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논설위원/개그맨 서인석]
[풍자유머칼럼] 새해엔 남 눈치 보지 말고 살아보자.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그 죽음의 무게는 다 다르다. 어떤 이는 의인으로 죽고 어떤 이는 그냥 죽는다. 이게 문제다. 인간은 그냥 죽으면 안 된다. 난 나의 묘비명에 “울며 태어났지만 웃고 가다” 로 적고 싶다. 코미디언으로써 적어도 죽을 때만큼은 웃고 죽고 싶다.
어느 날 같은 시간에 화장터로 세 명의 죽은 사람이 실려 왔다. 그런데 세 사람 모두 한 결 같이 웃고 있는 것이다. 관리인은 궁금한 나머지 세 사람을 데려온 유족들에게 물었다. "저 첫 번째 사람은 왜 저렇게 웃고 죽었습니까?" "예,,로또복권에 일등으로 당첨이 되었는데.. 돈 세다가 그만 심장마비로 죽었습니다." "그럼 저 두 번째 사람은 왜 저렇게 웃고 죽었습니까?" "예,, 아들 녀석이 전교 꼴등 하다가 갑자기 전교 1등으로 올라가서 기뻐서 춤추다 심장마비로 죽었답니다." "아하... 그럼 마지막 사람은 왜 저렇게...?" "벼락에 맞아 죽었습니다" "아~ 그런데 왜 저리 웃는 모습입니까??.....................................................번개가 번쩍 하니까 "사진 찍는 줄 알았답니다."
성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랑을 남기고 떠났고 가수 패티김은 가을을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차은택은 가발을 남기고 떠났고 최순실은 프라다 신발 한 짝을 남기고 떠났다. 모두들 하나씩 남기고 떠난다. 인간은 누구나 한 가지는 남기고 떠난다. 난 무엇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자신의 묘비명에 이렇게 써놨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매 순간 우물쭈물하며 갈팡질팡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이 다 그러지 않을까?
죽음을 앞둔 노인들에게 가장 아쉬운 게 뭐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이 말을 했단다. “그걸 그때 했을 걸... 그따위 체면이 뭐라고... 그때 허락할 걸.... 그때 남 눈치 보고 못한 것들이 후회된다고 했다.
어렸을 적 우리 어머니는 땡땡이 무늬 현란한 몸빼 하나만 입고 다니셨다. 항상 창피했던 나는 “엄마~~ 몸빼 좀 그만 입어” 라고 하면 “야~! 어차피 동네사람들 내가 다 아는 사람들인데 뭐 어떠냐~” 그러셨다. 그런데 어느 날 시장을 가시는데 또 그 땡땡이 몸빼를 입고 가시는 거였다. ”아이고 엄마 또 그 옷 입어? 안 창피해?“ 라고 하자 울 엄마 왈 ”야~ 뭐 어떠냐? 어차피 다 모르는 사람들인데~~
이제와 생각 하면 울 엄마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우리 모두 새해엔 남 눈치 보지 말고 살아보자. 우물쭈물 하지 말고 나의 결정대로 살아보자. 내 인생 내가 살지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