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신정호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12일 오후 3시30분 현재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는 시민 7만~10만여명이 모인 상태다. 오후 4시부터는 본집회인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가 시작된다.
◆ 노조·시민단체, 사전집회 끝내고 시청광장으로
집회를 주최한 민주노총 등 진보성향 노동단체와 시민단체는 본집회에 앞서 오전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서 사전집회를 가졌다.
공공운수노조는 오후 1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민주노총 추산) 3만5000명이 모였고, 전국공무원노조도 같은 시각 조합원 2만명이 모인 가운데 을지로 롯데호텔 앞에서 정부 규탄 사전집회를 열었다.
서비스산업연맹건설노조, 건설노조, 언론노조, 대학노조 역시 오후 1시에 각각 프레스센터 앞, 서대문사거리, 청계광장 등에서 총 2만여명이 집결해 집회를 가졌다.
이외에도 대학생시국회의(4000명), 여성연맹(400명), 중고생연대(100명) 등의 단체가 본집회 전에 모여 뜻을 다졌다.
이들 단체는 오후 2~3시까지 각 단체별로 사전집회를 마치고 서울시청 광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본집회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진행된다. 비상국민행동에는 전국 1500여개 노조·시민단체가 연대했다.
◆ 가족이 함께 참여…중고생·장년층도 한 자리에
집회 참가자 중에는 노조·시민단체 소속 참가자 외에도 가족, 연인, 친구끼리 참여하는 이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대다수 국민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분개하고 있는 상황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 목표와 맞아 떨어지면서,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친구사이인 대학생 김모(21·여)씨와 박모(21·여)씨는 오후 2시부터 시청 앞 광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4시부터 시작하는 걸 알았지만 다른 집회는 먼저 시작된다고 해서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참가 이유는 "박 대통령 하야"라면서 "밤 늦게 행진까지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의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자신을 종로구 주민이라고 소개한 고모(72)씨는 "뒤숭숭한 시국을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보수적인 사람이지만 최순실 사건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면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다.
최모(40)씨는 부인과 7살, 6살짜리 딸을 데리고 시청을 찾았다. 아이들은 '박근혜 하야'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쓰고 있었고, 최씨 부부는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 이유에 대해 최씨의 부인은 "아이들이 커서도 오늘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에 데려왔다"며 "대통령이 잘못해서 사람들이 많이 화가 났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아이들도 데려왔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시위가 끝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최대 100만명 참석"…청와대 앞까지 행진할 듯
이날 집회는 역대 가장 많은 촛불이 모였던 지난 2008년 9월 광우병 사태 때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집회 주최 측은 집회 참가 인원이 최소 50만명에서 최대 1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찰은 16만~17만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의 예상치가 크게 차이나긴 하지만, 이번 집회 참가 인원이 지난 2008년 6월 광우병 촛불집회 때보다 더 많을 것이란 점은 일치한다. 당시 주최 측은 70만명, 경찰은 8만명이 참가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
더욱이 12일 오전 법원이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겠다는 주최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열기는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경찰은 이들의 행진을 금지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집회·시위로 인한 교통 불편보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했을 때의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 경력을 총동원한 상태다. 이날 각지에서 모인 270개 중대, 2만5000여명의 경력이 서울 곳곳에 배치된 상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집회가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질서유지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포커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