 먼저 가신 선배 분들과 함께 새롭게 쓰는 대한민국의 드라마를 감상하소서...

 

나도 코미디언 연기자이다. 한때는 나도 코미디연기자로 무대 위에서 죽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코미디언들이 설 무대가 없다. 무대가 없으니 무대 위에서 죽기는 텃고, 과연 나는 어떤 죽음을 맞을까도 생각해본다.

 

그래~ 나는 복상사 하련다. 그게 아내를 사랑하는 길일게다. 지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묻는 분들도 계실게다.

 

요즘 술잔을 부딪칠 때 건배사로 구구팔팔이삼사를 많이 한다고 한다. 말 그대로 ‘99세까지 88하게 살고, 2·3일 앓다가 4일 만에 죽자라는 뜻으로 많이 쓰여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2·3일 앓는 것도 고통스럽고, 자식에게 부담 줄까봐 구구팔팔 복상사로 업그레이드 된 새 버전이 회자되고 있다.

 

말 그대로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복상사하자라는 말인데, 재미있는 건 복상사의 종류에도 등급이 있다는 것이다.

 

매춘을 즐기다가 복상사하는 것은 횡사라고 하는데 5등급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즐기다가 복상사하는 것을 객사라 하며 4등급이다. 과부와 즐기다가 복상사하는 것은 과로사라고 하고 3등급이다. 애인과 즐기다가 복상사하는 것을 안락사라고 하며 2등급이다.

 

~ 그럼 1등급은 어떤 복상사인가?

 

조강지처와 화락하다 복상사하는 것을 순직이라고 한다.(내가 말하는 복상사의 뜻은 아내를 사랑하자는 뜻이다.) 이 중에서 1등급은 급수도 최고지만 보상(제사)까지 보장된다는 점에서 모든 분들께 꼭 추천을 하고 싶다.

 

남편들이여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살다가 순직하자~ 그게 바로 내 인생이라는 드라마에 최선을 다 하는 것 이다.

 

내 인생의 마지막 엔딩을 마무리 할 때 아내가 옆에 있어준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울 것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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