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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 죽은 노무현도 질리게 하는 정치판의 기생충들

[섬진강칼] 죽은 노무현도 질리게 하는 정치판의 기생충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11.2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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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맨이라고 자칭하는 정치꾼들이야말로, 죽은 노무현을 욕보이고 죽은 노무현도 질리게 하는, 정치판의 기생충들 양아치들일 뿐이라는 것이 촌부의 생각

사진 설명 : 백년만의 겨울철 폭우에 젖은 섬진강의 모습이다.
사진 설명 : 백년만의 겨울철 폭우에 젖은 섬진강의 모습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지난 8월 8일 듣도 보도 못한 초유의 홍수로 강물이 범람하여 구례읍이 잠겨버린 물난리가 난지 꼭 100일이 되는 엊그제(17일)부터 오락가락 내리기 시작한 겨울비가, 오늘은 작심한 듯 아침부터 천둥 번개로 비바람을 몰아치며 퍼붓더니, 방송에서 보도되는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내린 비가 11월 입동의 강수량으로 1907년 기상 관측이래 그러니까 113년 만에 처음인 기록적인 폭우란다.

2020년 새해 시작부터 역병이 창궐하더니 여름 내내 길고 긴 장마에 급기야는 강물이 범람하여 사람들이 사는 저잣거리와 시장이 물에 잠기는 물난리를 겪더니 입동의 초겨울에 백년만의 폭우가 그것도 끔찍했던 8월 8일의 물난리를 기념이라도 하려는 듯, 꼭 100일이 되는 엊그제부터 비바람을 몰아와, 사흘째 되는 오늘 백년의 기록을 갈아치우니, 이 무슨 난리인가 싶다.

해질 무렵 퍼붓던 비가 멎은 잠시, 집 앞 강변을 나가 종일 천둥과 비바람에 시달린 강을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하도 쓸쓸하여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뻔하였다.

금년 경자년이 무슨 액운이 끼었기에, 사람이 사는 일들이나 자연의 일들이나 이리도 시달리며 난리인가 싶었다.

이래저래 재미없는 세상 실없는 생각에 빠졌다가 늦은 저녁을 먹으며 별 생각 없이 9시 뉴스를 보는데, 일 년 내내 보기 싫어도 보아야 하는 추물의 이야기도 지긋지긋한데, 오늘은 신설하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이름을 죽은 노무현의 이름을 따서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으로 하자는 제안을 했다 한다.

참 기막힌 일이다. 얼마 전 노무현 재단에서 행안부의 지원을 받아 서울 종로와 김해 봉하 2곳에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죽은 노무현도 놀라 까무러칠 사기꾼들이고 도적놈들이라며 혀를 찼었는데......

좋다 다 좋다, 나름 각자의 능력대로 재주껏 죽은 노무현을 어떻게든 팔아먹는 것은 좋은데, 이른바 노무현의 정신을 받들겠다며, 툭하면 노무현을 들먹이는 정치꾼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니들이 노무현의 정신이 뭔지를 아느냐는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는 각종 국책사업들과 정쟁에 대하여, 무엇보다도 눈을 뜨고는 볼 수가 없는 추미애를 두고, 노무현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무슨 고민을 어떻게 했을지 생각이라도 해봤냐는 것이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당의 후보들에게 촌부가 일러주고 싶은 한마디는, 툭하면 죽은 노무현을 찾아가는 쇼를 하느니보다, 기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 예를 들어 추미애와 윤석열의 싸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이런 경우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고민하며 숙고하고 있다.”고 마음에 없는 말이라도 하면서, 노무현의 흉내라도 내면서 팔아먹으라는 것이다.

글쎄 모르긴 해도, 울고 싶은 놈 뺨 맞은 격이 된,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과  노무현 재단에서 종로에 짓겠다는 노무현 기념관을, 죽은 노무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며, 만약 죽은 노무현이 말을 한다면 “야마들아 엔간히 해먹어라”고 한마디 할 것이다.

이른바 노무현 맨이라고 자칭하는 정치꾼들이야말로, 죽은 노무현을 욕보이고 죽은 노무현도 질리게 하는, 정치판의 기생충들 양아치들일 뿐이라는 것이 촌부의 생각이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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