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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

[섬진강칼럼]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11.25 00:05
  • 수정 2020.11.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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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기록에서 보듯, 암탉이 새벽에 울기 때문에 왕조를 멸한다는 말은, 비정상이 돼버린 천하의 질서를 바로잡고, 사악하고 가혹한 비정상의 정치, 학정에 신음하고 있는 백성들을 구하기 위한 대의명분이었지, 여성 그 자체를 비하하는 뜻이 아니었음을 알 수가 있다.

사진 설명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챔피언 신생팀 NC다이노스 선수들이 “집행검”을 치켜들고 환호하는 장면이다.
사진 설명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챔피언 신생팀 NC다이노스 선수들이 “집행검”을 치켜들고 환호하는 장면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예로부터 전하는 속담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하였는데, 오늘날 가정에서 고집이 세고 성미가 드센 여성을 비하하는 상징이 돼버린,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은, 본래는 여성을 비하한 것이 아니고, 세상의 순리이며 정도이며 상식을 거스르는 역리, 비정상을 경계한 것이다.

생각해보라, 새벽에 홰를 치며 우는 것이 수탉인데, 수탉이 울지 않고 암탉이 운다면 어찌되겠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면, 암탉이 새벽에 운다는 것은, 사람들이 늑대가 양을 잡아먹으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순응하지만, 양이 양을 잡아먹으면 순리를 거스르는 일로, 하늘을 향하여 두려워하며 경악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이게 바로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며, 정도와 상식이 어그러지는 역리이며, 집안이 망하고 나라가 망하는 징조가 되는 것이다.

3,000년 전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殷)나라 왕조를 멸한 이유가 암탉이 새벽에 울기 때문이라 한 것은, 은왕의 애첩이자 역사상 가장 사악한 악녀(惡女)로 기록되어 있는 달기(妲己)의 국정농단으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기 위한 대의(大義)였지, 여성을 비하한 것이 아니었다.

부연하면 본래 집을 뜻하는 가(家)는 국가를 뜻하는 것이었는데 후대에 사사로운 집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왜곡돼버린 것이며, 다음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이 유래된 역사의 기록이다.

주왕이 가혹한 정치에 신음하고 있는 천하를 구하기 위한 대의명분이며, 사악한 악녀 달기의 치마폭에서 놀아나는 무능하고 어리석은 은왕을 징벌하는 죄목을 열거하는 과정에 나온 것으로, “고인유언왈(古人有言曰) 빈계무신(牝鷄無晨) 빈계지신(牝鷄之晨) 유가지색(惟家之索) 옛 사람이 이르기를 암탉이 새벽을 알리는 법은 없다. 암탉이 새벽을 알리는 것은 나라가(집안이) 망한다.” 하였다.

이러한 역사의 기록에서 보듯, 암탉이 새벽에 울기 때문에 왕조를 멸한다는 말은, 비정상이 돼버린 천하의 질서를 바로잡고, 사악하고 가혹한 비정상의 정치, 학정에 신음하고 있는 백성들을 구하기 위한 대의명분이었지, 여성 그 자체를 비하하는 뜻이 아니었음을 알 수가 있다.

2020년 11월 24일 겨울 한파보다 더 무섭고 코로나보다 더 무섭다는 내로남불과 내적남불(내가 하면 적법 남이 하면 불법)의 정치놀음으로 저잣거리 민생들이 날마다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는 일들을 장담할 수 없는 나라가 돼버렸는데, 과연 이 결말의 끝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온 나라의 집값은 자고 나면 치솟고, 역병 코로나는 온 나라에 창궐하고, 역대 최악이라는 가혹한 세금 고지서가 집집마다 날아들고 있는 암울한 경자년 겨울밤, 밀려드는 짙은 어둠보다 더 깊고 어두운 뉴스 속보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오직 하나....

오늘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챔피언 신생팀 NC다이노스처럼, 이 엄동설한이 끝나는 명년 봄날은, 새로운 사람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정당으로 상식과 정의로 소통하며 민생들을 위하는 새로운 정치의 씨앗을 뿌리는, 그런 봄날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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