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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호들갑 떨 것 없다. 김여정의 실적 쌓기 사업일 뿐이다

[섬진강칼럼] 호들갑 떨 것 없다. 김여정의 실적 쌓기 사업일 뿐이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06.0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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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가 실망한 것은 마치 존엄한 여왕의 하명을 받들 듯이, 갖은 호들갑을 떨며 반응하고 있는, 간도 쓸개도 없는 그야말로 줏대 없는 정부 당국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며칠 전 발표된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문(4일) 한마디에 정치권을 비롯한 남한사회가 요란하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주고받고 있는 행태들을 보면, 늘 그렇고 그런 것으로 특별할 건 없지만, 촌부가 실망한 것은 마치 존엄한 여왕의 하명을 받들 듯이, 갖은 호들갑을 떨며 반응하고 있는, 간도 쓸개도 없는 그야말로 줏대 없는 정부 당국이다.

툭하면 호박이 굴러 떨어지는 소리라고, 징을 두들기는 소리가 요란한 걸 보면, 옆집의 선무당이 또 굿을 하나보다, 그러려니 그런가보다 하고 못 들은 척 넘어가면 그만인 일을 가지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이 팔을 걷고 김여정의 기세를 올려주며 굿판을 키워주고 있는 걸 보면, 한심한 건 김여정이 아니고 우리 정부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호언대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폐쇄를 비롯하여, 문재인 정권이 내세우는 최고의 성과인 2018년 4·27 판문점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까지 폐기된다 한들, 지금껏 우리가 지켜본 북한 정권은 언제든지 그랬었고, 그럴 수 있는 일들을 자신들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하는 지금 벌이고 있는 것뿐인데.......

무엇보다도 언제나 그랬듯이, 북한이 상상할 수 없는 언어로 엄포를 쏴대고 있는, 이런저런 작태들이 이례적인 일도 아니고 파국은 더욱 아닐 것인데, 마치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이별의 통보를 받은 것처럼, 안절부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보면, 북한이 말한 그대로 “달나라 타령”이고, 무지와 무능의 극치라는 그런 조롱을 들어도 싸다는 생각이다.

날마다 북한은 대남 비방의 강도를 더해가고, 이에 맞장구를 치듯, 남한의 정부와 평론가들은 그 의도를 파악한다면서, 갖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호들갑 떨 것 없다. 삐라 살포를 빙자한 북한 김여정의 담화는 그 속이 빤히 보이는 것으로, 위상 강화를 위한 실적 쌓기 사업일 뿐이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모든 것은 이른바 백두혈통이라는 김여정의 위상 강화를 위한 기획된 실적 쌓기 사업을 위한 것으로, 이를 실천하는 방법론으로 나온 것이 다음 세 가지다.

첫째는 지속되고 있는 경제위기와 코로나19로 한계점에 이르고 있는 북한 인민들의 시선을 밖으로 돌리고, 둘째는 겸하여 총선에서 거대 여당이 된 남한 문재인 정부의 속내를 파악하고 길들이려는 수작이고, 셋째는 앞으로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의원과 지성호 의원의 활동으로, 북한 내부가 요동칠 사태들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세 가지 목적으로, 한마디로 김여정판 도랑을 치면서 가재도 잡고 논에 물도 대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일로 보면 정확할 것이다.

부연하면, 이게 좋은 말로해서 도랑치고 가재 잡는 일이지, 실상을 보면 무당이 자신을 위한 굿판을 벌이는 경우는 딱 하나,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이듯, 세계가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긴장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지금 북한의 내부가 이만큼 심각한 위기라는 뜻인데, 문제는 남한의 문재인 정부다.

옆집 선무당이 위기에 처한 자신을 극복하고, 영험함을 선전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별것도 아닌 굿판을 잘못 판단하여, 마치 정말로 뭔 일을 벌이는 저주의 굿으로 알고,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지는 착각에 빠져서, 허둥대고 있는 문재인 정부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보면, 결론은 북한 김여정의 담화에 대하여, 정부가 내놔야 할 답은 의외로 쉽고 간단하다.

옆집의 무당이 스스로 벌인 자신을 위한 굿판을 끝내고, 대문을 열어 손님을 맞이하는 영업을 재개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면 되는 일인데, 위기를 감추는 자구책인 김여정의 담화를, 여왕이 하명하는 것 같은 두려운 말씀으로 받들며, 허둥대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보면, 주체적이고 합리적인 대북정책이라는 것이 있기나 하는 것인지 심히 의문이다.

끝으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적대적인 대북 삐라 살포에 대하여 찬성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걸 법으로 강제하여 막는 것은 더욱 찬성하지 않으며, 결사반대다.

먼저 적대적인 대북 삐라 살포를 반대하는 것은, 남북 화해와 공동의 번영을 통해 평화통일을 추구하여 나가는 것을 부정하고, 스마트폰 시대를 거스르는 것으로 맞지도 않지만, 남북한 국민감정에서 보거나 정치적 차원에서 보면,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이미 낡은 방식이며, 무엇보다도 그 사업 자체가 관련 단체와 구성원들의 밥벌이 도구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다음 대북 삐라 살포를 법으로 강제하여 막겠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발상은,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이며 뿌리인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박탈시키겠다는 것으로, 결코 해서는 안 될 헌법 자체를 부정하는 악법이기에 결사반대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권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지켜내야 할 최고의 가치이고, 무엇보다도 이 위대한 표현의 자유는, 항차 북한 인민들이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고 평화통일의 길로 나오고, 우리가 북한을 포용하는 궁극의 힘이 될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럼 용인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다면, 이것을 어찌해야 하는가의 문제인데, 이에 대한 해답 역시 김여정이 잘 말해주고 있다.

북한의 백두혈통이라는 김여정이 대북 삐라 살포를 빙자하여, 강경한 엄포를 쏴댈 수밖에 없는 속사정을 살펴보면, 앞으로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의원과 지성호 의원으로 인하여, 북한 내부가 요동칠 사태들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이므로, 이것이 전근대적이고 비효율적인 대북 삐라 살포를 대체할, 지혜롭고 효과적인 해답이라 할 것이다.

문제는 단체와 그 구성원들이다. 최근 심각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의 사례에서 보듯, 순수하고 고유한 본래의 목적을 추구하여 나가는 사회단체가 아닌, 그 자체가 단체와 구성원들의 밥벌이 수단이고 출세의 도구로 변질돼버렸다는 사실이다.

막무가내로 적대적인 삐라를 살포하여 빌미를 잡히고 있는 지혜가 없는 단체나, 한마디 찍 소리도 못하면서, 여왕의 하명을 받들 듯 대북전단 살포 금지 법안을 만들어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정치력이 없는 더불어민주당이나, 둘 다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촌부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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