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 돛단배
-이집트 문학기행
김윤자
세상보다 평화를 먼저 배운
하얀 나비가
강한 심장도 없이, 튼튼한 다리도 없이
바다 같은 강에 점으로 뜬다.
아프리카를 끌고 다니는
장엄한 강이
한 장의 삼각 천에 목숨을 걸고 들어온
목조선을 보듬는다.
노를 젓는 소년은 알고 있다.
다 놓아도 넘어지지 않는
돛단배의 순종을
배반하지 않는 강을
그리고 오만하지 않은 바람이 이끌어주는
보드라운 강의 길을
황홀한 비경, 눈부신 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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