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전철
-터키 문학기행
김윤자
고독을 몰고 다니는
미완의 순례
지진이 두려워서
땅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장엄한 아픔
겨우 이십 분 거리만
진종일 왕복 운행으로 오가는
슬픈 꼭두각시
달랑 몸통 두 개
따로 내어준 길도 없이
버스 속에, 자동차 속에 섞이어
차도 속에 박힌 레일을
힘겹게 찾아 떠도는
도시의 이방인
구호선까지 거미줄처럼 뚫어 놓은
내 조국 서울의 전철이
너를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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