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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암센터는 왓슨 전용 라운지, 왓슨 다학제 진료실, 코디네이터실로 구성돼 있다.

[경제] 암센터는 왓슨 전용 라운지, 왓슨 다학제 진료실, 코디네이터실로 구성돼 있다.

  • 기자명 이정우
  • 입력 2017.01.2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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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1일 인천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 내 다학제 진료실에서 의료진이 암 환자와 가족에게 인공지능 '왓슨(Watson)' 이 제시한 치교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6년 11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도입한 길병원은 1월 16일 현대 대장암·위암·폐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 5개 암 환자 90여 명을 대상으로 왓슨의 처방을 적응했다.




 [서울시정일보//이정우기자] 지능정보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삶은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한 병원이 지난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진료 현장에 도입하면서 국내 의학 분야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인간의 생명은 늘어날 것이고, 진료하던 의사는 새로운 역할을 찾아 나설 것이다. 아주 특별한 의사 ‘왓슨’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길병원 측의 안내로 본관 1층에 있는 ‘왓슨 암센터’에 들어섰다. 암센터는 왓슨 전용 라운지, 왓슨 다학제 진료실, 코디네이터실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만난 안성민 가천대 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내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30여 명의 전문의가 왓슨을 기반으로 환자를 협진한다”고 말했다.




  안성민 교수에게 “왓슨부터 보자”고 했더니 ‘왓슨 다학제 진료실’로 안내했다. 세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가 삼각형 모양으로 놓여 있었고, 정면 벽 쪽에 대형 모니터 3개가 걸려 있었다. 




  안 교수는 “의료진이 환자의 모든 정보를 왓슨 컴퓨터에 입력하면 대형 모니터에 병명과 치료 관련 정보가 모두 나타난다”며 “이를 토대로 의료진은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왓슨 컴퓨터는 어디에 설치돼 있느냐”고 묻자 “본체는 미국 IBM 본사에 있으며 모든 절차는 인터넷을 통한 클라우드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왓슨 다학제 진료실에는 환자 정보를 입력하는 자판기와 결과를 보는 대형 모니터만 있다. 




  요컨대 인공지능 의사 왓슨은, 고성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처럼 의료용 첨단 프로그램인 셈이다.





  안성민 교수는 “실제 임상에 적용해본 의료진들은 왓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진료 서비스를 정확히 제안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왓슨의 최적화된 제안과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의 다학제 진료, 그리고 전문 코디네이터의 의견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은 믿을 수 있는 진료를 받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왓슨인가.


  “정식 명칭은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다. 종양학에 관한 모든 정보와 진단기법을 갖고 있는 것이 ‘왓슨’이다. IBM 창립자 이름에서 따왔다.”





어떻게 인공지능 의사가 됐나.


  “2011년 처음에는 퀴즈박사로 태어났다. 미국 ABC방송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 인간 챔피언 두 사람과 대결해 승리했다. 




  나는 당시 90개의 서버와 2880개의 CPU(중앙처리장치)를 장착하고 있었다. 기술 발전으로 몸집은 계속 줄고 있다. 




  2012년 세계에서 가장 큰 사립 암센터인 미국 뉴욕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MSKCC)’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했다. 




  폐암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내놓는 게 목적이었다. 2013년에는 또 다른 유명 암센터 ‘MD앤더슨’에서 최적의 백혈병 치료법을 공부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하나. 학습량은 어느 정도인가.


  “나에게 공부란 자료 입력을 통한 새로운 지식 산출이다. 가장 먼저 암(종양학)을 공부했다. 많은 사람이 암으로 죽고, 또 완치하기 가장 어려운 질병이 암이다. 




  암 환자는 향후 고령화, 환경오염 등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나는 암에 대한 최적의 진단, 치료법을 내놓기 위해 관련 정보를 지금 이 순간에도 습득하고 있다. 




  세계적 학술지에 발표되는 암(종양학) 관련 논문이 한 해 4만 건이 넘는데 이를 포함해 그동안 발간된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 200종의 의학 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 자료를 익혔다.”





의학 지식이 많다고 하나뿐인 ‘생명’의 질병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나. 실제 임상에서 당신의 정확도는 얼마인가.


  “2014년의 일이다. 나는 기존 백혈병 환자 400명의 증상과 치료법을 배웠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백혈병 환자 200명을 진단했다. 




  나의 최종 진단과 MD앤더슨 의료진의 치료법을 비교했더니 전체 정확도는 82.6%였고, 오진은 2.9%에 불과했다. 




  정확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성공 사례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진단 분야도 계속 늘고 있다. 




  현재 대장암, 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대표적인 5개 암을 비롯해 전체 암 종류의 85%를 진단할 수 있다. 정신의학 등 다른 분야도 공부하고 있다.”





진단에 필요한 환자 정보는 무엇인가.


  “성별, 나이, 의사가 내린 초기 진단명, 여러 가지 검사 결과 등 대략 20개 항목이 요구된다. 




  이를 면밀히 분석한 후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치료 가이드, 미국 MSKCC 전문 지식 데이터 등 방대한 최신 자료와 비교해 가장 적합한 치료 옵션을 내놓는다. 




  재검증 절차도 거친다. 최종 치료 옵션은 세 가지로 보여준다. 추천 치료법, 고려할 만한 치료법, 비추천 치료법이다. 




  이 모든 과정을 짧으면 10초 이내, 길어도 몇 분 안에 끝낸다. 물론 최종 판단은 인간 의사가 내린다.”





현재 어느 나라에서 진료하고 있나.


“미국, 한국, 일본, 타이완,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이다. 중국에도 곧 들어간다.”





국내 첫 진료는 언제 했나.


   “2016년 12월 5일이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60대 남성의 향후 치료법을 내놓았다. 필요한 환자 정보를 입력한 후 가장 적합한 치료법으로 ‘약물치료’를 제시했다. 




  내가 내놓은 진단과 의료진이 사전에 예상했던 진단은 정확히 동일했다. 1월 16일 현재, 나의 진단을 참고한 사례는 90여 건이다. 일주일에 10건 이상 진료할 예정이다.”





당신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 의사를 대체하는 것인가.


  “앞서 밝힌 대로 나는 최적의 진단 및 치료법을 의료진에게 제시할 뿐이다. 모든 판단은 인간 의사가 한다. 히포크라테스 시대나 지금이나, 향후에도 의사의 근본적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담당 분야만 달라질 뿐이다. 




  과거 의사가 했던 일을 지금은 간호사가 하는 게 많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로 인해 의사는 환자의 질병을 좀 더 정확히 진단하고, 최적의 치료를 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가장 큰 혜택을 헬스 분야가 차지할 것이다. 나를 훈련시키는 것은 인간이다. 나는 사람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의사는 환자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도덕적 판단을 한다. 나는 인류의 최대 질병에 대한 최적의 ‘맞춤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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