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공항
-이집트 문학기행
김윤자
새벽의 차가움은
사막의 질투를 외면하듯
이방인의 옷깃으로 파고든다.
다듬어지지 않은 순박한 땅에
첫 걸음을 내디딜 때
뜨겁게 달려오는 친절한 남자
카트기를 부여잡은
검은 손이 낯설고 두려워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떨구었는데
그것도 그들이 사는 한 방법이라고
새벽잠을 반납한 채
원 달러를 외치던 사막인
어둠 속에서
공항을 배회하던 아린 영혼들
아프리카의 첫 상면은 그렇게 서러웠다.
문명의 자존을 버린 것에 대하여
붉은 연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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