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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소크라테스를 불러다 광화문 광장에 세워보고 싶다

[섬진강칼럼] 소크라테스를 불러다 광화문 광장에 세워보고 싶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10.0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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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너나없이 신물이 나게 듣고 사는 소리, 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가 나지만, 듣기 싫어도 듣고 살아야 하는 소리가 진보(進步)와 보수(保守)인데
■하는 꼴들을 보면, 보란 듯이 대놓고 빨아주고 핥아주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시대의 보수와 진보라는 논객들이고

사진 설명 : 창문 밖 해 저문 국사봉(國師峯)의 모습
사진 설명 : 창문 밖 해 저문 국사봉(國師峯)의 모습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너나없이 신물이 나게 듣고 사는 소리, 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가 나지만, 듣기 싫어도 듣고 살아야 하는 소리가 진보(進步)와 보수(保守)인데, 이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일까?

물론 사전적 의미에서, 또는 철학적 의미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을 보면, 대충 뭐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자칭 진보다 보수다 하는 사람들마다 생각하며 살아가는 방식과 주절거리는 소리들을 들어보면,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다. 분간키가 어렵다는 말이다.

촌부의 경우 보수와 진보를 굳이 구분하라면, 그래봤자 신발 한 코 차이지만, 변화에 조금 둔한 사람과 정당을 보수주의자 보수당이라 하고, 변화에 조금 빠르게 대응하는 사람과 정당을 진보주의자 진보당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사는데, 문제는 우리네 한국의 정당과 정치인들이다.

 사람이든 단체든, 하는 짓들이나 소리들을 들어보면, 그놈이 그놈이고 그 소리가 그 소리일 뿐인데, 여하튼 과연 쟤들은 지들이 말하는 진보이고 보수인지, 아니 진보가 무엇이고 보수가 무엇인지 알고나 주절거리는 소린지 심히 의문이다.

체면이랄 것도 없이 날마다 오는 하루를 헉헉대며 살아가는 강촌의 촌부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말 그대로 하는 꼴들을 보면, 보란 듯이 대놓고 빨아주고 핥아주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시대의 보수와 진보라는 논객들이고......

난다 긴다는 정당들과 오가는 정권들의 행태를 보면, 진보를 표방하는 치들은, 여봐라는 듯 멀건 대낮에 마당 굿을 벌이며 대놓고 털어먹고, 보수를 표방하는 치들은 야밤에 담을 넘어 털어먹고 사는 것들일 뿐, 한마디로 진보와 보수라는 헛되고 실속 없는 말장난으로, 우매한 국민들을 홀려놓고, 대낮에 털어먹고 야밤에 털어먹는 패거리들일 뿐......

좀 더 알기 쉽고 재미나게 설명하면, 해가 뜬 대낮에 과부댁 담을 넘는 놈이나, 달이 뜬 야밤에 과부댁 담을 넘는 놈이나, 똑같은 도둑놈들이고 해서는 안 될 나쁜 도둑질인데, 이 두 부류의 도둑놈들이, 서로를 향하여 더 나쁜 도둑놈들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면서, 날마다 다투고 있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를 보고 있는 국민이라는 사람들 역시, 보수와 진보 두 패로 갈라져서, 보수라는 사람들은 진보라는 도둑놈들을 향하여, 저놈들은 대낮에 담을 넘은 간 큰 도둑놈들이라고 욕을 하고, 진보라는 사람들은 보수라는 도둑놈들을 향하여, 저놈들은 야밤에 담을 넘은 비겁한 도둑놈들이라고 욕을 해대면서, 날마다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대한민국 바로 우리들 자신들이라는 사실이다.

날마다 TV에 얼굴을 비치고 있는 논객들을 보면,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이나 보수를 표방하는 사람들이나, 서로 상대를 헐뜯고 씹기만 바쁠 뿐, 스스로를 돌아보며 더욱 바른 길 정도를 향하여 나가기를 희망하는 실다운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변화라는 것은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으로, 사람이 변화의 대상이며, 변화에 응하는 것 또한 사람 자신이라, 보수든 진보든 각자 자기의 아집과 탐욕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닌, 진실로 사람을 위해 또는 너나없이 행복한 꿈들을 꾸는 더 좋은 세상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만을 찾아 논한다면, 두 개의 수레바퀴가 대로를 가듯, 두 개의 날개로 허공을 날아, 더 좋은 숲을 찾아가는 새들처럼, 우리 사는 나라가 날마다 좋은 나라가 될 것인데,.......

해 저무는 창가에 앉아, 강 건너 숲으로 날아가는 새들을 바라보다, 불현 듯 드는 생각을 따라 며칠 전 추석 특집으로 발표한 나훈아의 신곡 “테스 형”을 찾아 듣고 있는데 역시 명곡이다.

갑자기 드는 쓸데없는 생각이지만, 할 수만 있다면 저승으로 간 소크라테스를 불러다 광화문 광장에다 세워보고 싶다. 

그리하여 소크라테스는 오늘의 우리들을 향하여 무엇이라 하고, 우리들의 식자들은 소크라테스를 향하여 진보와 보수 둘 중에 어떤 취급을 하는지, 그리고 문재인 정권은 어찌 대하는지 궁금해진다.

소크라테스가 광화문 광장에 선다면 문재인 정권은 수많은 경찰버스와 경찰들을 동원하여 황당한 재인성(在寅城)을 도시 가운데 쌓을까?

가상이지만 이 가을 소크라테스가 광화문 광장에 서서 연설을 한다면, 재인성(在寅城)을 쌓는 것이 옳을까? 세상은 국민들은 어떤 것을 원할까? 어떤 것이 답일까? 이 가을 쓸데없는 것들이 궁금해진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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