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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정세균 총리에게 다시 촉구하는 섬진강 물난리와 시급한 대책

[섬진강칼럼] 정세균 총리에게 다시 촉구하는 섬진강 물난리와 시급한 대책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08.18 23:55
  • 수정 2020.08.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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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어쩌다 일어나는 변수가 아닌,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상수가 돼버린 기상이변의 물난리와, 환경부의 댐 관리 실패로 인한 재난에 대비해야

정세균 총리에게 다시 촉구하는 섬진강 물난리와 시급한 대책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이번 홍수로 섬진강이 범람한(8월 8일) 물난리가, 하늘이 노하여 인간 세상을 벌하는 천재(天災)가 됐든, 무능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만든 인재(人災)의 참사든, 그것이 무엇이든 이미 지나가버린 것은, 말 그대로 지나가버린 것이므로, 굳이 되씹으며 왈가왈부하는 것은 비생산적인 것으로 삼가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 재난이 언제든지 다시 반복될 수 있는 일이고, 특히 해마다 반복되면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참혹한 아비규환의 재난이 될 수도 있는 일이라면, 무엇보다도 그것이 사람이 만든 인재(人災)이고, 사람이 재난을 대비하여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일이며, 만약 불가피한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라도,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말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번 물난리로 구례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는 물론, 섬진강유역 수계(水系)를 관리하는 환경부 장관을 비롯하여, 많은 전문 학자들과 피해를 본 지자체장들까지, 이번 전라북도 남원시와 전라남도 곡성군과 구례군, 그리고 경상남도 하동군 등 섬진강 중하류에서 발생한 끔찍한 물난리를 각각 별개의 수재(水災)로 가볍게 보는 것 같아 심히 안타깝기만 하다.

오래전부터 섬진강유역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며 섬진강에서 평생을 보내고 있는 촌부가 보는 이번 8월 8일 발생한 물난리는, 그날 초저녁에 게재한 “(섬진강 물난리를 겪으며) 섬진강유역드림시대를 위한 제언”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100% 영산강유역 환경청에서 댐 관리를 잘못한 인재이며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에 발생한 물난리를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하마터면 곡성군민 또는 구례군민 또는 하동군민 등 수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피할 틈도 없이 떼죽음 당할 수 있었던 아찔했던 일이었다는 사실을, 정부와 자자체장들과 전문 학자들까지 모두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번 물난리는 집과 가게들이 침수되고 전답들이 물에 잠겨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즉 이정도로 끝난 것 자체가 하늘이 도왔다는 것이 촌부의 결론이다.

다음 게재한 위성사진에서 보듯, 최초 섬진강 둑이 터진 전북 남원시 금지면과, 금곡교 다리로 이어진 곡성군과는, 사실상 강의 이쪽저쪽인 남북의 제방이 터지고 범람한 것으로, 강물이 넘친 위치는 상류와 하류로 조금 다르지만, 같은 지역에서 동시에 벌어진 물난리로, 즉 곡성군과 금지면을 하나의 판으로 보면 된다.(금곡교는 전북 남원시 금지면과 전남 곡성군을 잇는 섬진강 다리의 명칭이다.)

다시 강물이 범람해버린 곡성읍에서, 강물이 모든 것들을 삼켜버린 구례읍까지는 대략 30km 정도, 사나운 짐승처럼 내달리는 강물의 속도로 보면, 불과 2시간여의 거리이고, 다시 또 구례읍에서 경남 하동읍까지는 1시간여의 거리이므로, 사실상 전북 남원시에서 전남 곡성읍과 구례읍 그리고 경남 하동읍이 불과 3시간여 권역에 묶여진 수역(水域)임을 잘 알 수가 있다.(범람 당시 정확한 유속은 알 수 없지만 넓게 잡아도 한나절 권역이다.)

이것을 좀 더 간략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면, 만약 전북 남원시에서 섬진강 제방이 유실 금지면 넓은 들이 물바다가 되지 않았다면, 터진 강둑의 남쪽에 자리한 곡성읍이 엄청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었을 것이므로, 곡성읍의 관점에서 보면, 강의 북쪽 둑이 터져 전북 남원시 금지면이 물바다가 돼버린 것이, 결론적으로는 밀려오는 강물이 분산되어 들만 잠기고 인명 피해가 없었으니, 말 그대로 금지면의 불행이 곡성군의 행운이 돼버린 꼴이다.

그런데 다시 이것을 곡성군과 이웃하고 있으며, 이번 물난리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섬진강 하류인 구례군의 입장에서 보면, 생각 자체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지만, 전북 남원시 금지면과 전남 곡성군 둘 가운데 한군데만이라도 둑이 터지지 않았다면, 또는 둘 다 제방이 터지지 않았다면, (조금 과장을 하면)구례읍은 사실상 읍의 주산인 봉산(鳳山)이 섬이 돼버렸을 정도로 구례군 전체가 수몰 물바다가 돼버렸을 것이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구례군의 관점에서 보면, 상류 지역인 남원시 금지면과 곡성읍이 물에 잠긴 것이, 그야말로 은혜로운 일이 돼버린 격이고, 한 사람의 인명 피해도 없이, 이만하기가 하늘이 도운 것이니, 제단을 만들어 감사하는 술을 올리며, 춤이라도 춰야할 일이었다.

부연하면 섬진강이 흘러가는 곡성군과 구례군의 경우,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산간분지인 연유로, 이번의 물난리에서 보았듯이, 상류에서 강물이 한꺼번에 밀려들 경우, 그대로 대형 댐이 돼버린다는 사실이다.

마지막 섬진강이 바다로 드는, 경남 하동군 역시 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발생한 물난리를 보면, 홍수로 범람하는 강물이 상류지역인 남원과 곡성 구례에서 범람 분산돼버린 탓에, 화개 입구가 잠긴 것으로 피해를 끝내고, 하동읍이 수몰되는 난리를 면했으니, 상류를 향해 엎드려 절하며 감사해야 할 일이 돼버린 것이다.

촌부의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정세균 총리가 중앙재해안전대책본부에 지시하여, 전문 학자들로 하여금, 위에서 열거한 남원시 금지면과 곡성군 그리고 구례군을 삼킨 물의 양이 각각 얼마나 되고, 촌부가 예시했던 대로 금지면이 무사했을 경우, 곡성군이 어떤 피해를 어떻게 입었고, 금지면과 곡성군이 무사했을 경우, 구례군이 어디까지 수몰되고, 그랬을 경우 구례 군민들이 피할 수는 있었는지, 있다면 그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분초를 나누어 계산하게 해보면, 끔찍한 결론이 나올 것이다.(하구인 하동읍에 미치는 영향까지 정밀하게 연구하여 대비를 해야 한다.)

하여 촌부는 국정을 총괄하고 있는 정세균 총리에게, 이들 3개 지역을 동시에 방문 점검하여, 근원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주기를 권하며, 감히 촌부가 언급할 문제는 아니지만, 총리가 공적이든 사적이든 현장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방문하고, 만약 그때 필요하다면 내가 직접 안내하여 설명드릴 수 있음을 여기에 약속한다.

총리에 대한 촌부의 조언은 간단하고 쉽다, 기상이변으로 하늘이 물을 퍼부어대고, 댐의 수문을 관리하던 관리들이, 보란 듯이 댐의 문을 모두 열어 쏟아내는 엄청난 수량의 강물이 한꺼번에 흘러내리다 스스로의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처음 터져서 넘쳐버린 전북 남원시 금지면의 현장인 금곡교에서 출발 곡성군을 거쳐 최악의 참사가 돼버린 구례읍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총리가 직접 체험을 통하여, 무엇이 문제였고 정말 가장 시급히 세워야 할 대책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번 물난리는 섬진강 수계를 관리하는 환경청이 잘못 판단한 결과인 100% 인재이므로, 섬진강유역의 수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섬진강유역 환경청”을 신설하여, 골짜기마다 산재한 모든 크고 작은 저수지들은 물론, 이번 물난리의 원인인 섬진강댐과 주암댐을 하나의 유기체로 정밀하게 관리하여, 항차 언제고 일어날 끔찍한 재난에 대비 예방하게 하자는 것이다.

오늘(18일) 오전에 농약을 사러 나갔다가, 안부 인사를 겸해 걸음삼아 구례읍을 돌아보면서 느낀 것은, 정세균 총리가 다녀가고, 이어 대통령이 다녀가고, 환경부 장관이 다녀가고, 날마다 구례군수와 공무원들이 나름 혼신을 다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수마가 휩쓸고 간 폐허의 정리와 새로운 일터로 복구하는 일이 우선이지만, 그건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과 주민들이 차차로 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지난 8월 8일의 물난리가 천재냐 인재냐를 신속하고 명확하게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기상이변의 재해가 해마다 한 두 번씩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촌부의 말은, 지금 옆 동네인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악의 물난리를 보아도, 결코 방관할 일이 아닐뿐더러, 당장 가을에 올라올 태풍도 문제고, 명년의 기상이변은 더욱 문제이기에, 복구는 주민들의 손에 맡기고, 정부는 신속하게 이번 물난리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근본적인 대책을 확실하게 세우라는 것이다.

이제는 어쩌다 일어나는 변수가 아닌,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상수가 돼버린 기상이변의 물난리와, 환경부의 댐 관리 실패로 인한 재난에 대비하여,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대책을 하루속히 세우라는 것이다.

끝으로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어디서부터 무엇을 먼저 추슬러야 할지, 어둠보다 더 막막한 깊은 절망 속에서, 어떻게든 다시 살길을 찾아 비오는 듯 땀을 쏟고 있는 구례군민들이, 시원한 한 잔의 냉수보다 더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물난리의 책임이 있는 당국자가 찾아와 엎드려 용서를 구하고, 책임지겠다는 한마디의 언질이 필요한 구례군민들에게, 아무런 대책도 없이 빈손으로 찾아와서,(16일) 대통령과 총리도 하지 않은 호사, 앉아서 브리핑이나 받으려다, 군민들에게 쫓겨 간 환경부 장관의 작태는,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세균 총리가 무엇에 분노해야 하고, 이번 물난리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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