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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킹은 듬직한 황소와 같은 사람이면 족하지만, 킹메이커는 아무나 하면 안 된다

[섬진강칼럼] 킹은 듬직한 황소와 같은 사람이면 족하지만, 킹메이커는 아무나 하면 안 된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10.1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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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판결로 탄핵 완성된 촛불혁명은, 문재인 정권으로 물 말아 먹고 실패한 혁명이 돼버렸다는 말이다.
■왕건에 의해 축출된 궁예와 이후 꼭 1,100년 후 2017년 5월 10일 대통령이 된 문재인이 판박이로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설명 : 수 백 년을 살아 마을을 지키며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있는 당산나무
사진 설명 : 수 백 년을 살아 마을을 지키며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있는 당산나무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태초부터 황소는 태어나지 않았다. 소위 사람들이 황소라 하는 것은, 어느 집 송아지가 자라서 커다란 황소가 된 것일 뿐, 누군가에 의해 어느 날 뚝딱 만들어지거나,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이른바 고을의 황소라 하는 것은, 어느 집 외양간에서 태어난 송아지가 만난을 겪으며 잘 자라서, 고을에서 제일가는 황소가 된 것일 뿐, 처음부터 고을의 황소로 태어난 소는 역사 이래 한 번도 없었다.

마을 가운데 자리한 커다란 당수(堂樹 당산나무 또는 정자나무)도 마찬가지다. 몇 백 년 동안 대대로 오랜 세월을 사람들이 공들여 보호하며 가꾸었고, 당산나무는 오랜 세월을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비바람과 설한풍을 견디며 자라서, 오늘의 당산나무가 되었고, 그 노력과 사람들의 공덕으로 커다란 거목이 된 당산나무는, 마을 사람들을 차별 없이 품어내는 쉼터가 된 것이지, 어떤 사람이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 놓은 나무가 아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당산나무를 대대로 공들여 가꾸지 않았거나, 또는 당산나무가 오랜 세월 병화와 비바람을 견디지 못했거나, 또는 마을 사람들을 차별했다면, 오래전에 죽고 없거나 차별을 받는 마을 사람들이 휘두르는 도끼와 톱에 의해 땔감으로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요즈음 여당이나 야당이나 자천타천 차기 대권을 창출하는 이른바 킹메이커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이따금 뉴스를 장식하는데.....

글쎄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과대포장하거나 또는 착각을 한다 하여도, 그건 개인의 자유라 할 말은 없지만, 촌부의 솔직한 속내를 말하라면,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을 해준다 하여도, 자신과 현실 정치를 전혀 모르거나, 그게 아니라면 과대망상증으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라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의미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킹메이커라고 하는 것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마을의 대소사를 논하고 촌장을 선출하는 당산나무와 같은 존재이고, 그런 존재여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시대의 킹메이커라는 존재는, 사적인 탐욕이 가득한 사람들이 자신이 확보한 유형무형의 힘으로(기득권) 대상과 흥정(농간) 즉 거래를 하여 성사시키는 거간꾼이 돼버렸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나마 이 거간꾼이 양심적이고 안목이 있는 공명정대한 사람이라면, 그것으로 시장의 질서가 바로 서는 일이며,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다 같이 좋은 참 좋은 일인데.....

오늘 우리네 정치판에서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거간꾼들, 은밀히 킹메이커를 자임하고 있는 여당의 인사나, 드러내놓고 킹메이커가 되겠다고 외치고 있는 야당의 인사들이나,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 자체가 이미 정치적인 공신력이 없을뿐더러, 야당의 경우 정작 세워야 할 킹 즉 대선 후보의 깜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하면, 여야를 막론하고 대권 후보라고 들먹이고 있는 사람들을, 우시장(소를 사고파는 시장)에 나온 소들에 비하면, 하나같이 전부 제 몸도 가누지 못하는 비루먹은(피부가 헐고 털이 빠지는 병) 소들일 뿐이고, 킹메이커를 자차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비루먹은 소들을 쟁기질을 잘하는 건강하고 좋은 소라고 중개하고 있는 질 나쁜 거간꾼들(사기꾼들)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딱이다.

이걸 도시의 젊은이들을 위해 현대적 의미로 해석하면, 여야를 불문하고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은 유통기간이 지났거나 부패한 빵들이고, 킹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빵들을 포장지를 바꿔 좋은 빵으로 팔아먹는 전문적인 꾼들로 이해하면 된다.

다음은 섬진강 강변에 자리한 동리산 3대조 광자선사(廣慈禪師 864~945)의 비문(碑文) 가운데 918년 6월 15일 왕건이 포악한 궁예를 축출하고 고려를 창업 삼한을 통합하는 왕이 된 일들을 밝힌 기록을 보면 킹과 킹메이커의 존재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역사의 기록이다.

“신라의 국운이 기울어지고 막혀있어, 자주 난리가 일어났고, 궁예는 나라의 기강을 어지럽히고, 견훤은 스스로 왕이라 하여, 이름을 도용하였지만, 마침내는 천명이 돌아갈 왕조(王朝)가 있었다. 새로이 성스러운 나라를 창업할 때 은혜를 저버리고 배반하는 사나운 전쟁으로 서로 오고 가는 일이 힘들고 고통스러웠으나 사문(沙門 : 여기서는 더 좋은 세상으로 나가기를 열망하는 세력들)들이 끝없이 비보(裨補 도와서)하여 왕을(천명을 받을 왕건) 보호하였다.”

위 광자선사 비문의 기록은, 열반 5년 후 950년 10월 15일, 왕건 사후(877~943년) 불안정한 고려의 왕권을 반석에 올린 광종의 명으로 세운 것이므로, 과장되거나 허튼 거짓이 있을 수 없는 사실 그대로를 적시한 것임을 알 수가 있는데, 차기 대권을 움켜쥐는 킹이 되고 싶은 사람들과 킹메이커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읽고 새겨 깨닫는 바가 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 하겠다.

끝으로 문득 글을 쓰다 보니, 스스로를 백성을 구하고 세상을 구하는 미륵임을 자처하며 가혹한 정치로 백성을 무시하며 군림하다 918년 6월 15일 왕건에 의해 축출된 궁예와 이후 꼭 1,100년 후 2017년 5월 10일 대통령이 된 문재인이 판박이로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2022년 5월 9일 임기 종료, 대략 1년 7개월 남았음)

무슨 말인고 하니, 알기 쉽게 역사를 보면 모든 왕들은 백성들을 두려워하였고 현대 정치에서 보면 이른바 민주화 세력이라고 하는 치들이 보면 기겁할 이야기지만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휘둘렀다는 대통령 박정희와 전두환이 두려워했던 것은 국민이었다.

그러나 왕권시절 미륵을 자처한 왕 궁예는 백성을 구제하여주어야 할 어리석은 중생으로 취급, 철저히 무시하며 가혹한 정치로 군림하였고, 궁예 이후 1100년 후 우리 시대의 인권 변호사이며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구현하겠다는 미사여구로 대통령이 된 문재인의 정치를 보면 마치 궁예의 환생처럼 느껴진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우리들이 촛불혁명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리고 대통령으로 문재인을 선택했을 때, 다시는 광화문 광장을 차벽으로 둘러 성(城)을 만들고, 박정희의 유신시대와 전두환의 시대처럼, 길가는 시민들이 이유 없이 불심검문을 당하는 시대가 될 것을 국민들이 어찌 알았겠는가?(차후 밝힐 기회가 있겠지만, 우리시대의 철학자 최진석 교수와 촌부는 오래전에 알고 있었다.)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하면, 지나고 보니 4,19혁명으로 이룬 세상을 뒤엎고 나타난 5,16군사혁명 세력과 같은 것이 지금의 문재인 정권이라는 것이 눈 달린 사람들의 평이라면 이해가 될 것이다.,(실상은 문재인 정권이 박정희의 혁명세력들보다 더 무식하고 안하무인이다.)

한마디로 순수한 민중들이 이룬 4,19혁명이 군부세력들이 모반한 5,16혁명으로 실패한 혁명이 돼버렸듯이,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판결로 탄핵 완성된 촛불혁명은, 문재인 정권으로 물 말아 먹고 실패한 혁명이 돼버렸다는 말이다.

촌부의 결론은 쉽게 말해서 킹은 아무나 양심만 바르면 그런 사람이면 충분하지만, 킹메이커는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개나 소나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킹메이커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마을의 대소사를 논하는 당수(堂樹 정자나무) 당산나무와 같은 사람이어야 하고, 킹은 마을 사람들이 선출하는 마을의 듬직한 황소와 같은 인물이어야 한다. 그것이면 충분하고 그것이 곧 성군(聖君)이 백성을 위해 성심을 다하는 태평성대가 될 것이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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