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그대를 향해 지저귀는 하얀 새 한 마리
내 마음속
사랑의 노래를 그대는 진실로 듣고 있는 것일까
나를 향해 지저귀는 하얀 새 한 마리
그대 마음속
사랑의 노래를 나는 정말로 듣고 있는 것일까
둘 사이에서 지저귀는 하얀 새 한 마리
서로를 향한 마음속
사랑의 노래는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 시대의 작가 백걸 김만근 선생의 작품 “함께하기”를 보는 순간 무어라 꼭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나도 모를 느낌에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드는 생각은, 둘 사이에 앉아있는 저 하얀 새 한 마리의 존재는 무엇이냐는 것이다.
제 아무리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죽고 못 사는 연인일지라도, 서로를 탐닉하며 지지고 볶아댈 수는 있어도, 그것이 다가 아닌 것이 사람과 사람의 사이 즉 인간의 관계이기에, 사랑하는 연인의 사이에 있는 하얀 새 한 마리의 의미가 궁금해진다.
얼핏 보아도 상아처럼 새하얀 명품 백옥으로 다듬어놓은 하얀 새 한 마리의 의미를 생각하면, 세상에 다시없는 순수 또는 더할 수 없이 순백한 마음의 사랑과 행복을 화음으로 부르는 사랑의 노래일거라고 짐작은 되지만, 늘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산천을 벗하며 즐길 뿐, 작품을 감상하는 심미안이 없는 촌부다 보니 어렵기만 하다.
보면 볼수록 내 마음을 흔드는 작품을 한참을 바라보며 생각하다, 답답한 마음에 바람이나 쐬자하고 하고 창문을 열어젖히니, 장미 덩굴이 우거진 담장에서 놀던 새 한 마리가 푸드덕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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