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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브라질에 웃음 한류 확 퍼뜨릴 겁니다

[문화] 브라질에 웃음 한류 확 퍼뜨릴 겁니다

  • 기자명 이정우
  • 입력 2016.08.05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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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한국관에서 공연 펼칠 넌버벌 퍼포먼스 코미디팀 옹알스


옹알스 총 멤버 8명이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수원, 최기섭, 김국진, 최진영, 채경선, 이경섭, 하박, 조준우.

  (서울시정일보//이정우기자) 어느 사전에 따르면 저글링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하나 이상의 도구를 사용해 멋지고 아름다운 궤적이나 몸동작을 만드는 행위.’ 이처럼 신기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저글링이라는 행위를 코미디로, 웃음으로 승화시킨 사람들이 있다. 


  한국 대표 넌버벌(무언) 퍼포먼스 코미디팀 옹알스(조수원, 채경선, 조준우, 최기섭, 하박, 이경섭, 최진영, 김국진) 이야기다.


  “대학로의 개그 공연장 무대에 설 때부터 ‘무언(無言)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있었어요. 조수원, 채경선 두 친구의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제가(조준우) 합류했고 이후 2007년 방송(개그콘서트)에도 나오게 됐죠. 처음엔 그냥 말을 안 하고 공연했는데, 자칫 장애인을 비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는 PD님의 지적을 바탕으로 어린아이의 콘셉트를 추가해 지금의 옹알스가 만들어졌어요.”

공연을 보면 알겠지만 이들은 영유아 복장으로 무대에 오른다. 말을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옹알거리는 것같다는 데서 따와 팀 이름도 옹알스다.


 옹알스는 현재 난타, 점프, 비밥 등의 뒤를 잇는 한국 대표 넌버벌 퍼포먼스팀으로 꼽힌다. 


  다른 장르에 비해 지원 여건이 열악하다는 코미디 업계에서 끈기 있게 해외 무대의 문을 두드린 결과 얻은 값진 결실이다.


장애 아이들에게 웃음 준 넌버벌 ‘코미디’ 퍼포먼스 


언어 장벽을 무너뜨리고 해외 관객 웃기기


  앞서 말했듯 옹알스의 공식 데뷔 무대는 ‘개그콘서트’다. 지금이야 명실상부한 글로벌 퍼포먼스팀으로 성장했지만 당시만 해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특히 현장 관객과 시청자들 사이의 반응 차가 상당했다고.


  “저글링, 외발자전거 등의 묘기를 선보이면 현장 반응은 언제나 뜨거워요. 하지만 시청자분들은 매주 같은 묘기를 보는 게 식상했던 것같아요. PD님도 매주 새로운 걸 요구하셨고요. 저글링만 6년넘게 연습했지만 방송은 6주 만에 막을 내렸어요. 방송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거죠.”

결국 옹알스는 다시 대학로로 돌아왔다.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는지 우연히 참가한 장애인 봉사활동 콘서트에서 돌파구를 찾게 됐다.


  “제대로 앉아 있기도 불편한 아이들을 상대로 공연을 펼친 적이 있어요. 말을 걸고 웃겨봐도 전혀 반응이 없던 아이들이 저글링과 풍선 코미디, 손으로 하는 그림자 코미디를 보여주니 엄청 좋아하더군요.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충분히 웃길 수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후 (역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을 타깃으로 설정했고 해외 무대를 파고들기로 결심했죠.”


  이들의 첫 목표는 영국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매년 8월 중순부터 3주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공연 축제)’ 참가였다. 앞서 난타, 점프 등 한국 넌버벌 퍼포먼스팀이 참가한 적이 있는 만큼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 사전 답사차 자비로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다녀온 옹알스는 이듬해 그곳에서 성공적인 첫 해외 무대 데뷔를 마쳤다.



옹알스가 국내외 각종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수상한 트로피들.

  “답사하면서 일본의 넌버벌 퍼포먼스팀의 공연을 볼 기회가 있었어요. 저희랑 비슷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중요한 건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는 거였죠. 우리도 잘만 다듬으면 ‘대박’ 나겠구나, 하는 희망이 생겼어요. 그리고 이듬해 객석 점유율 85%의 만족스러운 호응을 이끌어냈죠.”


세계 3대 코미디 페스티벌서 수상


리우올림픽 한국관에서도 옹알스 공연 열려


  해외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옹알스는 또다른 고민에 빠졌다. 정작 한국에서는 아무런 이슈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계속 해외의 문을 두드려야 하나?’ 하는 의문과 함께 팀 내에서도 크고 작은 의견 차가 생겼다.


  “2010년 에든버러 페스티벌 당시 현지 언론 두 곳에서 최고 평점인 별 다섯 개를 받았어요. 저희들 모두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 아무도 관심이 없었죠. ‘외국 가서 뭐하는 거냐, 그냥 한국에서나 열심히 해라’라며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많았어요.”



지난해 세계 3대 코미디 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히는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옹알스. (사진=옹알스)

  하지만 옹알스의 도전은 계속됐다. 세계 3대 코미디 페스티벌 중 하나인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서는 2014년 참가 첫 회 디렉터스 초이스상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 또한 지난 4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 최초로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을 올렸고 한국 예술의전당에서도 상업 공연 최초로 무대를 장식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초청을 받았는데 상까지 받았어요. 옹알스의 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죠. 이후 무대에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관객이 안 웃을까봐 조마조마해했다면, 지금은 ‘너희들이 이러고도 안 웃어?’ 하는 자신감으로 똘똘 무장해요. 저희를 바라보는 외국 코미디언들이나 관객들의 시선도 바뀐 것 같아서 책임감도 커졌어요.”


  몇 년 전만 해도 해외 페스티벌 참가 시 ‘코미디 분야는 지원이 안 된다’는 이유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이들은 다행히 올해부터 지원 혜택을 받게 됐다.


  옹알스는 며칠 뒤 영국으로 떠나 또 한 번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한 뒤, 8월 둘째 주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초청으로 리우올림픽 기간에 설치될 ‘한국관’ 부스에서 나흘간 공연을 펼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불모지와 같던 한국 넌버벌 퍼포먼스 코미디 분야에서 세계적인 콘텐츠를 일궈낸 옹알스가 브라질에서 또 한 번 한류를 전파하고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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