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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느릿느릿 철길따라…군산 근대문화 속으로

[문화] 느릿느릿 철길따라…군산 근대문화 속으로

  • 기자명 이은진
  • 입력 2016.10.20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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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주간 가볼만한 곳] 전북 군산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서울시정일보.이은진기자] 군산은 아련한 추억 속 빛바랜 사진처럼 아픈 역사와 시대적 배경이 남아있는 곳이다. 규모가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역사와 문화, 인문적인 관광자원을 두루 갖췄다. 군산은 근대문화와 해양문화 두 가지의 문화가 어우러진 지역이기도 하다.


근대 역사 발자취 따라 과거 여행


  군산은 부산, 원산, 인천, 목포, 진남포, 마산에 이어 1899년에 개항한 항구도시다. 군산의 근대 여행지는 군산항 주변에 모여 있다. 일제강점기 때 쌀 수탈의 창구로 이용됐던 군산항. 드넓은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은 군산을 통해 일본으로 빠져 나갔다. 군산 곳곳에는 그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군산 바다가 보이는 내항에는 ‘뜬다리’가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 큰 배들이 부두에 정박할 수 없자 수위에 따라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부잔교, 일명 뜬다리를 1926~1932년 사이에 진행된 제3차 축항 공사를 통해 설치했다. 


  밀물 때는 다리가 수면에 떠오르고 썰물 때는 수면만큼 내려가는 다리로, 이곳을 통해 쌀 등이 반출됐다. 군산항은 우리의 농산물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뼈아픈 통로였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을 중심으로 근대미술관, 근대건축관 등 근대문화거리가 조성돼 있다.


  군산 내항 근처에는 일제시대 건물과 일본식 주택이 고스란히 남아 시대의 아픔을 대변한다. 조선은행 군산지점과 군산세관 등이 걸어서 5분 거리에 모여 있다.


  일제시대 때 지은 건물들은 쇠락을 거듭했으나 2011년 근대역사박물관 개관을 시작으로 근대문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근대역사박물관 옆에는 군산근대미술관, 군산근대건축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아픔의 역사가 다시 태어나는 데 100년이란 시간이 흐른 것이다.


군산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바다에 선유도, 무녀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천혜의 경관을 선사한다.


선유도·무녀도 등 푸르른 천혜의 비경


  군산근대역사거리를 구경했다면 새만금방조제가 시작하는 지점인 군산 비응항을 둘러보자. 황금빛 낙조가 찬란하게 물드는 비응항은 소박하고 푸르름으로 가득한 천혜의 해상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새벽부터 잡아온 물메기, 아귀 등을 거두어 가을햇볕에 말리는 어부들과 젓갈통을 나르는 상인들, 그리고 낡은 어선들은 그렇게 항구 주변을 메우고 있다.


  비응도 항구에서 뱃길로 한 시간 남짓 거리의 바다 한가운데에 고군산군도가 이어져 있다.


  군산 앞바다에 펼쳐져 있는 고군산군도는 군산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해상에 있으며 무녀도·선유도·신시도·방축도 등 63개 섬으로 구성돼 있고 그 중 16개가 유인도이다. 


  선유도·신시도·무녀도·장자도·방축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천혜의 경관을 선사한다. 최근 선유도와 무녀도를 중심으로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에서 관광객들이 철길을 따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이 된 초원사진관. 관광객들이 사진관을 둘러보고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인 초원사진관 등도 군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낡은 판잣집이 양쪽으로 늘어선 가운데 철길이 놓였다.


철길따라 걷는 추억여행


  1944년 조성된 철길마을로 군산역에서 경암동까지 2.5㎞에 걸쳐 있다. 철길 양옆으로는 판잣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1950년대 말에 쌀과 목재를 실어 나르던 짧은 철길로 지난 2008년 기차운행이 중단되면서 철길 탐방로가 조성됐다. 낮은 지붕의 상점들이 철길을 따라 이어지면서 옛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다.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묘사한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흔적을 살필 수 있는 채만식 문학관도 빼놓을 수 없다.


군산 비응항. 항구를 따라 걸으면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 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대처(시가지)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급하게 경사진 강 언덕 비탈에 게딱지 같은 초가집이며 다닥다닥 주어 박혀 언덕이거니 짐작이나 할 뿐이다.”


  채만식은 소설 ‘탁류’에서 1930년대 군산을 이렇게 묘사했다. 소설가 채만식의 비유처럼 군산은 항구의 도시이며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푸른 해안을 끼고 굽이굽이 펼쳐지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지금 군산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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