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마바흐체 왕궁
-터키 문학기행
김윤자
채워야 하는 정원
이름까지도 그렇게 지어 놓고
바다의 깊은 빛이 솟아 들어오기를
하늘의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내려오기를
지나가는 바람도
은비늘 하나쯤 놓고 가기를
세상의 보석이란 보석은 다 달려와
왕궁을 지켜 달라는 애절한 주문일까
보석으로 꽃을 피우면
나라의 목숨이 길어질까
금으로 방을 지어 놓고
금을 섞어, 은을 섞어 샹들리에 꽃불 켜면
역사가 살아 일어설까
술탄은 떠났는데
바닷가 긴 나래로 깔고 앉은
거대한 돌집에는, 아직도
보석으로 돌돌 말아 놓은 술탄의 권위가
꼿꼿한 목숨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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