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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군의 아들 김두한, 미7사단 구금소에 갇힌 사연?

[사회] 장군의 아들 김두한, 미7사단 구금소에 갇힌 사연?

  • 기자명 고정화 기자
  • 입력 2020.11.03 09:47
  • 수정 2020.11.0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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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가 ‘장군의 아들’ 김두한의 미7사단 구금소 수감 사실을 확증하는 문건을 최초로 발굴

▲ 장군의 아들 김두한, 미7사단 구금소에 갇힌 사연?

[서울시정일보] 1947년 4월 20일 남산 옛 동본원사에 거처를 두고 있던 김두한 등 대한민주청년동맹 소속 우익테러대원들이 반대파인 정진룡 일당을 폭행·살인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물론 단순한 폭력 사건이 아닌 좌우익의 정치적 무력충돌이었다.

당시 신문기사 등에 따르면 미군정기 대북첩보·정보수집·정치인 사찰을 주도했던 미군 방첩단 씨아이씨가 사건을 수도경찰청에 알렸고 장택상 청장이 직접 수사를 지휘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주검 1구와 부상자 10명이 발견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김두한은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그리고 익히 알려진 것처럼 미군정청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고 서울 용산에 있던 미7사단 구금소를 거쳐 대전형무소로 이감된다.

서울 용산구가 ‘장군의 아들’ 김두한의 미7사단 구금소 수감 사실을 확증하는 문건을 최초로 발굴했다.

해당 문건은 1948년 3월 15일자로 작성된 ‘미군정재판 군사위원회 명령 2번’과 같은 해 3월 26일자로 작성된 ‘명령 3번’, 5월 17일자로 작성된 ‘명령 5번’이다.

명령 2번에 따르면 김두한 등 일당 16명이 각각 교수형, 종신형, 30년형, 20년형을 언도 받았으며 “전술한 형량이 모두 적절하게 집행될 것”이라고 돼 있다.

이들에 대한 영구적인 수감 장소가 지정되는 동안 “한국 서울 제7사단 구금소가 구금 장소로서 지정됐다.

” 미군정청장이었던 “하지 장군의 명령”에 의해서다.

명령 3번은 김두한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 관계자들이 미7사단구금소에서 각각 마포형무소, 대구형무소, 광주형무소, 부산형무소로 이감될 것임을 보여준다.

끝으로 명령 5번은 “ 형 집행은 미극동사령관 확인 전까지 보류될 것”이며 대전 형무소가 구금 장소로 결정돼 “죄수가 즉시 이송될 것”이라고 기록했다.

이후 김두한은 대전형무소로 이감됐으나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이승만 전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 됐고 제3대 민의원 당선, 제6대 국회의원 당선, 국회 오물투척 사건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1972년 55세 나이로 사망한다.

미7사단 구금소는 용산기지 내에 위치한 군사 시설이다.

전신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제20사단이 만든 ‘용산위수감옥’으로 군형법을 어긴 일본군인, 군속들을 가두기 위해 지난 1909년 준공했다.

이후 111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용산 미군기지에 감옥 담장을 비롯한 일부 건물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김두한 외 일제강점기 의병장으로 활동했던 강기동, 백범 김구를 암살했던 안두희, 철학적이고 현실비판적인 시를 썼던 시인 김수영 등도 한때 이곳을 거쳐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사편찬위원회 전자사료관에서 김두한 관련 자료를 찾은 김천수 용산문화원 역사문화연구실장은 “신문기사를 통해서만 알려졌던 김두한 수감 관련 사실을 주한미군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현대사의 많은 이야기들이 여기 묻혀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수 실장은 지난 2014년 이른바 ‘한국용산군용수용지명세도’를 국내 최초로 발굴, 2017년 일반에 공개함으로써 커다란 반향을 얻기도 했다.

구는 해방 후 미7사단의 용산기지 주둔, 김두한 수감 기록, 한국전쟁 시기 용산기지의 역할 등 새로운 사료가 포함된 용산기지 역사책 ‘6.25전쟁과 용산기지’를 오는 12월에 발간한다.

‘용산의 역사를 찾아서’, ‘용산기지 내 사라진 둔지미 옛 마을의 역사를 찾아서’에 이은 용산기지 역사 3부작 마지막 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온전한 용산공원 조성을 위해 근현대시기 저 땅에서 과연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살피는 것도 우리의 과제”며 “용산기지 관련 새로운 사료를 지속적으로 발굴, 시민들에게 하나하나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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