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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이집트 [합셉슈트 여왕 장제전]

시로 본 세계, 이집트 [합셉슈트 여왕 장제전]

  • 기자명 김윤자
  • 입력 2016.07.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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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셉슈트 여왕 장제전

-이집트 문학기행

 

김윤자

 

 

여인은 위대했다.

삼천 오백 년 전, 그녀는

가짜 수염 달고, 남장으로 권좌에 앉았으니

이집트의 유일한 여왕

그녀의 미라를 만들던 장제전에서

찬란한 역사를 본다.

풀 한포기 없는 사막 구릉마다

죽은 자의 무덤이

지하 연립건물처럼 즐비한데

이곳은 지상의 싱싱한 궁전이다.

산자와 산자의 상면이듯

수많은 석상들이 정문 앞에서 머리 조아리고

죽은 자의 양식으로

내리쬐는 태양과 모래알의 열기가

꼬리 내리고 달아나는

석조건물의 장엄한 그늘이, 여기 있다.

여인은 죽어서도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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