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 비경
-이집트 문학기행
김윤자
어머니
세월을 여기 강가에
매어두면 좋겠습니다.
살같이 흐르는 시간이
여기는 아닙니다.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바람과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물결이
만나고, 또 만나며
강물은 빠른 걸음을 멈추고
잔잔한 시간을 낳고 있습니다.
아버지
저기 푸른 강변에
목숨을 매어두면 좋겠습니다.
잦아드는 나일강이
풀들의 목숨을 지키고 있습니다.
제 하나의 걸음이 야속하여서
어머니의 세월을
아버지의 목숨을 목 놓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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