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이집트 문학기행
김윤자
카이로 도심에서는 세 개의 꽃봉오리더니
가까이 다가간 사막에서는
산목숨이 부끄러운 죽은 자의 고고한 부활
뚝뚝 흐르는 태양의 피와
휘감아 도는 사막 모래의 응징에도
마른 칼바람에도
녹아내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베이지 않고
가슴팍 열어 이방인까지
고대의 심장을 보여주는 거룩한 영혼
사람도, 낙타도, 순찰차도, 버스도
존재를 거부하는 하나의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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