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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슈틸리케 감독, 축구철학은 '소통' 아닌 '고집' …변명 일관 남탓

[스포츠] 슈틸리케 감독, 축구철학은 '소통' 아닌 '고집' …변명 일관 남탓

  • 기자명 신정호
  • 입력 2016.10.1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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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공식 기자회견서 공공연한 선수탓…스스로 언급한 '배려'와는 모순


6일 오후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대한민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장현수가 슛 하고 있다.

[서울시정일보 신정호기자] 결국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주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온전히 감독이 질 수밖에 없다. 감독이 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자임은 당연하다.

  한국은 11일 오후(한국시간)에 열린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의 통산 맞대결 성적은 이로써 2무 5패가 됐다. 물론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탈락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불안한 상황은 아니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까지 2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여전히 본선 직행 티켓 마지노선인 2위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1점차에 불과하다.

  지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질타와 비판은 단순한 이란전 패배 때문만이 아니다.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현실적인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축구팬들 역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패배는 단순한 패배 이상의 충격이었다. 이란이 9개의 슛 중 4개를 유효슛으로 연결한 반면 한국은 유효슛은 고사하고 아예 슛 자체가 1개밖에 없었다. 1골차 패배가 다행일 정도였다. 그나마 김승규의 몇 차례 선방이 없었다면 점수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었다.

  이미 국내 팬들의 축구 수준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단순히 경기 결과만으로 비난하진 않는다. 이란전은 경기 결과를 떠나 내용적으로 아무 것도 보여준 것이 없었다. 선수 기용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부호가 따랐지만 고집을 꺾지 않았다. 전반전 선제골을 내준 상황에서 이를 만회할 반전 '옵션'도 부실했다.

  결정타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나온 세바스티안 소리아 발언이었다. 물론 어떤 의도로 제 3의 팀 공격수를 언급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의도를 떠나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다른팀 공격수의 이름을 올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표팀의 격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소리아가 한국전에서 득점까지 올리며 맹활약한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란,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등은 소리아에게 실점하지 않았다. 오직 한국만이 소리아에게 유독 고전했고 실점까지 했다. 소리아를 언급하기 전에 그에게 유일하게 실점하며 고전한 이유를 찾는 것이 감독의 몫이다.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것은 해결된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밀어부치고도 결과를 얻지 못하면 이는 축구철학이 아닌 고집이다. 지난 9월 중국과 시리아전을 차례로 치를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의 엔트리를 채우지 않으며 '소집되고 뛰지 못한는 선수에 대한 배려'를 언급했다. 중국전 3-2 신승도 마뜩치 않았지만 시리아전 무득점 무승부가 이어지자 그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음은 당연했다.

  이번 대표팀은 23명의 엔트리를 채웠다. 스스로 언급했던 '배려'를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 배려가 자신의 확고한 축구 철학이라면 이번에도 뛰지 않을 선수를 굳이 선발할 이유는 없었다.

  비난을 피하기 위함이었는지 혹은 지난 9월에 겪은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뜻을 이번에는 쉽게 꺾은 셈이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뛰지 않을 선수를 배려해 엔트리를 채우지 않았다면 결과에 관계없이 나름대로 이를 슈틸리케의 축구 철학 중 하나로 인정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엔트리는 채웠지만 이번에도 선수 기용폭은 달라지지 않았다. 특정 선수나 포지션 기용문제는 감독 고유의 권한이다. 하지만 일례로 장현수는 본연의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다. 기본적으로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한국보다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 다수인 상황에서 수비지향적인 장현수를 오른쪽 풀백으로 줄곧 기용하는 뚝심은 이제 안쓰러울 정도다. 이는 장현수의 기량 문제가 아니다. 최상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위치를 외면함으로써 슈틸리케 감독은 정상급 수비수 장현수까지 비판을 받도록 만들었다.

  그간 슈틸리케 감독은 유독 경기 후 특정 선수를 직접 언급하며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직접 언급해왔다. 지난 3월 경기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차예선에서는 1-0의 신승을 거둔 후에는 김진수에 대해 "소속팀에서 명단에도 들지 못하면서 볼키핑력이 떨어지고 패스 미스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진수의 활약상을 묻는 질문 자체가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 스스로 선수 이름을 공개적으로 꺼내며 어렵게 경기를 치른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던 인물과 불과 6개월만에 '배려'를 이유로 엔트리도 채우지 않는 인물이 동일인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한 입국장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 것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선수 개개인의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언론을 상대로 '이란 원정을 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언급을 하는가 하면 나아가 이제는 다른팀 공격수의 이름까지 거론했다.

  감독이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밀어부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선수에게 책임을 돌리는 식의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상황을 만들 뿐이다.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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